(제 10 회)

제 2 장

5

고요.

새벽가까운 한겨울밤의 차디찬 정적.

정원의 자그마한 호수를 덮어버린 두터운 얼음장이 얼어터지는 소리마저도 그 정적의 무게를 더 강조해주는가싶다.

책상우에 무드기 쌓여있는 전쟁과 군사관련저서들을 하나하나 허물어내리며 깊은 사색을 달리시느라 시간의 흐름을 감감 잊고계시던 김정일동지께서는 부피두터운 책속에 시선을 주신채 깔깔하게 아파나는 눈을 힘껏 감았다가 뜨시였다. 그러나 모래알이 들어간듯 한 아픔은 조금도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더 깔깔해난다.

밝은 빛이 쏟아지는 탁상등이며 맞은편벽의 나들문이며 그 가까이 옷걸개에 걸려있는 가림옷이며…

창문너머 추위에 얼어버린듯 까딱 움직일줄 모르는 잎털린 숲이며 그우로 높이 쳐다보이는 검은빛밤하늘이며…

눈앞의 모든것이 금방 시선을 떼신 책속의 색바랜 옛글자처럼 어릉어릉한 무늬를 그리며 원근감을 잃고 한형체로 엉켜돌아간다. 발을 담그신 소랭이의 물도 어느새 차거운 감각이 없어졌다. 졸음을 물리치시려고 벌써 몇번째로 갈아댄 얼음물이 다 녹아버린것이였다.

겨울방학기간을 리용하여 학교민청에서 조직한 다채로운 과외정치활동을 맡아 지도하시느라 무척 바쁜 나날을 보내신 그이이시였다.

오늘 하루만 놓고보아도 그렇다.

황해남도 먼 농촌지구로 순회공연나가는 학교음악소조원들의 공연준비를 보아주고 몇군데 바로잡아주시느라 적지 않은 시간을 바치시였다. 출발에 앞서 공연활동에서 농민들의 문화수준을 높여주는데 특히 관심을 돌릴데 대하여 실례를 들어가며 일일이 가르쳐주신 다음에야 떠나보내시였다.

그외에도 미술소조원들과의 담화를 통하여 현대미술에 대한 그들의 서로 상반되는 견해를 바로잡아주시였고 학교토끼사에 들려 겨울방학동안 토끼사양관리에서 제기되는 문제들을 료해하고 모자라는 먹이대책까지 세워주시고서야 자리를 뜨시였다.

이것이 학교에서 하신 사업이고 내각직속 체육지도위원회 일군들을 만나 앞으로 실내체육관을 짓고 휘거와 빙상무용과 같은 종목의 빙상체육을 발전시키기 위한 준비사업을 예견성있게 짜고들데 대한 문제를 론의하고 돌아오시는 길에 내각사무국도서실에 들려 오늘밤에 꼭 보셔야 할 참고서적들을 대여하면서 도서실운영과 관련한 말씀을 나누시느라 퍽 늦어서야 저택으로 돌아오시였다.

밤은 밤대로 방학기간에 떼기로 작정하신 방대한 독서과제가 그이를 기다리고있었다. 하여 수저를 놓으시기 바쁘게 침실 겸 학습실로 쓰는 자신의 방에 건너와 이 책더미속에 파묻히시였다. 근 한달째 밤마다 련속 이어대시는 독서강행군이였다.

그런데 이밤은 정말로 힘드시였다.

어깨를 짓누르는 피로가 시시각각 천근만근으로 무거워지고 눈시울밑에 달라붙는 아픔 또한 더는 참아내실 힘이 없으리만큼 집요하다.

밤마다 들이대신 독서로 인한 과로가 지탱키 어려운 극한점에 이른듯 싶으시였다.

보시던 책을 한옆에 밀어놓으신 김정일동지께서는 힘껏 기지개를 켜시였다. 지꿎게 몰려드는 피로를 쫓아내고 아침까지 독서를 그냥 이어대시려는것이였다. 하지만 그렇게 쉬이 물러갈 피로가 아니였다. 별안간 앞이 새까매지고 팽이같은것이 빙글빙글 돌아가면서 깊이를 알수 없는 심연속으로 몸이 금시 떨어져내리는것 같으시였다. 책상모서리를 붙잡고 잠시 기력을 모으신 다음 벽시계를 쳐다보시였다. 3시 45분… 어느덧 새날에 접어들었다.

