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06(2017)년 9월 13일 로동신문

 

    실 화

 수표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교시하시였다.

《정성은 사람의 생명과 건강을 책임지고있는 보건일군들이 지녀야 할 정신도덕적풍모입니다.》

의사협의회는 벌써 한시간째 계속되고있었다.

지금껏 수많은 최중증환자를 치료하였지만 이번같은 경우는 처음이였다.

이름은 김인옥, 나이는 66살,

골반부위에 생겼던 염증으로부터 점차 하반신에 퍼진 광범위한 괴사성근막염, 당뇨병환자치고도 극히 드문 위급한 병이였다. 여기에 갑상선암을 비롯한 악성질병들이 합병되여 온몸의 장기들이 마비상태에 빠져있는데다가 골반부위와 다리가 뼈막깊이까지 괴사되여 당장은 다리부터 절단해야 하였다.

그렇다고 해도 환자를 살린다는 담보는 없었다.

김일성종합대학 평양의학대학 림상제2의학부 외과학총론강좌 성원들의 생각은 착잡하였다.

생명이 꺼져가는, 그것도 나이가 많은 환자에게 수술칼을 대는것자체가 모험이나 같지 않은가. 그러다가 환자를 살리지 못하면…

이때 누군가가 의사협의회의 무거운 침묵을 깨치며 일어섰다.

《제가 한번 환자를 담당하여 치료해보겠습니다.》

의사 강진호였다.

모두가 놀랐다. 대학기간에도 학과성적이 높았고 강좌에 배치되여서도 사경에 처하였던 탄부들에 대한 치료와 대홍단군 인민들에 대한 치료과정에 특기할 성과를 거둔 전도가 촉망되는 젊은 의료일군이였지만 이번만은 경우가 달랐던것이다.

이윽고 리경애과장의 목소리가 방안에 저력있게 울렸다.

《담당의사는 자기가 맡은 환자의 운명을 끝까지 책임져야 합니다. 강진호선생, 정말 자신있습니까?》

책임! 정작 그 두 글자앞에 자신을 세우니 강진호는 속이 떨려났다.

혹시 실패하면 지금껏 공들여 쌓은 실적의 탑이 물먹은 담벽처럼 허물어지지 않겠는가.

결심이냐? 아니면 포기냐? 하는 갈림길에서 모대기던 그때 강진호의 마음속에 떠올라 호되게 꾸짖는 사람이 있었다. 한생 의학자로 일한 아버지였다.

(진호야, 너야 당의 은정속에 이날이때껏 아무런 근심걱정없이 배움의 꿈을 꽃피우며 자라난 새 세대 의료일군이 아니냐. 천리마시대 의료일군들이 과연 살릴수 있었던 방하수소년을 사경에서 구원해냈니. 인간에 대한 지극한 정성만 있으면 뚫지 못할 난관이란 없다.)

마치 꼭 곁에서 절절히 당부하는것만 같은 아버지의 목소리,

강진호는 소스라치듯 잡념에서 깨여나 결연히 자기의 결심을 터놓았다. 하여 과에서는 열성이 높고 진취성이 강한 그를 대담하게 믿고 환자치료를 맡기기로 결정하였다.

불같은 치료의 날과 날이 흘렀다. 쉴새없이 흘러나오는 분비물을 흡인하고 괴사조직들을 절제하느라고 강진호는 온 하루 꼬박 서있어야 하였다. 확대된 창상과 욕창을 치료하느라 두팔이 뻐근하도록 환자를 떠받들고 서있기를 그 몇번…

긴장한 전투끝에 환자는 거의 한달이 지나서야 패혈증성쇼크에서 벗어나게 되였다.

일단락 환자치료에서 성과를 거둔셈이였다.

그런데 이때 예상치 않았던 정황이 또다시 발생하였다.

의식을 차린 환자가 담당의사가 새파랗게 젊은 선생이라는것을 알고 실망을 표시했다는것이 아닌가. 머리희슥한 로박사도 아닌 사람의 손에서 꽤 자기가 살아날수 있을가 하는 위구심이 불거졌던것이다. 몸이 급속히 쇠약해진데다가 이런 심리까지 겹치게 되니 환자의 상태는 또다시 하강선을 긋기 시작하였다.

