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식의 측면에서 본 조선민요의

고유성과 단일성

(2)
 

리정주

조선민요조식체계의 단일성

조선민요에서 조식은 그 형성원리가 고유할뿐아니라 그 다양한 형태들이 오직 하나의 체계안에 일반화되며 그 체계가 고유한 자기것으로 순수하게 존재하는 단일성을 가지고있다.

그러면 조선민요에서 볼수 있는 여러가지 조식들이 어떠한 체계로 단일화되고있는가. 그것은 조선민요의 조식들에 나타나고있는 공통적인 제반특성들이 정연한 체계를 가지고 호상 련결되여있는데서 찾아볼수 있다.

조선민요조식의 공통적인 특성은 무엇보다도 조식의 계단들중에서 2개의 계단이 안정하고 뚜렷한것이다. 다시말하여 전호에서 본바와 같이 조선민요조식은 3개의 기둥음이 그 형성의 골격을 이루고있는데 그 3개 기둥음가운데서 2개의 음은 조식의 안정음으로 되고있으며 나머지 1개의 음과 2개의 성격음은 모두 불안정한 음으로 되고있다는것이다. 그것은 다음과 같은 사실에서 알수 있다.

첫째로, 조선민요에서 조식적안정음을 대표하는 음은 선률의 시작과 마감에서 찾아볼수 있다.

일반적으로 선률의 안정성은 선률 또는 그 한부분의 시작과 마감에서 나타난다. 달리 말하면 선률이 안정성에서 시작하여 불안정성에로 갔다가 안정성에로 돌아오는것은 선률적사유의 일반적법칙이다.

조선민요의 선률들도 대부분이 이 일반적법칙에서 례외로 되지 않는다. 이러한 일반적법칙에 근거하여 조선민요의 선률들을 분석하여보면 선률의 시작과 마감에서 주로 조식의 2개음 즉 주음과 그로부터 4도 또는 5도 우에 있는 다른 한 기둥음이 그 안정성을 대표하고있다는것을 알수 있다.

례를 들어 《양산도》의 후렴부분이나 《매화타령》과 같은 평조로 된 노래의 시작부분에서는 주로 선률의 기본선이 주음으로부터 4도음(이동도계명 《쏠》ㅡ《도》) 에로 향하고있는데 이것은 선률의 시작에서 음악적사유의 시초, 발달과 결부된 안정성을 특징짓고있으며 선률의 마감부분에서는 그 기본선이 4도음으로부터 주음(《도》ㅡ《쏠》) 에로 향하고있는바 그것은 선률의 마감에서 음악적사유의 완성, 완결과 결부된 안정성을 특징짓고있다. 따라서 여기서 주음과 4도음은 시작과 종결의 안정성을 대표하는 안정음으로 되고있는것이다.

다른 례로서 《베틀가》나 《사발가》와 같은 계면조로 된 노래들에서도 이동도계명 《라》와 《레》가 안정음으로 나타나고있는것을 볼수 있다.

둘째로, 조선민요선률에서 안정성은 일부 음들에서 나타나는 미분음에 의하여서도 선명하게 드러난다.
조식의 일부 계단들에서 미분음의 경향성이 나타나는것은 조선민요선률의 중요한 특징의 하나이다.

미분음이란 음들의 호상관계에서 반음보다 작은 음정을 가진 음을 말한다.

조선민요선률에서의 미분음은 일부 무조음악의 미분음과 같은 독립적인 음으로서의 미분음과도, 일부 나라들의 민족음악에서 볼수 있는 미분음과도 다르다.

조선민요선률에서의 미분음은 민요가창의 창법과 관계되는것으로서 규정된 절대적높이를 가지고있는것이 아니라 그 높이가 가수에 따라, 노래에 따라 또는 한 노래안에서도 그 대목에 따라 달리 나타나고 음들이 류동성을 가지고 우 또는 아래로 쏠리는 하나의 경향성으로 되고있는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미분음현상은 조식의 안정음에서는 나타나지 않고 불안정음에서만 나타나고있다.

례를 들어 《양산도》나 《긴아리랑》같은 평조의 노래에서 미분음은 악보례 1과 같이 나타나고있다.

악보례 1

보는바와 같이 여기서 주음과 4도음은 미분음이 아니며 나머지음들은 미분음적경향을 띠고있다. 이것은 두 안정음이 기능적으로 공고하며 불안정음이 안정음을 향하여 류동한다는것을 보여주고있다.