이젠 그만 하는 생각이 불쑥 드시였다.

다문 한두시간만이라도 눈을 붙여야 원기를 회복할수 있다.

또 그래야 현지지도의 길에 오르신 수령님을 모시고 날마다 새로운 지방으로 옮겨가실 때에조차 언제한번 어기신적 없는 아침운동과 식전독서를 하고 래일 학교보조분단지도원들로부터 방학기간에 진행한 사업정형을 청취하고 필요한 대책을 세울수 있으시였다.

그뿐이 아니였다. 2.8절이 눈앞에 왔다.

학교소년단원들이 인민군대아저씨들에게 보내는 위문편지와 위문품준비를 위한 조직사업도 이밤으로 해놓으셔야 래일 보조분단지도원들의 모임때 포치하실수 있다. 그리고 남조선에서 3. 15선거를 앞두고 심상치 않게 번져가는 정세와 관련하여 학교민청위원회에서 조직한 웅변대회에 참가하게 될 채순경의 글도 봐주셔야 한다. 자신께서 특별히 힘을 넣어 조직하신 웅변모임이였다.

아니, 그전에 꼭 하셔야 할 중요한 일이 기다리고있었다.

지난해 봄 실습차로 보름동안 나가계셨던 서평양자동차수리공장의 한 선반공처녀의 가정환경문제때문에 해당 기관 일군들을 만나셔야 한다. 그외에도 수령님의 교시록음문제때문에 중앙방송위원회 록음실에도 가셔야 하고 요즘 전망문제를 두고 대학이냐 군대냐 하는 갈림길에서 생각많은 리영림도 만나셔야 하고…

(그렇다. 래일은 아니, 이젠 오늘이지! 할일이 많고 또 일정도 긴장하다. 그러니 이젠 그만 눈을 붙이자.)

그렇게 마음을 정하신 김정일동지께서는 책상우에 널려져있는 여러권의 책들(인류전쟁사의 첫 기록이라고 할수 있는 고대에짚트군 서기가 쓴 에짚트왕 투트모스3세의 소아시아원정기로부터 중세와 근세를 거쳐 제2차 세계대전에 이르기까지 이 지구상을 휩쓴 대소전쟁에 대하여 서술한 력대 군사리론가들과 전쟁사가들의 이름난 저서의 원문들과 번역본들, 그 연구에 필요한 참고도서들이였다.)을 거두시다가 주춤하고 손길을 멈추시였다.

넓다란 판유리밑의 웃쪽으로 치우쳐 흰종이우에다 두드러지게 써서 깔아놓은 하나의 문장이 화살같이 심중에 날아든때문이였다.

《정열, 그것은 위대한 창조의 원천이다.》

중학교에 입학하신지 얼마 안되여 그이께서 써넣으신 문장이였다.

더 정확히는 중학시절에 꼭 달성해야 할 목표에 대하여 수령님으로부터 간곡한 가르치심을 받아안은 그날 필생의 의지를 담아 친히 쓰신 성구였다. 어느날 그 문장을 보고 말씀하시던 수령님의 음성이 지금도 그이의 귀전을 떠나지 않고있다.

그날 수령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였다.

《참 좋은 말이다.

앞으로 우리 사람들의 생활에 귀중한 지침으로 될것이다.

그리고 명심할것은 제때에 옳은 결심을 세우는것도 중요하지만 일단 결심한것은 끝까지 관철하는것이 그보다 더 중요하다는것이다.

김형직할아버지께서도 늘 말씀하셨다, 우리 사람들이 제일 경계해야 할것이 오분열도식이라고… 일단 결심을 세웠으면 끝장을 봐야 한다. 끝까지 못할 일은 시작하지 않는것보다 못한 법이다.》

그때 김정일동지께서는 이미 계획해오시던 독서목표를 놓고 생각을 깊이 해보시였다. 중학교 전기간, 구체적으로는 초중 3년, 고중 2년, 합하여 5년동안에 인류가 지금껏 쌓아올린 지성의 탑을 가능한껏 다 톺아오를것을 목표로 한 학습계획이였다. 그런데 수령님의 가르치심을 받고 곰곰히 따져보니 실로 방대한 과제로서 결심으로 굳히기 전에 단단히 잡도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드신것이였다.

