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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서《불멸의 력사》 장편소설
석윤기 (제30회) 제 3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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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지덕이 장상규네 농막골안에 석재를 중심으로 한 5구의 혁명군중이 구름떼처럼 모여들었다. 가야하줄기를 따라 영창동에서도 오고 사수평쪽에서도 오고 쑥밭, 용북촌, 모다니 등 그야말로 온 왕청땅이 다 쓸어드는것 같다. 회막동쪽으로 넘어가는 노새령등성이에 앉아 적정을 감시하고있던 오중흡은 군중대회장소로 연방 쓸어드는 사람들을 보니 절로 어깨가 으쓱으쓱하였다. 눈이 좋은 그는 사람의 형체가 아물아물하는 거리에서도 그게 대체 어느 동네 사람들이며 앞에서 대렬을 인솔해오는 사람이 누구겠다는 짐작이 갔다. 길다란 두개의 막대기끝에 흰천을 가로띄우고 《일제와 중국반동군벌을 타도하자!》, 《조중 빈농 및 고농들은 먹을것을 요구한다!》, 《조중인민의 형제적친선단결을 강화하자!》 등의 구호를 써서 들고오는데 멀리 산우에서 바라보면 그것들이 마치 농악춤을 추는 상모꼬리 같다. 아닌게아니라 양푼, 꽹과리를 두들겨대는 소리도 나고 구호를 웨치는 소리도 아슴푸레 들려온다. 구호를 쓴 프랑카드며 기발을 흔들어대며 제일 들썩하게 들어오는 대렬이 둘째형 중성이가 인솔해가지고오는 영창동사람들이다. 중성형은 지난 세말에 큰형 중화와 함께 김일성동지의 부름을 받고 명월구회의에 참가하고오더니 영창동으로 옮겨앉았다. 영창동에서도 학교를 벌려놓고 야학이랑 지도하면서 무장투쟁을 준비해나갔다. 그때 같이 명월구회의에 참가했다가 돌아온 사람들은 벌써 무장만 해도 적지 않게 해결했다고 한다. 왕청2구에서 활동하는 김중권이나 김철, 장용산이 같은 사람들은 모두 큰형과 가까운 사이고 자기도 잘 아는 사람들인데 그들은 대감자공안국에 베감투를 쓰고 장례허가를 내러 간것처럼 찾아들어가서 맨손으로 경관들을 제끼고 한꺼번에 일곱자루나 되는 총을 빼앗아냈다. 개산툰에 있는 오중흡의 친구 만복이는 총을 가진 지주놈을 업고 물을 건네여주다가 강속에 처박고 총을 뺏들어냈다고도 한다. 큰형은 그런 소식을 전하면서 지금 5구의 당원들과 공청원들이 제일 무맥하다고 비판하군했다. 그러나 5구 군중들도 결코 팔짱을 끼고 앉아있는것이 아니다. 대감자의 소식을 들은 5구사람들은 며칠후 석재의 무장보위단을 습격하여 한꺼번에 보총 10정을 해결했고 지난달에는 적위대원들이 바로 장상규네 집을 들이쳐서 보총 석자루를 빼앗아냈다. 지금 청년들은 말할것 없고 로인들까지 총을 빼앗겠다고 기회를 노리고있는데 여기에는 아버지와 큰아버지, 삼촌들이 주동인것 같았다. 그러고보니 큰형이 제일 무맥하다고 어줍잖게 보는것이 바로 자기인것 같이 생각되는데 그러면서도 시키는 일은 늘 이렇게 외진데 홀로 서서 망이나 보라는따위 일들뿐이다. 하기는 오늘 군중대회를 열고 시위를 벌리는 기본투쟁대상이 장상규인데 이놈은 지난달에 집을 습격당하고 총까지 뺏긴 다음부터 어찌나 조심스러워졌는지 바깥출입을 할 때는 늘 10여명의 보위단을 데리고다닐뿐아니라 집에는 경비를 철통같이 세우고 사나운 개들을 풀어놓고있으며 얼마전에는 안도경찰에 있는 동생놈까지 와있다고 한다. 거기에 웬 특무놈까지 끼여있다는 정보가 구위에 들어와서 형은 규찰사업을 물샐틈없이 해야 한다고 끌끌한 전투원들과 적위대원들로써 무장규찰대를 조직하여 집회장은 물론 시위행진이 벌어질 요소요소에 박아놓았다. 