강진호는 그제서야 생각하였다. 의사에 대한 믿음, 그것이 환자에게 가장 필요한 명약중의 명약이라는것을.

그때로부터 그는 환자에게 친혈육의 정을 더욱 뜨겁게 기울이였다. 정이 통하면 뜻이 통하고 뜻이 통하면 동지로 되는 법이라고 하신 위대한 장군님의 교시를 심장에 새기며…

환자를 눕힌 담가를 들고 병원계단을 오르내린적은 그 몇번이였고 안해와 함께 마련한 토끼곰과 먼길을 다니며 구한 귀한 약재를 안고 땀흘리며 달려온적은 또 그 얼마였던가.

정성이면 돌우에도 꽃이 핀다고 어느덧 환자의 심리상태에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하였다.

《이젠 강진호선생만 나타나면 마음이 푹 놓입니다. 병이 저절로 뚝 떨어질것 같은게…》

이렇게 김인옥로인이 호실환자들에게 터놓을 정도로 강진호는 환자에게 친혈육처럼 가까와졌다.

하지만 강진호는 시간이 흐를수록 환자에 대한 정성을 후더운 땀만으로는 말할수 없음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였다.

경부봉과직염과 같은 예상치 않았던 병증세들이 계속 잇달아 나타났던것이다.

번민속에 모대기던 어느날 강진호는 100페지가 훨씬 넘게 두터워진 환자의 병력서를 한장한장 번져보게 되였다.

병력서마다 똑같이 적혀있는 《담당의사 강진호》라는 수표!

그것이 그날따라 아프게 눈뿌리를 지졌다.

과연 그 수표로 하여 매일매일의 환자치료에서 눈에 띄는 개선이 있었던가. 병력서의 두터이가 곧 의사의 실적의 높이로 되는것은 아니지 않는가.

그렇다. 병력서에 새겨지는 담당의사의 수표는 그 무게가 류다르다. 수표중에서도 가장 무거운 인간의 운명이 실리는 수표, 인간의 생명을 끝까지 책임진다는 심장의 보증이다. 그런데 나는 너무도 모르는것이 많지 않은가?!

그때부터 강진호는 첨단의학기술에 완전히 정통하기 위한 새로운 전투를 벌렸다. 명절날, 휴식날 가림없이 환자치료에 전념하면서도 순간의 휴식없이 꼬박 밤을 밝혀가며 최신의학서적들을 탐독하였다.

그때마다 그에게 힘이 되고 고무가 되여준것은 동지들이였다.

수십차례에 달하는 의사협의회가 진행되는 가운데 강진호는 강좌장 박정하, 과장 리경애, 당세포위원장 한상종을 비롯한 강좌성원들의 방조속에 효과적인 치료방법들을 찾아내게 되였다. 강좌에서는 그것을 과학연구사업과 의학교육에 적극 활용하기 위한 사업도 적극 따라세웠다. 정확한 약물투입을 위해 밤잠을 잊어가며 환자곁을 떠나지 않는 한정희를 비롯한 간호원들의 노력도 그에게는 정말 큰 힘이 되였다.

끝내 기적은 일어나고야말았다. 수백일간에 걸치는 치료끝에 마침내 김인옥로인이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강진호는 끓어오르는 기쁨을 안고 수백페지로 두터워진 환자의 병력서 뒤끝에 《퇴원결론》이라는 새 장을 덧붙였다. 그리고는 떳떳하게, 긍지스럽게 환자의 생명을 담보한다는 담당의사의 수표를 하였다.

《담당의사 강진호》

정녕 그것은 인간에 대한 뜨거운 사랑과 첨단의학과학기술을 다같이 겸비한 의료일군만이 우리 당이 제일로 아끼는 인민의 생명을 끝까지 책임질수 있음을 말해주는 뚜렷한 증거였다.

 

본사기자 김성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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