수령님께서는 중학교시절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시였다.

그 시절에 한생토록 써먹을수 있는 지식의 기초를 쌓고 일생의 방향타를 바로세워야 한다는 측면에서만 하신 말씀이 아니실것이다. 한 인간의 운명발전을 좌우하게 될 성격이 형성공고화된다는 점에서도 매우 중요한 시기이라는 깨우치심이 뜨겁게 강조되고있었다.

랭정한 리성보다는 열뜬 감성에, 충분히 계산된 능력보다는 순수 진취성에 포로되여 인생을 그려보기십상인 이 시절 욕망에 사로잡혀 이것저것 붙들었다가 놓아버린다면 그 과정에 자기도 모르는 사이 중도반단하는 나쁜 습관이 성격속에 깃들어 나중에는 운명 그자체를 중도반단해버리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것이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그때 이렇게 자신을 가다듬으시였다.

(물러서서는 안된다.

한생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반드시 해야 할 과제라면 5년을 50년 맞잡이로 늘궈쓰면서라도 무조건 해내야 한다. 무엇이 불가능하다면 그것은 우리 말이 아닌것이다. 수령님께서는 20년세월 집떠나 눈비바람 사나운 만주광야에서 춘하추동 풍찬로숙하시면서도 동서고금의 진보적인 철학사상에 완전히 정통하지 않으시였는가. 그에 비추어볼 때 오늘의 조건은 얼마나 훌륭한가. 서재엔 책이 꽉 들어차있고 시내에만도 장서를 가진 도서관이 몇개씩 있어 결심만 하면 무슨 책이든 볼수있는 조건에 살면서 못해낼 리유가 무엇인가?

모자라는것은 시간, 시간인데 그것을 타파할 무기는 오직 정열, 정열이다.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시간에 뒤지지 말고 정열! 불타는 정열로써 시간을 앞서가며 자신을 준비하고 또 준비하자!)

이렇게 떠나오신 독서행군, 탐구의 강행군이였다.

그 행군의 가장 넘기 어려운 장애는 언제나 시간이였다.

바로 그 시간을 쟁취하기 위하여 그이께서는 지난 몇해동안 년, 월, 주, 일별에 따르는 학습계획을 면밀하게 세우고 시간을 쟁취하기 위한, 또 그렇게 얻어낸 시간을 열곱, 스무곱으로 늘여쓰기 위한 문자그대로의 《시간과의 싸움》에 자신의 모든 정력을 다 바쳐오시였다. 한꺼번에 석줄, 넉줄씩 읽는 속독습관도 그때 붙은것이였다.

정신력을 총동원, 총집중해야 하는 의지의 싸움이였다.

그 싸움에서 소리없이 힘을 주고 채찍처럼 마음의 종아리를 때려준것이 열정의 격문과도 같은 저 글이였다. 때로는 견디기 어려운 피로에 지쳐 쓰러지셨다가도 그 글발에서 힘을 얻고 일어서군 하시면서 서재속에 귀중한 책들이 빼곡이 꽂혀있듯 그렇게 차곡차곡 지식의 탑을 쌓아오신 그이이시였다. 그런데 이쯤한 피곤앞에 손을 들고 오늘 과제를 다하지 못한채 일어선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알아야 혁명을 할수 있다.

수령님께서 혁명과 건설에서 나서는 중요한 문제들은 물론 공장의 기대곁에서, 농장의 밭머리에서, 어촌의 배전에서 수시로 제기되는 크고 작은 모든 문제들에 언제나 완벽한 해답을 주시는것은 일찌기 직업적혁명가로서 전투로 날을 맞고 날을 보내시는 그 어려운 싸움길에서도 손에서 책을 놓지 않으시고 혁명을 위하여, 승리할 조국의 래일을 위하여 부단히 지식을 쌓아오셨기때문이다.

지금도 수령님께서는 나라일을 다 맡아보시는 그 바쁘신 가운데서도 언제나 책을 보신다. 길림시절의 독서회책임자의 모습그대로 조선을 위하여 시간을 아껴가시며 공부를 하고 또 하신다.

그래서 인민의 물음앞에 항상 막힘이 없으시고 복잡다단한 이 세상 한복판에서 혁명을 령도하심에 있어 오직 승리의 한길만을 펼쳐주신다.