장상규가 순순히 농량과 무기를 내놓고 항복하지 않는 이상 불질이 오고갈수 있는데 그때면 규찰대가 한몫 단단히 막아야 하는것이다. 농막골안쪽에서 울려오는 구호소리, 노래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괜히 움씰움씰하는 팔을 어디다 건사할지 몰라 안절부절 못해하는데 생뚱같이 두만강 상탄나루쪽에서 사람그림자가 나타났다. 오중흡은 귀가 벌쭉해졌다. 자기가 살펴야 할 기본대상이 바로 국경세관이 있는 그쪽길이였다. 그리로 소금밀수군을 단속하는 염국의 관리들이 자주 나다니고 요즘은 국경경비를 보는 경찰, 수비대의 순찰이 무시로 돌아치고있었다. 중흡은 무기삼아 가지고있는 참나무막대기를 한번 매만져보고 땀을 들이는 길손처럼 길가에 척 나앉았다. 그런데 고개길을 올라오는것을 보니 하연성이와 최춘국이다. 《허, 온성에서도 넘어오는가.》 중흡이 혼자 중얼거리며 두사람의 거동을 살펴보니 잔뜩 긴장된것이 첫눈에도 알렸다. 그럴수록 중흡은 틀지게 참나무막대기를 움켜쥐고 일어섰다. 좀 의젓한 모양을 다정한 친구들에게 보여주자는것이였다. 그런데 하연성이는 오히려 깔끔하게 훑어보더니 본체도 않고 지나가고 최춘국은 어디 빈구석이 없나 살펴보며 미타한 표정으로 다가왔다. 《야, 경비 똑똑히 서라. 삽한 판이야.》 중흡은 어리둥절해서 두사람을 번갈아볼뿐 말을 못했다. 그러다가 최춘국이가 저만치 사라지자 달려갔다. 《야, 무슨 일이 있니?》 최춘국은 말없이 돌아보더니 걸음을 멈추었다. 《너 아무것도 모르니?》 《뭘말이야?》 《허, 한밤중이군. 지금 남양에 경찰과 수비대가 가득 모여들었다. 언제 강을 넘어올지 모를 형편이다. 그자식들이 무슨 냄새를 맡은것 같다.》 순박한 중흡은 눈이 둥그래졌다. 하연성이쪽을 돌아보니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냥 걸음만 다우친다. 《그럼 어떻게 되니?》 《어떻게 될게 있니. 넘어오면 쳐야지. 그래서 우리가 허재률동지한테 알리고 대책을 세우자고 한다. 너 여기를 똑똑히 지켜라. 저아래 나루터에 고만녀아주머니가 망을 보고있다. 급하면 아주머니가 달려올것이니 넌 그길로 큰형님한테 가라. 거기에 허재률동지랑 중성형도 다 있을거다.》 《그래?》 오중흡이가 얼떨떨해있는 사이에 최춘국은 앞서간 하연성을 따라잡자고 걸음을 다우쳤다. 중흡은 다시 조용해진 령길에 혼자 남으니 가슴에 불이 일어 도무지 진정할수가 없었다. 오늘 장상규네 농막골에 군중이 모인다는것을 그놈들이 어떻게 알가? 어차피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수천명 군중이 큰 투쟁을 벌리는판이니 그놈들이 전혀 모를수는 없겠지만 미리부터 다 냄새를 맡고 출동준비를 하고있다는것이 불길하게 생각되였다. 그런데 5구의 당비서책임을 지고있는 큰형도, 이번 투쟁을 지도하기 위하여 상급에서 파견되여온 허재률형도 이런 사실까지는 모르는 눈치였다. 이제는 하연성이와 최춘국이가 갔으니 대책은 세우겠지만 만일 적들의 동태때문에 일껏 기세를 올리며 모여온 군중을 해산시킨다든지 하게 되면 이번 투쟁을 통해서 무기를 해결하여 기어이 유격대에 들어보겠다는 자기 꿈은 다 깨지고마는것이다. 중흡은 안절부절 못해서 등성이에 올라가 목을 길다랗게 뽑고 농막골쪽을 바라보기도 하고 길아래쪽으로 내려가서 고만녀아주머니가 망을 본다는 나루터쪽을 살피기도 하였다. 농막골쪽에서는 이제는 예정된 군중이 다 모여든 모양으로 한사람이 군중우에 우뚝 솟아올랐다. 농막앞에 있는 달구지우에 올라섰거나 아니면 무슨 발판같은것을 림시로 맸는지도 모르겠다. 무언가 웨치면서 연설을 하는데 이따금 《타도하자》, 《떨쳐나서라》 하는 말마디들은 가려들을수 있으나 다른 말은 그저 웅-웅- 할뿐 도무지 가늠할수 없었다. 