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02(2013)년 8월 13일 《우리 민족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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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여름날 글밖에 모르는 한 시골선비가 집에 독을 하나 장만해야 할 일이 생겨 장에 나갔다.

《독이란 좋고 나쁜것이 있으니 아무나 가서는 랑패보기 십상이야. 아무래도 이런 일에서는 글공부를 많이 한 내가 가야지.》

선비는 돈을 절렁거리며 독장사군에게 갔다. 독장사군은 선비를 데리고 독을 건사한 뒤울안으로 갔다. 그런데 여름장마때여서 독들을 모두 엎어놓은채로 건사해놓고있었다.

《자, 어서 마음에 드는 독을 고르시오.》

선비는 독들을 힐끔힐끔 살펴보고나서 못마땅한 어조로 말했다.

《여기에 무슨 독이 있단 말이요?》

독장사군은 혹시 선비가 소경이 아닌가 해서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선비는 흥 하고 코웃음을 쳤다.

《날 속일 생각일랑 아예 마시우. 이래뵈두 십년동안 바깥출입 한번 안하고 글을 외운 사람이요.

책에 씌여있기를 예로부터 독이란 물건은 우는 열리고 아래는 막힌 물건이요. 그래서 우로 물을 넣으면 아래가 막혀 물이 고이는것이요. 그런데 이건 전부 우가 막혔으니 도대체 어디로 물을 넣는단 말이요. 또 설사 물을 넣는다 해도 아래가 열렸으니 모두 새버릴게 아니요. 그러니 이런 물건을 어디에 쓰겠소.》

선비의 말에 독장사는 하하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나서 닁큼 독 하나를 들어 바로 세워놓았다.

《자, 이건 뭐요?》

바로 세워놓은 독을 바라보던 선비는 무릎을 탁 치며 좋아하였다.

《이게 바로 독이요.》

독장사는 다시 독을 뒤집어놓았다.

《자, 이건 뭐요?》

선비는 그만 말문이 막혀버렸다.

《독이란 참 묘한 물건이군. 바로 세워놓으면 독이 되고 엎어놓으면 다른 물건이 되니 책에도 씌여져있지 않는 그 조화를 어떻게 알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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