수령님처럼 끝까지 혁명을 잘하려면 바로 수령님처럼 혁명가적의지를 가지고 공부를 하고 또 해야 한다.

학습도 전투다! 조국과 인민의 행복을 위한 투쟁이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거두셨던 책들을 펴놓고 그앞에 마주앉으시였다. 그러자 잠시 휴전했던 책과의 소리없는 싸움이 곧 이어졌다.

김정일동지께서 이번 방학기간 전쟁과 군사관련도서들을 집중적으로 보실것으로 독서방향을 세우신것은 두차례의 세계대전, 특히 인류에게 가장 참혹한 재난을 들씌운 제2차 세계대전을 치른 뒤 사람들속에서 사회적현상으로서의 전쟁과 그것을 담당수행하는 군사에 대한 관심이 급속히 높아지고있는 사정과 관련되여있었다.

수억만인류가 총과 대포, 땅크와 비행기와 함선과 단 한번의 버섯구름으로 수십만의 생명을 앗아가는 원자탄까지 갖춰들고 서로 죽일내기를 하는 무시무시하고 불가사의한(사회적현상으로 보기에는 너무도 엄청난 괴물인) 전쟁의 본질과 그의 성격, 그것이 인류의 존속과 발전, 생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력사적으로, 철학적으로 해명하려는 움직임이 제2차 세계대전과 조선전쟁을 전후하여 새로운 높이에서 더욱 심화되고있었다.

나라와 민족, 인민의 운명과 불가분리적으로 련결된 정치가로서 전쟁에 대한, 그의 본질과 성격에 대한 사상적, 철학적견해를 옳바르게 세우지 않고서는 세계라는 풍파사나운 대양의 한가운데 떠있는 민족이라는 배를 단 한마일도 움직일수가 없는것이다.

일부 사회주의나라들에서 제국주의가 전쟁을 바라지 않는 《리성적인》제국주의로 변했다고 떠들며 《평화적공존》을 운운하는 오늘날에 특히 그러하다. 전쟁의 본질을 옳게 밝혀야 전쟁의 근원을 알수 있고 그 근원을 알아야만이 인류의 가장 큰 참화, 재난으로 되는 전쟁을 종식시키고 이 땅우에 영원한 평화를 가져올수 있는것이다.

《그러면 전쟁의 본질은 무엇인가?》

책갈피우에 놓여있는 종이장에다 활달한 필체로 이렇게 쓰신 김정일동지께서는 《전쟁이 왜 일어나는가?》라고 쉬운 말로 문제를 다시 제시하시고 잠시 사색을 모으시였다.

이에 대하여 인류최초의 지배계급인 고대노예소유자국가의 통치배들은 알지 못할 《신의 계시》에 밀어붙였다.

인간의 머리우에 보이지 않게 군림하면서 번개와 우뢰, 바람과 같은 천지조화를 일으키고 왕가물과 대홍수와 미증유의 대폭발(화산폭발과 지진)로 파국적인 재난을 가져다주는 전지전능한 《신》에게 밀어붙여야 더 많은 땅과 노예와 재물의 략탈로 저들의 배를 불리기 위해 벌리는 전쟁의 대의명분을 세울수 있었기때문이였다. 전쟁의 본질에 대한 고대의 유치한 외곡이였다.

중세에 와서는 종교의 외피밑에 전쟁의 본질이 가리워졌다.

로마 카톨릭교와 신교(프로테스탄교)사이에 벌어진 30년간의 전쟁이나 세기를 두고 수차례나 벌어진 살륙적인 십자군원정이 그 대표적실례로 된다. 전장에 내든 기발은 종교의 정통성고수냐 아니면 개혁이냐, 또는 성지를 되찾느냐 아니면 이교도들에게 짓밟히느냐 하는 교파간, 종교간 싸움이였지만 그에 가리워진 진짜 목표는 유럽과 동방의 풍요한 땅과 억만금의 재물이였다. 전쟁의 본질에 대한 중세의 《신성한》외곡이였다.

그런데 근세에 들어서면서 전쟁이라는 무시무시한 괴물의 본질을 가리웠던 종교의 외피가 벗겨지기 시작했다. 중압적인 종교의 환상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사람들이 세상에 있지도 않고 또 있어본적도 없는 그 어떤 우상을 위해 더이상 죽으려 하지 않았던것이다.