그대신 팔을 휘두르고 허리를 구부렸다 뒤로 제꼈다 하는 몸동작은 선명하게 안겨왔다. 그것은 둘째형 중성이였다. 중흡은 형의 그 열정적인 몸짓만 보고도 우리가 살길은 일제침략자들과 지주, 자본가를 반대하는 투쟁에 떨쳐나서는 길밖에 없다고 웨치는 내용을 낱낱이 다 알아들을것 같았다. 그것은 중성형에게서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던 말이였다. 더구나 형이 무장투쟁준비를 위해 니마토에서 영창동으로 건너온후로는 조선에 있을 때와는 달리 거의 공개적으로 선동연설을 하고 다녔기때문에 그 몸짓만 봐도 지금 하고있는 말이 무슨 말이겠다는 짐작이 가는것이였다. 큰형 중화와 허재률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그들은 원래 투쟁을 뒤에서 조직하고 지도하게 되여있기때문에 지금은 농막안 어디에 앉아 자기처럼 군중대회를 살피고있는지 모르겠다. 이제쯤은 하연성이와 최춘국이가 농막골에 들어서고도 남았겠는데… 군중대회는 여전히 진행된다. 중성형이 한팔을 쳐들고 구호를 웨치자 군중이 받아웨쳤다. 그 소리는 똑똑하게 들렸다. 《친일지주와 반동지주의 창고를 헤쳐 쌀없는 조중 빈고농에게 나누어주자!》 《일제와 중국반동군벌을 타도하자!》 《일제의 주구 <민생단>을 타도하자!》 《조중 빈농 및 고농들은 먹을것을 요구한다!》 한참 구호의 메아리가 열풍처럼 훅훅 몰려오더니 이어 《적기가》의 힘찬 노래소리가 울려왔다. 발돋움을 하며 나무그루사이로 내려다보니 프랑카드들이 수풀처럼 설레이는데 어느새 중성형이 섰던 자리에는 다른 연설자가 올라섰다. 북봉오동에 있는 텁석부린데 석재의 목재공장에 다니던 사람이다. 하연성이와 최춘국이가 적들의 움직임에 대한 통보를 전했겠는데 투쟁을 그대로 내밀겠다는 배짱이라는것을 알게 되자 중흡은 더욱 흥분되는 한편 은근히 긴장도 되였다. 그는 자기가 이 길목을 단단히 지켜야겠다는것을 새삼스럽게 느끼며 령길로 내려서서 한걸음 두걸음 나루쪽으로 내려갔다. 고만녀아주머니가 어떻게 하고있는지 궁금하기도 했고 또 그 나루에서 무슨 기미를 챈 다음 그 아주머니가 달려오자면 지내 거리가 멀지 않겠는지 하는 근심도 없지 않았다. 하기는 요즘 동무들사이에 돌아가는 소문을 들으면 고만녀아주머니가 대단해졌다는것이다. 야학에서 공부를 제일 잘한다는 말은 그 아주머니를 직접 가르친 중성형도 말한바 있다. 최춘국이가 철도공사판에 차세실이를 다니다가 공사판이 동관쪽의 광궤공사판으로 옮겨가면서 다시 월농농사 핑게대고 연지덕이로 옮겨앉을 때도 즌개에 고만녀아주머니가 있으니 마음이 놓인다는 말까지 하였다. 사실 비밀통신을 나르거나 삐라를 붙이는것 같이 비밀을 요구하는 일은 즌개에서는 남자들을 제껴놓고 고만녀아주머니에게 맡기는 경우가 많았다. 그것은 하연성이 돌아와서 위험한 공작에는 될수록 자기 안해를 내세우자는 타산이 있어서 그런것이였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만 보지 않았다. 공청이나 소년선봉대에서도 고만녀아주머니의 모범에 대해 여러번 소개되였다. 벼랑끝에 나서서 배배 탈린 소나무가지를 붙잡고 아래를 내려다보니 재작년가을 큰형과 함께 김일성동지를 모시고 어후골로 건너가던 나루가 바로 눈앞에 내려다보인다. 쇠바줄을 건나다맨 세가닥말짱만 모래불에 서있을뿐 아무런 인적도 없었다. 건너편 상탄나루의 세관막에도 인적이 느껴지지 않는다. 지금 강 한복판에는 쇠바줄에 줄을 건 나루배가 물살의 힘을 받아 천천히 대안으로 건너가고있었다. 배우에는 사공이 키를 잡고앉아서 한가하게 담배연기를 날리는데 손님이라고는 웬 양복쟁이 하나가 앉아있을뿐이였다. 강가를 살펴보니 빨래가 무둑히 담긴 버치가 너럭바위곁에 놓여있는데 사람그림자는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이 아주머니는 어데 있다는건가?》 