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을 바래운 조첨지

 

옛날 한 고을에 조첨지라는 사람이 있었다.
  여름 어느날 마침 조첨지의 생일이여서 그의 안해가 살찐 암닭 한마리를 잡아 국을 끓이고있었다.
  이때 문득 이웃에 사는 친구가 손에 보짐을 들고 찾아왔다.
  (누구에게도 알리지 말자고 했는데 손님이 찾아왔으니 어떻게 한다?)
  조첨지는 친구에게 닭고기국을 대접하자니 아까운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짐짓 반가운 표정을 지으며 너스레를 떨었다.
  《마침 잘 왔네. 내 그러지 않아도 자네 생각이 나서 집사람을 보내려던참일세.》
  조첨지는 친구가 방안에 들어가 앉은 다음에도 같은 말을 곱씹어하며 친절을 보이는척 하였다.
  그런데 한동안 말없이 앉아있던 친구가 웬일인지 자리에서 움쑥 일어나더니 밖으로 나가는것이였다.
  조첨지는 기다리기라도 한듯이 얼른 친구의 보짐을 들고 따라나가며 낯간지러운 사설을 늘어놓았다.
  《아니 왜 벌써 가려나? 이렇게 가면 내가 섭섭하지 않나. 이제 조금만 더 있으면 닭고기국이 다 끓을텐데…》
  그러자 친구는 어이가 없다는듯 허구프게 웃으며 조첨지에게 말하였다.
  《이거 안됐네. 잠간 바깥에 나가 바람을 쏘이려 했는데 이렇게 보짐까지 들고나와 바래주니 내가 오히려 섭섭하구만.》
  《아, 아니. 그런게 아닐세.》
  조첨지는 당황하여 떠듬거리며 변명하였다.
  《난 그래도 오늘이 자네 생일이여서 범뼈술 한단지를 들고왔는데 가라니 어쩌겠나. 이제는 집에 돌아가 혼자 마시며 서운한 마음을 푸는수밖에…》
  친구는 이런 말을 남기고나서 보짐을 받아들고 황황히 발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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