그러자 전쟁이 《인간의 본능》인 《살륙정신》의 발현이라고 하면서 전쟁을 인간일반의 그 어떤 《본성》에 귀착시켜 합법화하려는자들이 나타났다. 그것없이는 순간도 존재할수 없는 부르죠아지들과 그 대변인들이 내든 전쟁의 본질에 대한 가장 뻔뻔스러운 외곡이였다.

이에 대처하여 로동계급의 선행리론은 유물변증법적원리에 기초하여 전쟁의 본질을 까밝히려고 하였다. 그들은 사람들의 경제적리해관계를 기본으로 전쟁의 본질을 규정하면서 전쟁문제를 주로 주권국가들간에 제기되는 문제로 고찰하였다.

이러한 규정과 견해도 간과할수 없는 약점을 가지고있었다.

그 허점은 우선 전쟁의 본질을 경제적리해관계를 기본으로 본것이였다. 사람들의 사회생활에서 주도적역할을 하는것은 경제생활이 아니라 정치생활이다. 따라서 무엇보다 정치의 주인이 되여야 경제생활을 비롯하여 사상과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인간이 자기 운명의 주인으로 될수 있다는 점을 그들은 인식하지 못했던것이다.

다음으로 그 허점은 전쟁의 본질을 주권국가들간의 문제로 국한시켜 본것이였다. 전쟁은 주권국가들사이에만 일어나는것이 아니다. 지배급과 피지배계급간에도 벌어지고 민족들간에도 벌어지며 서로 다른 종교집단들사이에도 치렬하게 벌어진다. 또한 전쟁이 일어나기 전부터 국가에 의하여 미리 준비된 군대가 아니라 폭동력량에 의하여 봉기(폭동)형식으로 시작되였다가 점차 무장집단을 형성하면서 전쟁으로 확대되는 경우도 허다한것이다.

(그러면 전쟁의 본질은 무엇인가?)

김정일동지께서는 마음속으로 다시한번 자문하시고 종이장우에 확신성있게 써내려가시였다.

《일정한 사회적집단, 사회세력이 자기의 근본리익을 실현하기 위하여 무장을 가지고 진행하는 조직적인 투쟁- 그것이 전쟁이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근본리익》, 《무장》, 《조직적인 투쟁》이라는 단어에 굵다랗게 밑줄을 그으시고 줄을 바꾸어 달필로 다음문제를 제시하시였다.

《그러면 전쟁의 근원은 무엇인가?》

김정일동지께서는 펜을 놓고 또다시 사색에 잠기시였다.

전쟁의 본질에 대한 몰리해와 외곡은 전쟁의 원인에 대하여서도 심한 몰리해와 외곡을 낳았다. 력대 착취계급과 반동들은 《신》의 《조화》나 《인종론》, 사람자체의 《침략적본능》, 《인구과잉론》, 《지정학》등으로 설명하면서 그 근원을 극도의 외곡에로 몰아갔다.

외곡을 넘어 사이비적인 궤변이였다.

그렇게 외곡하고 궤변으로 몰아가는것이 저들의 생존과 막대한 치부를 위하여 절실히 필요했기때문이였다.

전쟁의 본질을 경제적리해관계를 기본으로 고찰한 선행고전가들도 전쟁의 근원을 경제적기초에서 찾으면서 그것을 정치적각도에서 분석하지 못하였다. 물질중심의 유물변증법으로 세계를 리해하려고 한 그들로서는 밝혀낼수가 없었던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인류는 전쟁사상 가장 살륙적인 제2차 세계대전을 겪였고 그로부터 5년후에는 두차례의 대전을 통하여 황금소나기를 맞고 세계제국주의의 우두머리로 등장한 미국에 의하여 조선전쟁이 터졌다.

20세기의 40~50년대에 있은 이 전쟁들을 전후하여 급속히 발전하고있는 군대의 무장장비의 현대화는 제국주의자들과 현대수정주의자들로 하여금 전쟁의 근원에 대한 외곡과 궤변을 또 한번 굴절시켰다.

그들은 말한다. 《전쟁의 원인은 무기이다.》라고.