별 이상한 정황이 있어보이지 않자 오중흡은 소리내여 중얼거리며 좀더 아래로 내려가자고 하였다. 그런데 바로 발아래에서 돌구르는 소리가 나고 이어 가쁜 숨소리가 들려왔다. 중흡은 긴장되여 걸음을 멈추었다. 정남이를 둘쳐업은 고만녀가 붉게 상기된 얼굴의 땀을 빗씻으며 벼랑을 올라오다가 중흡이를 보고 걸음을 멈추었다. 그의 손에는 빨래방치가 쥐여져있었다. 《아주바에, 보았소꼬마?》 고만녀의 목소리는 겨우 알아들을만큼 낮았지만 무척 다급하게 울렸다. 《뭘말이요?》 중흡이도 덩달아 목소리를 낮추며 바싹 다가갔다. 《이자 수상한놈이 나루를 건너갔소꼬마. 길로 오재이쿠 저쪽벼랑으로 기여내려오는것부터가 수상하지 않슴둥? 저것 보오꼬마, 나루배를 타고도 안절부절 못해서 저렇게 서있지 않소꼬마.》 《저놈이 어디로 간다오다?》 중흡은 나루배를 바라보며 물었다. 《참 아주바에도… 그게사 내 어찌 알겠슴둥.》 중흡은 물어놓고보니 좀 싱겁게 된 감이 없지 않았으나 별로 어색하게 생각되지도 않았다. 고만녀아주머니앞에서야 무슨 허물이 있을라구… 《그럼 아주마니는 뭘 보고 수상하다는거요?》 《아까 가는 사람 오는 사람 다 살피라고 했소꼬마. 그런데 눈이랑 희뜩 뒤집힌것 같은게 여간 급해하지 않았소꼬마. 길로 오재이쿠 벼랑으로 내려오는것부터 이상하지 않슴둥?》 《그건 이상한데… 좌우간 잘 살피다가 이상한 기미가 있으면 소래기를 치오다.》 《소래기사 어떻게 치겠소. 내 우리 정남이를 큰소리로 부르겠으니 정남이 부르는 소리가 나면 무슨 변이 난줄로 아옵소.》 중흡은 그까짓것은 식은죽먹기라는듯이 싱긋 웃으며 고개를 끄떡해보이고 들썩들썩 령길로 사라졌다. 한편 고만녀는 두간두간 방치질을 하며 눈은 강건너 나루터에서 잠시도 떼지 않았다. 남편이 떠나면서 무슨 구체적인 말을 한것은 없지만 최근에 벌어지는 일이 모두 김성주선생님의 령을 받들어 진행된다는것을 고만녀는 잘 안다. 김일성동지의 뜻을 받드는 일이라면 고만녀는 무슨 일을 하든 즐거웠다. 그것이 비록 위태롭고 힘드는 일이라도 두렵지 않았다. 오히려 일이 힘들고 위험할수록 김일성동지의 은덕에 얼마간이라도 보답한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속이 즐겁고 편안하였다. 그런 마음은 남편도 같은듯 하였다. 사실 남편도 얼마나 살림에 재미를 붙이고있는가. 살림이래야 지금 집형편은 전보다 더 가난하고 끼니를 건늘 때가 훨씬 많았다. 그래도 내외간이 서로 마음을 터놓고 살며 걱정을 나누고 힘들 때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니 견디기가 훨씬 편하였다. 더구나 우리 량주는 함께 손잡고 혁명을 한다고 생각하니 사는것이 보람차고 부러운것이 없을만큼 행복하였다. 이런 말을 서로 나누지는 않았지만 남편이 무슨 일을 시킬 때 그 일이 중하고 어렵다고 생각되면 김일성동지의 지시라든가 그분의 방침을 관철하기 위한것이라고 짤막하게 한마디 하군하였다. 그 말 한마디면 안해는 모든 힘을 다할것이며 목숨까지도 흔연히 바친다는것을 그는 잘 알고있는것이였다. 오늘아침도 정작 구체적인 임무를 준것은 최춘국이였다. 오늘 농막골지주네 집을 들이쳐서 식량을 빼앗아낼뿐아니라 이번 투쟁을 통하여 김일성동지께서 밝히신대로 무장투쟁을 시작한다는것이였다. 고만녀는 자기가 그런 거창한 일에 무슨 보탬이 될만한 일을 할수 있다고는 전혀 생각지 않고있었다. 야학에서나 부녀회에서 나라의 반수를 차지하는 녀자들이 혁명에 나서면 큰 힘이 된다고 하였지만 고만녀생각에는 혁명에 나설수 있는 녀자들이란 다 따로 있는것이지 자기같은것은 그런 축에는 끼일수 없는 무지렁이에 지나지 않았다. 자기 남편이 혁명을 한다는것만 해도 그에게는 크고큰것이였다. 