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02(2013)년 4월 19일 《우리 민족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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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직산고을에 이루 말 못할 게으름뱅이 촌늙은이가 살고있었다.

그는 집일에는 아예 손을 털고 나앉다보니 초가삼간에 이영을 고쳐 잇지도 않은채 몇해를 살았다.

어느날 비가 억수로 내려 방안에 비물이 콸콸 새여내렸다.

그러자 령감은 빈 물동이를 거꾸로 이고 오도카니 앉아있었다. 밖에 장 보러 나갔다가 들어오던 안해가 그 꼴을 보고 기가 막혀 언짢게 쏘아붙였다.

《령감이 낮에는 지붕을 일 새초 베러 안 가지, 밤에는 또 거기에 쓸 새끼도 꼬지 않지, 그러니 오늘 같은 봉변을 당하지요. 뭐니뭐니 해도 령감님의 잘못이 크웨다.》

그러자 령감은 허허 웃더니 변명하였다.

《온 직산고을을 다 돌아봐야 기와집을 쓰고 사는 집은 고작해야 몇집이나 있소? 오늘 이 늙은것이 기와집아래 있는것이나 다름 없는데 로친은 왜 이다지 역증이요? 당신도 어서 빈 물동이를 쓰고 비나 긋소.》

안해가 조용히 달래였다.

《령감, 이제 비가 멎으면 새초를 베다가 이영을 잇고 비 새는 고통을 면합시다.》

《그래그래.》

얼마후 비가 멎고 날이 개이였다.

령감은 안해에게 울상이 되여 말하였다.

《갑자기 가슴이 결리고 배가 아파나는구려. 오늘은 새초 베러 못 갈것 같소.》

이렇게 말하며 령감은 베개를 베고 누워버렸다.

어느덧 식사할 때가 되여 안해가 음식상을 챙겨가지고 들어오며 말하였다.

《령감이 방금 병을 만났으니 죽이나 드셔야 하겠수다.》

그 소리에 령감은 화를 버럭 내며 눈알을 부라리였다.

《이 병이 죽을 먹어 낫는 병이라더냐? 밥을 먹어야 빨리 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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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민족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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