《아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그 누구에게 언명하시듯 단호한 어조로 이렇게 부정하시고 사색을 계속 이으시였다.

착취와 압박이 있는 곳에는 반항이 있고 반항이 있는 곳에서는 반드시 혁명이 일어나는 법이라고 수령님께서는 가르쳐주시였다.

그렇다. 리해관계가 대립되는 계급이나 집단들사이에 이미 추구하여온 정치적목적, 자기들의 요구를 실현하기 위하여 특별한 폭력을 동원할 때 일어나는 사회적현상, 군사적행동으로서의 전쟁의 밑바닥에는 사람에 의한 사람의 착취, 그 어떤 집단에 의한 집단의 억압, 어느 한 민족에 의한 타민족의 예속이라는 조건이 있고 착취와 억압과 예속에 대하여 반항으로 대답하는 인간의 본성 즉 자주성이라는 전제가 있다.

이것은 무엇을 말해주는가?

착취, 억압, 예속을 강요하는 그 조건이 없어지면 전쟁이 일어날 바탕도 없어진다는것을 의미한다. 다시말하여 전쟁의 근원은 착취계급, 착취제도에 있다는것을 말해준다. 또한 이것은 착취계급과 피착취계급, 억압하는 집단과 억압받는 집단, 지배하는 국가와 예속된 국가들간의 모순이 커지면 그들사이의 싸움(전쟁)도 더 치렬해진다는것을 말해주고있다. 고대로부터 현대로 흘러오면서 점점 더 무시무시한 살륙마당으로 발전해온 전쟁력사가 그것을 증명해주고있지 않는가? 그것을 창이나 활로부터 원자무기에로 치달아온 전쟁수단 즉 무기의 발전으로 하여 이루어진 변화라고만 볼수는 없는것이다.

노예소유자국가로부터 봉건국가에로, 봉건국가로부터 자본주의국가에로, 거기서 다시 제국주의 높은 단계에로, 그 단계에서 또다시 국가독점적제국주의단계로 이행하면서 더더욱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는 착취자들, 억압자들, 략탈자들의 탐욕이 빚어낸 변화가 아니겠는가.

그이의 사색은 세계 최초의 제국주의전쟁으로 기록된 미국-에스빠냐전쟁에로 흘러가시였다.

1895년 당시 에스빠냐의 식민지였던 꾸바에서 제2차 독립전쟁이 일어난것을 계기로 꾸바의 《독립》을 《원호》한다는 명목하에 미국이 일으킨 이 전쟁은 침략과 전쟁을 생존방식으로 하는 제국주의의 강도적본성을 더는 가리울수 없게 하였으며 따라서 사람들로 하여금 전쟁의 본질이 무엇이며 그 근원이 어디에 있는가를 어렴풋이나마 깨닫게 하여주었다.

1898년 2월 꾸바의 아바나항에 정박해있던 제놈들의 순양함 《메인》호를 자체폭발시키고 그 책임을 에스빠냐에 넘겨씌우는것으로 전쟁을 도발한 미국은 그해 5월부터 8월사이에 있은 필리핀, 꾸바, 뿌에르또리꼬, 칠레에서의 전투들에서 꾸바와 필리핀인민들의 민족해방투쟁에 편승하여 에스빠냐군대를 격파하고 그들의 항복을 받아냈으며 같은 해 12월에 있은 《빠리강화조약》에 의하여 에스빠냐가 차지하고있던 뿌에르또리꼬와 괌도 및 필리핀을 빼앗아 제놈들의 식민지로 만들었다. 또한 에스빠냐로부터 2000만딸라(미)의 배상금을 빼앗아내여 한껏 배를 불렸다. 그후 미제는 형식상 《독립국가》로 되였던 꾸바를 강점하였고 필리핀인민들의 반침략투쟁을 야수적으로 탄압함으로써 미국이라는 제국주의국가가 그 전쟁을 일으킨 진짜 목적이 무엇이였는가를 스스로 세상에 드러냈다.

이 지구상에서 있은 첫 제국주의전쟁인 미국-에스빠냐전쟁은 인류에게 과연 무엇을 말하고있는가?

더 많은 땅과 재부와 세력권을 다투는 제국주의 그자체가 전쟁의 근원이라고 스스로 말하고있지 않는가?