다른 례로서 계면조로 된 《베틀가》나 《사발가》같은 노래에서 미분음은 악보례 2와 같이 나타나고있다.

악보례 2

여기서도 역시 주음과 4도음은 미분음이 아니며 나머지 3개의 음은 모두가 안정음에로 지향하고있지는 않지만 불안정한 음인것만은 사실이다.

조선민요선률에서 나타나고있는 이러한 미분음적현상은 조식에서 안정음과 불안정음을 더욱 뚜렷이 구분하게 할뿐아니라 불안정음의 기능적특성을 해명하는데서 일정한 도움을 준다.

조선민요에서 평조와 계면조의 원형에는 주음우의 두 기둥음이 4도, 5도우에 다 있으므로 4도음이 안정음이 될수도 있고 5도음이 안정음으로 될수도 있다. 즉 평조와 계면조의 원형에는 4도안정형과 5도안정형의 각각 두가지가 있을수 있다. 그러나 평조, 계면조의 변형들에서는 주음외의 기둥음이 2도음, 5도음(제1변형) 또는 4도음, 7도음(제2변형)으로 되기때문에 주음과 또 하나의 안정음은 제1변형에서는 5도음, 제2변형에서는 4도음만 될수 있다.

그것을 음계도표로 표시하면 악보례 3과 같다.

악보례 3

도표에서 보는바와 같이 평조원형(치조음계)의 4도안정형에 대하여 4도우에 평행되는 궁조음계는 평조의 제1변형이며 평조원형의 5도안정형에 대하여 4도아래에 평행되는 상조음계는 평조의 제2변형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계면조원형(우조음계)의 4도안정형에 대하여 4도우에 평행되는 상조음계는 계면조의 제1변형이며 계면조원형의 5도안정형에 대하여 4도아래에 평행되는 각조음계는 계면조의 제2변형이다. 이렇게 조선민요조식의 4도안정형과 5도안정형 그리고 각각 2개씩의 변형으로 되는 체계를 이룬다.

조선민요에서 이상과 같은 2개의 안정음은 그 우와 아래에 놓인 음들을 자기에게 복종시킴으로써 3개음의 련속음조를 형성하면서 자기의 안정성을 드러낸다. 이것은 조선민요조식의 또 하나의 공통적인 특성으로 된다.

이렇게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3개 음의 음조는 노래의 조식적색갈을 대표한다. 즉 이러한 음조들은 조식에서 두 안정음의 각각 우와 아래에 놓이는 3개의 3음렬(1개는 중복된다.)을 형성하는데 이 3개의 3음렬은 조식의 색채적성격을 규정하는 성격적3음렬로 된다.(악보례 4를 볼것)

악보례  4

악보례 4에서 보는바와 같이 조식의 8개 기준형태에서 나타나는 모든 성격적3음렬들은 3가지 모양이 있는데 그것은 평조3음렬, 계면조3음렬 그리고 2전음 3음렬(즉 대3도사이의 3음렬)이다. 여기서 평조3음렬은 평조의 색채성격을, 계면조3음렬은 계면조의 색채성격을 특징지으며 2전음 3음렬의 경우 그것이 안정음의 우에 놓이면 평조의 성격을, 아래에 놓이면 계면조의 성격을 특징짓는다.

이가운데서 4도관계로 평행되는 두 조식들은 서로 성격적3음렬의 구성이 꼭 같으며 따라서 성격적3음렬의 구성형태는 모두 4가지이다.

그런데 성격적3음렬이 모두다 평조적이거나 계면조적인 형태들은 그 조식적색채성격에서 평조와 계면조의 량극을 이루고 평조이면서도 계면조3음렬이 하나 있거나 반대경우일 때에는 상대방의 조식적성격에 보다 가깝다는것을 알수 있다.

평조와 계면조의 조식적색채성격을 론할 때 옛 문헌들에서 밝히고있는 표현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옛 문헌들에서는 《평조는 〈화〉하고 계면조는 〈원〉하다 (平調和 界面調怨)》고 하였다. 여기에는 평조는 평탄하고 평화로우며 계면조는 원망스럽고 슬프다는 뜻이 담겨져있다. 실지로 민요에서 평조로 된 노래를 들을 때에는 밝고 편안한감을 느낄수 있지만 계면조로 된 노래를 들어보면 비교적 어둡고 슬픈감을 느끼게 된다. 이것은 옛 문헌들에서 밝히고있는 성격적특징과 어느정도 공통된다.

