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주가 머슴에게 망건과 모시, 돗자리를 사가지고 오라고 시켰다.
  《망건은 길건너 장거리에 사는 박서방이 잘 만들고 모시는 고개너머 문생원네 모시가 제일이니라. 그리고 돗자리는 뒤켠 개울건너 한첨지가 엮은것이 발도 든든하고 오래가니 꼭 그걸 사가지고 한낮경에 돌아와야 한다.》
  머슴은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서로 다른 곳에 들리여 일을 보자면 중낮은 걸릴터이라 지주에게 말하려 하였다. 이것을 본 지주는 머슴에게 훈시하였다.
  《답답한 녀석같으니라구, 똑똑한 머슴은 주인이 한가지를 시키면 단번에 여러가지를 함께, 그것도 날쌔게 해치우는 법이야.》
  며칠이 지나 지주가 앓아눕게 되여 머슴에게 의원을 청해오라고 하였다. 의원을 청하러갔던 머슴은 인차 돌아왔는데 뜻밖에도 상여군과 목수, 풍수쟁이도 함께 데리고왔다.
  《이 사람들은 대체 왜 데리고왔느냐?》 하고 지주가 물었다.
  《주인님이 전에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한가지를 시키면 여러가지 일을 동시에 해야 한다고말입니다. 그래서 의원님을 청해오는 길에 겸사해서 시체를 나르고 관을 짜는 일도 함께 하고 묘자리도 미리 봐두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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