그대신 자기도 혁명하는 사람들의 뒤바라지만은 몸 아끼지 않고 해낼것 같았다. 빨래를 한다든가 밥을 해댄다든가 혹은 때로 이런 망보는 일 같은것이야 못하겠는가. 그런데 오늘 당해보니 망보는 일도 결코 헐한 일이 아닐뿐더러 대단히 중한 일이라는것이 느껴진다. 그러고보면 혁명에서는 하나도 허투로 할 일이 없는것 같았다. 아까 정신없이 강을 건너간 그 양복쟁이가 정말 나쁜놈이여서 남양경찰서앞에 모여있다는 경찰이나 군대를 끌고 강을 건너온다면 어떻게 될것인가. 산 하나를 넘어서면 농막골인데 거기서 지금 중한 모임이 있다는것이다. 남편뿐아니라 남편의 친한 친구들이 다 있고 전날 김성주선생님을 모시고 왔던 석재아주바이도 필시 거기에 있을것이다. 저놈들이 총을 들고 포승줄을 채우면 또 감옥살이를 하겠는데… 그것이 다 내가 망을 똑똑히 못봐서 그렇게 됐다는것이 김성주선생님께 알려지면 그 어진분께서 얼마나 섭섭해하실것인가. 고만녀가 이런 생각을 끝없이 더듬으며 빨래돌우에 뭉그려놓은 겨울빨래를 기계적으로 주무르고있는데 바로 남양거리 한복판쯤되는 하탄쪽에서 퉁퉁퉁퉁하는 발동소리가 들려왔다. 섬찍해서 돌아보니 기계배 한척이 곧바로 건너온다. 크기는 나루배보다 작은데 시꺼먼 옷을 입은 경찰이 10여명이나 타고있다. 총자루도 번쩍번쩍하였다. 배머리에 서있는 양복쟁이가 아까 그렇게 헤덤비며 강을 건너간 그자라는것을 알아본 고만녀는 자기가 쓸데없는 생각을 하는데 정신이 옴해서 큰일을 저지를번했다는것을 깨달았다. 《아주바에, 큰일났소꼬마.》 그는 방금전에 오중흡이와 정한 약속도 잊어버리고 고개마루쪽을 향해 마구 소리쳤다. 그바람에 등에서 잠자던 정남이가 놀라서 깨여나더니 찡찡댄다. 그제야 암호를 정한 생각이 나서 《정남아- 정남아-》 하고 새된 소리를 질렀다. 다행히 이쪽 동향에 주의를 집중하고있던 오중흡이 인차 그 소리를 알아듣고 벼랑끝에 나타났다. 《큰일났소꼬마, 저거…》 고만녀는 이번에는 좀 낮은 소리로 말했다. 그러지 않아도 중흡은 강복판에 뜬 기계배와 그우에 탄 경찰떼를 알아보고 살맞은 노루처럼 껑충 뛰더니 령너머로 내뛰였다. 어느새 배우에 탄 놈들도 기미를 채고 무어라고 소리소리치더니 한놈이 무릎을 꿇고앉아 총을 내갈겼다. 총소리에 고만녀는 그만 얼혼이 나가 강바닥에 풀썩 무너져앉았다. 배는 쏜살같이 기슭에 와닿았다. 배를 미처 붙이기도전에 물을 차며 몇놈이 뛰여내렸다. 맨앞장에 선 양복쟁이(그는 안영호였다.)가 곧장 달려오더니 다짜고짜로 소리쳤다. 《이년, 너 무슨 신호를 했느냐?》 《난 모르오꼬마.》 고만녀는 부들부들 떨며 말했다. 《이제 저기서 내뛴놈이 누구야?》 뒤따라 내린 코수염쟁이가 고만녀의 머리끄뎅이를 힘껏 뒤로 잡아채며 다그쳤다. 정남이가 불에 덴것처럼 울음을 터뜨렸다. 《쌍 대지 못하겠어!》 악에 받친 코수염쟁이는 구두발로 퍼더앉은 녀인의 정갱이를 짓모았다. 《아이구, 난 모르오꼬마.》 《이제 뭐라고 소리쳤어!》 《시동생이 들어오라고 하기에…》 《시동생이 어디 있어? 어디 사는놈이야!》 고만녀는 엉겁결에 한마디 했다가 뒤를 조이는바람에 말이 막히고말았다. 그사이 경관들은 벼랑으로 치달아올라갔다. 코수염쟁이가 안영호를 향하여 소리쳤다. 《그년을 끌고 빨리 오라!》 안영호는 어쨌으면 좋을지 몰라 두리번거리다가 옆차기에서 권총을 뽑아들었다. 《이년, 일어나! 어서 앞장서 걸어!》 고만녀는 일어나려다가 《아이쿠》 하고 무릎을 접으며 도로 앉았다. 아무래도 이놈이 하자는대로 고분고분 말을 들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든것이였다. 《흥, 네년이 꾀를 피우는구나. 얼마나 견디나 보자!》 안영호는 고만녀를 일으켜세우려고 팔을 움켜잡았다. 《에그, 에그.》 고만녀는 몸을 뒤틀며 비명을 질렀다. 《거기서 뭘 꾸물거려! 앞에서 안내하지 못하겠어!》 