다음으로 3음렬구성이 같은 4도안정형과 5도안정형을 대비하여보면 그것들은 3음렬구성에 의한 성격은 같으나 서로 4도관계에서 조식적으로 평행된다. 조식들사이의 4도적관계에 대하여서는 고전리론에서 매우 중시하였는데 물론 이것은 평행되는 조식적관계보다도 조성적관계를 주로 념두에 둔것이지만 4도우와 아래라는 그 조식의 상대적높이에서는 공통성이 있는것이다.

옛 문헌들에서는 이 4도적관계에서 4도우를 우조(羽調)라고 하였고 《우조는 장하다(羽調壯)》고 하였다. 여기에는 우조가 장중하다, 장엄하다, 장쾌하다는 뜻이 담겨져있다. 실지로 5도안정형의 조식들에서 특징적으로 볼수 있는 4도상승종지를 놓고 볼 때 오늘날 4도상승음조(특히 D-T)는 보통 진취적이고 전진적인 뜻을 가지며 주음과 5도안정음사이에서 나타나는 5도음조를 놓고 보면 오늘날의 5도음조는 보통 자랑차고 장쾌한 정서로 표상된다. 이러한 음조들이 가지는 정서적의미는 어느정도 옛 문헌이 지적하고있는 우조의 성격적특성과 일정한 공통성이 있다.

이렇게 놓고 보면 조선민요조식의 기준형태들의 성격은 평조적인것-《화》한것과 계면조적인것-《원》한것 그리고 우조적인것-《장》한것 등의 세방향으로 특징지을수 있다.(악보례 4)

조선민요조식에서 또 하나의 특성은 5음계적계단외에 변음이 있는 경우 하나의 변음만을 가지되 주음 또는 상대적안정음의 우 또는 아래에 놓인다는것이다.

조선민요조식에서 나타나는 변음은 5조에서의 변음(2변성)과 본질적으로 다르다. 5조에서도 5음계적계단외에 2개의 변음이 있는데 그것은 궁, 상, 각, 치, 우의 5음계에서 어떤 조에서건 관계없이 소3도로 린접된 각-치, 우-궁사이에 놓이되 항상 치와 궁의 각각 반음아래에 놓인다. 이것은 주음이나 안정음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으며 그 음계자체를 5음계로부터 7음계로 확대한것이다. 그러므로 이것은 사실상 계단의 기능적변화에 의한 변음이 아니다.

그러나 조선민요조식에서의 변음은 명백히 안정계단에 불안정계단이 끌리워서 생기는 계단의 기능적변화인것이다. 즉 한 안정음에 소3도로 린접된 불안정음이 안정음에로 향하여 반음 옮겨짐으로써 대2도 린접관계로 바뀌여지는것이다. 이것은 5음계가 6음계로 확대된것이 아니라 계단의 변화인것이다. 그렇기때문에 이 경우에 원칙적으로 본음과 변음사이의 반음진행을 하지 않으며(남도지방의 계면조에서 하강반음진행은 례외이다.) 변음이 대2도로 린접된 안정음에로 해결되는것이 통례로 되고있다.

조선민요조식에서는 이 변음들도 정연한 법칙을 가진 체계를 이루고있는바 항상 원형에서는 주음의 린접계단에서 생기고 변형에서는 상대적안정음 (5 도음 또는 4도음)의 린접계단에서 생긴다.

악보례 5

이상과 같이 조선민요의 조식은 체계정연하고 합법칙적이다.

이러한 사실은 조선민요조식들이 제각기 산만하게 형성되였거나 무질서하게 널려있는것이 아니라 하나의 고유한 원리에 기초하고 그로부터 흘러나오는 유일한 법칙성에 따라 정연하게 체계화되여있다는것을 잘 보여준다. 이것은 우리 민요가 조식의 측면에서도 오래전부터 단일한 뿌리에서 하나의 언어와 공동체적생활에 기초하여 공통된 음악적정서를 반영하면서 창조되고 다듬어지고 공고화된 단일한 음악이라는것을 웅변적으로 말하여준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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