드디여 사색의 끝점에 이르신 김정일동지께서는 《전쟁의 근원은 무엇인가?》라는 문장밑에 펜을 대시였다. 그리고는 달필로 쓰시였다.

《전쟁은 어디까지나 착취제도의 산물이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잠시 동안을 두셨다가 계속하시여 《현대전쟁의 근원은 제국주의이다.》라고 힘주어 쓰시였다. 그다음 펜을 놓고 천천히 창가로 다가서시여 묵직하게 드리워져있는 창가림을 걷고 창문을 활짝 열어제끼시였다. 벌써 아침이였다.

방안에 깃들은 숭엄한 사색의 세계를 깨칠가봐 저어하듯 조심조심 흘러들던 신선한 새벽대기가 정원에 가득 서린 겨울날 아침의 맵짠 기운과 금방 잠을 깬 겨울새들의 어딘가 가위눌리운듯 한 울음소리를 싣고 몰방으로 쓸어들어와 긴장으로 팽팽해진 그이의 심신을 상쾌히 휩싼다.

하지만 한없이 청신한 새날의 아침을 향하여 서신 김정일동지의 마음은 가볍지 않으시였다. 다시 책상앞으로 돌아오신 그이께서는 자신의 긴장한 사색과 흥분이 그대로 담겨져있는 종이장을 책갈피속에 끼워놓으시다가 천천히 시선을 드시였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진리에로 또 한걸음 전진했다는 그 어떤 환희보다는 민족의 한 아들로서 자신의 어깨우에 인식되는 중하가 너무나도 무거우신때문이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점점 더 선명하게 밝아오는 동켠하늘을 바라보시며 또다시 깊은 생각에 잠기시였다.

이 땅우에 제국주의가 남아있는 한 전쟁은 불가피하며 전쟁위험이 어두운 비구름처럼 무겁게 떠있는 한 국가건설에서 국방건설과 군대건설, 통털어 군사가 차지하는 몫은 이여의 모든것우에 놓이게 된다.

왜냐면 군사문제는 잘사느냐 못사느냐 하는 문제이기 전에 민족이 민족으로서 존재하느냐 아니면 멸망하느냐, 인민이 자주적존재로서 머리들고 떳떳이 사느냐 아니면 노예로서 남의 발바닥을 핥아주는 대가로 빵부스레기나 얻어먹으며 개처럼 치욕스럽게 사느냐 하는 생사존망의 문제로 떠오르기때문이다.

그런데 김정일동지께서 조선의 혁명가로서, 수령님의 충직한 전사로서 바야흐로 혁명의 첫 걸음을 새기시려는 조선이라는 이 성스러운 대지우에 바로 그러한 운명의 첨예한 대결장이 펼쳐지고있다는 엄연한 사실이 그이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하여드리는것이였다.

22만여평방키로메터의 비록 크지는 않으나 그렇다고 지정학적으로보나, 력사적견지로 보나 결코 작다고 할수 없는 이 조선반도에 지금 어떤 정치구도가 펼쳐지고있는가?

반만년력사를 자랑하는 고조선과 고구려, 발해, 고려의 당당한 후손들이 총대로써 강도 일제와 날강도 미제를 쳐부시고 민족의 존엄을 찾아주시고 지켜주신 위대한 령장의 슬하에서 자주를 제일생명으로 하는, 세상에서 가장 자주적인 사회주의강국을 일떠세우고있는가 하면 저 남녘에서는 이 땅에 처음으로 사대를 끌어들인 신라의 치욕을 되풀이하여 전조선을 세계《제패》를 꿈꾸는 제국주의의 우두머리인 미국의 식민지로 섬겨바치려 하고있는것이다.

그 매국역적무리들을 그냥 두어서는 절대로 안된다. 성스러운 조국의 대지우에서 혁명의 총대로 걷어내야 한다. 누가 걷어내겠는가?

바로 우리가 해야 한다. 내가 해야 한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수백년세월 사대로 쩌들은 이 대지우에 온 세상이 보란듯이 주체의 표대를 우뚝 세워주신 수령님앞에 그리고 우리 민족의 먼먼 미래앞에 자신께서 지니신 력사적인 과제가 얼마나 크고 무거운것인가를 벅차오르는 심장의 힘찬 박동소리와 더불어 뻐근하게 느껴안으시며 정원으로 나오시였다.

 

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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