코수염쟁이가 벼랑중턱에서 다시 소리치더니 뒤따라오는 경관 한놈에게 뭐라고 지시했다. 안영호는 잘됐다는듯 선선히 고만녀를 그 경관에게 맡기고 벼랑을 달려올라갔다. 《제발로 걷겠어, 못걷겠어?》 키가 꺽두룩한 경관놈은 총을 어깨에 척 걸치더니 옆구리에서 포승줄을 꺼내들고 따졌다. 말을 안들으면 묶겠다는 위협이였다. 고만녀는 령우의 일이 어떻게 되였는지 궁금하였다. 중흡이가 멀리 갈만큼 갔는지, 이놈들이 이렇게 몰려가서 무슨 일을 치자는것인지 제눈으로 보지 않고는 못견딜것 같았다. 《가겠소꼬마. 가겠소꼬마.》 《그럼 냉큼 일어서서 빨리빨리 걸으란말이다.》 키가 꺽두룩한 경관놈은 무슨 몰이군처럼 포승줄을 흔들며 다몰아댔다. 고만녀는 아직도 발버둥치며 우는 정남이를 본능적으로 얼리며 빨래를 거두려 하였다. 《뭐야, 빨리 걷지 못하겠는가?》 경관놈은 와락 달려들어 빨래버치를 걷어차면서 소리쳤다. 그러지 않아도 금이 가서 회땜을 한 버치는 퍽 소리를 내며 모래무지가 허물어지듯 무참히 부스러졌다. 빨래돌우에서 주무르던 빨래 한가지를 방치채 집어들고 선 고만녀의 손은 우들우들 떨리였다. 순하디순한 그 녀자의 가슴속에서도 분노가 진연기를 피워올리듯 서서히 타번졌다. 《빨리 걸으란말이다!》 경관놈은 한끝이 풀려나온 포승줄로 그 녀자의 볼편을 후려쳤다. 고만녀는 천천히 빨래와 빨래방치를 내던졌다. 그리고 말없이 고개길을 추어올랐다. 고개마루에 올라서니 아까 중흡이가 농막골을 내려다보군하던 등성이쪽에 경관떼들이 모여 떠들고있었다. 오중흡이가 달려간 발자국이 희슥희슥한 눈무지우에 나있었다. 키꺽다리도 그 발자국을 따라 고만녀를 내몰았다. 《쏘아라! 다리를 겨누어서 갈겨라!》 코수염쟁이가 농막골쪽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아까 배우에서 총질을 하던놈이 눈무지우에 무릎을 꿇고앉아 총을 겨누고있다. 고만녀는 가슴이 섬찍하였다. 그는 정신없이 그리로 다가갔다. 《아, 아, 너는 저리로 가라. 저리로 가란말이다.》 코수염쟁이가 고만녀를 향해 황급히 손짓하였다. 길쪽으로 물러나라는것이다. 그러나 고만녀는 못알아듣는척하고 그냥 걸어나가며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삽시에 그의 얼굴에는 피빛이 가시였다. 군중대회가 벌어진다는 농막골버덩은 휑하니 비였는데 방금 농막에 들어갔다가 나오는 모양인 오중흡이가 홀로 장상규네 집쪽으로 껑충껑충 달려가고있었다. 분명 농막안에는 사람이 없는 모양이였다. 벌써 골짜기 저쪽으로 시위대렬과 함께 다 떠나간것이다. 그래서 지금 오중흡이는 자기 등을 원쑤의 총이 겨누고있다는것도 모르고 위험을 알리려 저렇게 뛰여가는것이다. 《빨리 쏘라, 자꾸 멀어지지 않는가!》 코수염쟁이는 한편으로 고만녀에게 물러나라고 손짓하면서 초조해서 발을 굴렀다. 무릎을 꿇고앉은 사격수는 워낙 거리가 먼데다가 목표가 껑충껑충 뛰며 부단히 움직이기때문에 겨냥하기가 바빠서 연신 무릎을 비비며 자세를 돌리고있다. 한순간 그 움직임이 멎었다. 모두숨을 거두었다. 고만녀를 길로 끌고가려던 키꺽다리도 걸음을 멈추고 숨을 죽였다. 고만녀도 본능적으로 위험의 순간이 닥쳐왔다는것을 느꼈다. 그는 홱 몸을 돌려 무릎을 꿇고앉은 사격수의 총을 덮치였다. 《제발 살려주옵소. 나를 죽이고 우리 시동생을 살려주옵소.》 《뭐야!》 사격수가 놀라서 한길이나 뛰여일어나고 키꺽다리와 안영호가 한꺼번에 그 녀자를 덮쳤다. 사정없는 매질과 발길질, 악다구니가 터져올랐다. 고만녀는 필사적으로 정남이를 가슴에 돌려끼고 땅에 쓰러져서 의식을 잃을 때까지 중얼거렸다. 《나를 죽이고 우리 시동생을 살려주옵소. 우리 정남이를 살려주옵소.》 