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단

 

민요를 부를 때 왜 《ㅎ》발음을

 

람용하지 말아야 하는가

 

교수, 박사 박형섭

 

민요가수들은 노래를 부를 때 《ㅎ》발음을 람용하지 말아야 한다.

어느해 여름 전국민요경연 예선경연때에 있은 일이다.

한 남성고음가수가 풍부한 성량으로 롱성기교도 잘 살리면서 민요 《박연폭포》를 흥취나게 불렀다.

필요한 대목마다에서 굴림을 재치있게 써가면서 굿거리장단의 억양적률동을 타고 발림까지 곁들여가며 부르는 솜씨가 여간이 아니여서 모두 높은 점수로 평가될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등수를 가르는 경연인것만큼 심사는 엄격하였다.

《전반적으로 기량도 높고 형상수준도 괜치않지만 저 동무의 노래에는 스쳐지날수 없는 부족점도 있습니다.》라고 하면서 한 심사원이 다음과 같은 문제에 대하여 지적하는것이였다.

저 가수는 민요 《박연폭포》를 부르면서 가사발음을 잘못하고있다. 그는 1절 첫시작에서부터 필요없이 《ㅎ》발음을 쓰고있다. 구체적으로 본다면 《박연폭포 흘러내리는 물은》에서 《박여포 흘러내리는 무른》과 같이 가사의 소리마디(음절) 하나가 두개이상의 음을 거쳐 나타날 때마다 《ㅎ》발음을 하고있는것이다.

그 다음에 출연한 녀성민요가수가 부른 《물레타령》에서도 그와 같은 결함이 있었다.

그는 《물레야 물레야 빙빙빙 돌아라/ 남의 집 귀동자 밤이슬 맞는다》를 《물레야 물레야 빙비 돌아라/ 남의 집 귀자 바이스 맞는다》라고 불렀는데 이것 역시 가사발음을 잘못한것이다.

심사원의 이러한 의견을 듣고 경연이 끝난 후 그 가수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동무는 왜 〈박연폭포〉를 〈박여헌포혹포〉라고 〈ㅎ〉발음을 넣어 불렀습니까?》하였더니 남성가수가 하는 말이 《〈박연폭포〉는 〈ㅎ〉발음을 넣어야 흥이 난다고 보았습니다.》라고 대답하는것이였다.

《물레타령》을 부른 녀가수에게도 물었다.

《〈물레타령〉은 흥겨운 노래도 아닌데 왜〈물레야‐〉를〈물레야하〉로〈ㅎ〉를 넣어 발음하였습니까?》

그러자 그는 《그거야 노래의 감정을 살리느라고》라고 얼버무리는것이였다.

물론 민요를 부르면서 장단의 억양을 살리기 위해 특수한 계기에 《ㅎ》발음을 리용할수는 있으나 그들처럼 일부 민요가수들이 가사에서 《ㅎ》발음을 람용하여서는 안된다.

노래에서 《ㅎ》발음을 잘못하면 가사의 뜻이 외곡될수 있다.

민요 《박연폭포》의 가사에서 《폭포》가 《포혹포》로 전달되여서는 안된다. 정확히 《포‐옥포》로 발음하여야 한다.

민요 《물레타령》에서 《물레야‐》를 《물레야 하》로 발음하면 듣는 사람들이 다른 감정으로 받아들이기 쉽다. 서정적주인공이 조용히 물레를 돌리며 마음속 련정을 노래하는 내용의 민요에서 《물레야‐》의 가사발음을 《물레야 하》라고 하면 그 어떤 서글픈 하소를 느끼게 될수 있다.

노래에서 《ㅎ》발음을 잘못하면 노래형상을 진실하게 할수 없다.

우선 《ㅎ》를 발음하는 순간에 날숨을 람발하게 된다. 그리고 《ㅎ》를 발음하면 소리의 위치가 달라지는 동시에 초점이 불명확하게 되여 가수의 음색에서 변화가 생긴다.

또한 《ㅎ》발음으로 하여 가사 한소리마디에서 이루어져야 할 잇기(레가토)창법이 원활하게 적용되지 못하여 소리가 끊어지게 된다. 더우기 《ㅎ》발음으로 장단의 맛을 돋굴수 있다고 생각하는것은 오히려 조선장단의 력도적이음성을 살릴수 없게 하고 인위적인 겉멋으로 노래형상에서 진실감을 잃게 한다.

채보정리된 일부 민요곡집들에 있는 민요의 가사들에 자음 《ㅎ》가 여러 형태로 표기된것들이 있는데 그것은 가창자들인 민간가수들이 그렇게 발음하였기때문이다.

지난 시기 민요를 입으로 전승하여온 민간가수들은 거의다 과학적인 발성법은 물론 호흡법이나 가사발음법같은것에 대하여서도 깊이 파악하지 못한 사람들이였다. 그로 하여 가사의 한소리마디에 2개이상의 선률음이 붙어있을 때 《ㅎ》발음을 고려없이 붙여 부르군 하였다. 그렇다고 그들을 탓할수는 없는것이다. 채보자들도 민간가창자들이 부르는 노래를 정확히 악보로 남기는것을 본분으로 여기였때문에 가창 그대로인 《ㅎ》발음을 표기한것은 당연하다.

전통적인 민요들을 시대적미감에 맞게 부르는것은 오늘 민요가수들앞에 나서는 중요한 과업이다.

민요에서 지나치게 굴림을 쓰거나 쐑소리로 부르는것을 비롯하여 《ㅎ》발음을 람용하는 등 낡은 요소들을 버리고 과학적인 창법원리를 따라야 시대적미감에 맞는 훌륭한 민요형상을 창조할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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