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02(2013)년 6월 19일 《우리 민족끼리》


풍자시인 정수동의 어린시절 이야기이다.
서당선생은 쩍하면 매를 드는데다가 정직하지 못한 사람이여서 아이들은 선생을 몹시 미워했다.
어린 정수동은 서당에서 책을 읽다가 갑자기 졸기 시작했다.
그것을 본 선생은 곰방대를 들고 발소리를 죽여가며 살금살금 그에게 다가왔다.
곰방대가 치켜들렸다가 딱- 하고 내리치려는 순간 갑자기 정수동이 큰소리로 글을 읽으며 눈을 번쩍 떴다.
선생은 정수동을 쏘아보다가 되돌아가 앉으며 중얼거렸다.
《요녀석이 나를 놀리려고 일부러 조는척 했군.》
글 읽는 소리가 서당안을 쩌렁쩌렁 울렸다.
잠시후 선생은 정수동의 옆자리에서 졸고있는 아이를 발견하고 벌떡 일어났다.
정수동은 급히 그 아이의 엉덩이를 꾹 꼬집었다.
졸고있던 아이가 눈을 번쩍 뜨며 큰소리로 글을 읽어댔다.
시간이 흘렀다.
옆자리에 앉은 아이가 정수동의 옆구리를 쿡 찌르며 말했다.
《선생이 졸아.》
그러자 정수동은 서당이 떠나갈듯이 큰소리로 내질렀다.
《선생님!》
선생은 깜짝 놀라 눈을 떴다.
《선생님은 왜 조십니까?》
선생은 당황하여 얼버무렸다.
《내가 언제 졸아?》
《그럼 왜 내내 눈을 감고 저희들한테 꾸벅꾸벅 절을 하면서 앉아있습니까?》
《모르는 글자가 있어 공자님에게 물어보려구 하늘나라에 갔다왔다.》
《아! 그랬습니까.》
정수동은 더이상 선생에게 묻지 않았다.
잠시후 드르렁드르렁 코고는 소리가 서당안을 울렸다.
정수동이 마음놓고 자고있었다.
《요녀석, 왜 자?》
선생이 정수동의 머리를 곰방대로 때렸다.
《자다니요?》
정수동이 눈을 크게 올려뜨며 말했다.
《그럼 왜 코를 고는거냐?》
《네, 그건 코고는 소리가 아니라 공자님과 이야기하는 소리였어요.》
《뭐? 공자님?》
《네, 제가 조금전에 선생님이 공자님께 왔다 가셨는가고 물었더니 공자님은 그런 일이 없었다고 하시더군요.》
순간 온 서당안이 터져나갈듯이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울렸다.
선생은 얼굴이 벌개졌다.
거짓말 잘하던 선생은 정수동의 말에 대답할 말을 찾지 못하고말았다.
이 일이 있은 다음부터 선생은 어린 아이들앞에서 수시로 거짓말을 하던 자신의 행동을 조심하게 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