그것은 고만녀가 이 세상에 마지막 남기고간 말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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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호는 대청앞 토방에 퍼더앉아 해일이 휩쓸고간것 같은 어수선한 집안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오늘 하루일이 꿈만 같았다. 장상민이 호령하는바람에 정신없이 두만강을 건너가서 경관대를 끌고 달려와보니 폭동군중은 벌써 고간을 다 털어내고 장상규가 움속에 깊숙이 감추어두었던 보총 두자루와 탄약 한상자까지 지고 가버렸다. 집에 남아있던 문청룡의 에미를 비롯한 드난군들에게 물어보니 폭동군중은 기세충천해서 집주인이 피난해갔다는 룡바위골로 추격해갔다는것이였다. 처음 농막골로 오는길에 장상민에게 끌려가서 헌병중좌 가또를 만났을 때까지도 안영호는 일이 이렇게까지 벌어질줄은 몰랐다. 가또가 지금 준비되고있는 농민폭동에 대해 알려주면서 그 주모자들을 잡아내라는 과업을 주었을 때도 안영호는 못하겠다고 잡아뗐다. 그러자 가또는 말없이 지켜보더니 그럼 당신네 가족들이 가있는 명월구에 가보라고 선선히 말했다. 안영호가 놀라서 명월구에 가족이 오게 된 원인을 물으니 그들 역시 당장 폭발할것 같은 폭동을 피해왔다는것이였다. 안영호는 자기와 자기 일가가 막다른 골목에 이르렀다는것을 깨달았다. 그는 피할수 없는 운명을 느끼고 말없이 가또앞을 떠나왔다. 그래서 오늘아침에도 운명에 순종할 길밖에는 없다고 생각하고 장상민이 시키는대로 남양으로 달려갔지만 결과는 시원한것이 없었다. 경관대들은 폭동군중이 다 휩쓸고간 자리를 돌아보며 입맛을 다시다가 룡바위골까지 추격해갔다. 그런데 무장규찰대를 앞세운 만명가까이로 불어난 폭동군중이 온 벌판을 메우며 휩쓸어오는바람에 넋이 훌 빠져서 곧장 조선으로 달아나버렸다. 안영호자신도 그 틈바구니에 따로 떨어져 이처럼 쥐여짜놓은 시래기꼴을 하고 앉아있는것이였다. 해가 으슬으슬할무렵 장상민이가 마차를 타고 나타났다. 그래도 경찰끄트머리라고 집주인들은 아직 고개도 내밀지 못하는데 무슨 냄새라도 맡았는지 폭동의 밀물이 찌자마자 부랴부랴 달려온 눈치였다. 《어떻게 된건가? 남양에서는 왜 그렇게 꾸물거렸는가?》 장상민은 마차에서 내리자마자 안영호에게 따지고들었다. 안영호는 아무리 상대가 처이모부이지만 기분이 나빴다. 저는 급한 모퉁이에 슬쩍 몸을 빼고있다가 뒤늦게 달려들어 큰소리를 치는 꼴이 보기가 역하였다. 그러나 대답을 안할수도 없었다. 《그이상 더 빨리 오는 재간이 있나요? 아무리 빨리 오면 무슨 소용이 있소? 집안에 있는 가병들은 다 데리고 도망치고 국경 저쪽에서 원군을 데리고 오자는 놀음이 어떻게 바로 맞아떨어지겠소.》 안영호의 꿰진 대답소리를 듣자 장상민은 울컥하였지만 그의 말이 노상 근거없는것도 아니여서 간신히 역증을 참고있다가 문청룡이가 제 어머니와 손을 맞잡고 서로 무사했다고 좋아하는것을 보자 왕청같은데다 대고 화풀이를 하였다. 《임자네들은 그래 날강도들이 집안을 이렇게 도륙을 내도록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었단말인가!》 문청룡이도 그의 늙은 어머니도 그옆에 모여섰던 다른 드난군들도 모두 어안이 벙벙해서 작은 주인의 격노한 얼굴을 지켜볼뿐이였다. 《그래 대문빗장을 벗겨준건 누구야?》 장상민은 헝겊을 씹어뱉듯이 한마디 하고는 비수같은 눈길로 한군데 오구구 모여든 드난군들을 쏘아보았다. 누가 한군데 몬 사람도 없는데 주인의 호령을 듣는사이 자연히 한군데 몰려든 여섯명의 남녀구종들은 주인의 그 무시무시한 질문에 누가 대답을 해야 하나 묻듯이 서로의 눈치들을 살폈다. 그때는 폭동군중의 함성이 바다처럼 뒤설레이는 때여서 마치 외로운 섬같은 이 집에서 누구든지 빗장을 먼저 벗기는것이 용감한것으로 생각되였었지만 지금은 마치 대문을 연것이 이 집에 닥친 그 모든 재앙을 끌어들인 장본인처럼 생각되여 누구도 오금이 저려 선뜻 입을 벌리게 되지 않았다. 《로친이 말해봐! 누가 대문을 열어줬어?》 장상민은 문청룡의 어머니를 면바로 쏘아보았다. 이 말을 할 때 장상민은 특별히 그 늙은이를 의심한것은 아니였다. 오히려 자기가 데리고다니는 마부의 에미이고 나이도 그만큼 들었으니 어느 정도 그를 믿는 마음이 없지 않아서 그 입을 통해 노복들의 충실성을 가늠해보자는 생각이 있었던것이다. 그런데 로친은 뜻밖에도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빗장은 이 늙은것이 벗겨주었습네다.》 《뭐야?》 장상민은 악을 쓰며 주먹을 움켜쥐였으나 차마 폭행은 못하고 온몸을 후들후들 떨며 다시 소리쳤다. 《왜 열어줬어? 그 날강도놈들한테서 뭘 받아먹었나?》 《너무 섭섭한 말씀은 하지 마시우. 삼동네사람들이 다 모여들어 손에손에 잡은것들을 들고 대문을 들이치는데 빗장을 벗기지 않을수가 있나요. 사람이 상하지 않은것만도 큰 다행인가 생각하시우.》 로인의 말은 특별히 누구의 비위를 건드리자고 생각해서 한 말이 아니라 실지 형편과 자기 생각을 순진한 어조로 말했을뿐이였다. 그러나 그 말이 모두 사실이라는것을 느끼고 자기자신 반박할 말이 없다는것을 느낄 때 장상민은 극도로 분노하였다. 《뭐야, 이 늙다리 할망구가, 내통했구나!》 이렇게 소리친 장상민은 손에 잡히는대로 옆에 가려져있는 나무가리에서 장작개비 하나를 움켜쥐였다. 그가 막 장작개비를 쳐들고 사정없이 후려치려고 할 때 그앞에 문청룡이가 두손을 내대고 나섰다. 《주인님, 제발 용서해주십시오. 우리 어머니야 무슨 죄가 있습니까. 저를 봐서라도 용서해주십시오.》 《이자식아, 네가 뭐기에 너를 보고 용서해? 저리 나서지 못해!》 본시 장상민이는 누가 말리면 점점 더 날뛰는 형의 소인이라 이미 사태를 수습하기 어렵게 된 국면이였다. 이때 안영호가 조용히 다가가서 그의 손을 틀어잡았다. 《또 무슨 말썽을 빚어내자고 이러시우?》 안영호는 조용히 타일렀다. 처음에는 시끄럽다고 밀쳐대던 장상민이가 잠시후에는 안영호를 찬찬히 살펴보더니 장작개비를 집어던지고 손을 털었다. 그는 한참 할일 없이 앉아있더니 안영호에게 남양에서 건너온 경찰이 어떻게 했기에 이 모양이 됐느냐고 다시 캐고들었다. 안영호는 뜨직뜨직 전말을 이야기했다. 노새령에서 벌어졌던 이야기를 듣더니 눈을 번쩍 떴다. 노새령의 사건은 복수의 검은 피를 삭이지 못해 날뛰는 장상민에게 특무의 본능적인 후각을 재생시켜주었다. 《그래? 그렇다면 거기다 그물을 칠 필요가 있지 않는가. 어디 가보세.》 장상민은 별안간 낯색을 풀고 문청룡모자에게 말하였다. 《로친, 내 너무 원통하고 분해서 그랬으니 섭섭히 생각지 마오. 그리고 자네도 량해하게. 내가 자네네 모자를 조금치도 달리 생각해서 그러는것은 아닐세.》 이로써 란가를 이룬 이 집에 여벌로 닥친 폭풍이 이제는 가라앉은것 같았다. 드난군들은 다 물러나서 어수선한 집을 거두기 시작하였다. 문청룡은 먼길을 갔다온 말의 멍에를 벗기고 마초를 먹이려 하였다. 그런것을 장상민이가 불러세웠다. 《이사람, 자네 우리하고 잠간 노새령까지 갔다오세.》 《거기는 마차가 다닐만 한 길이 없는데요.》 문청룡은 찌뿌두해서 말했다. 《마차는 필요없네. 엎어지면 코닿을데 마차는 무슨 마차… 그냥 걸어가세.》 이리하여 잠시후 장상민과 안영호의 뒤를 따라 문청룡이도 아무 잡은것 없이 집을 나섰다. 그의 뒤를 늙은 어머니가 불안한 눈길로 지켜보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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