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02(2013)년 6월 26일 《우리 민족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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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재판받은 쥐》와 많은 시를 남긴 림제(1549-1587)가 어느 날 대낮에 술집에 들어갔다.

벌써 젊은 량반 한패거리가 모여와 술을 마시며 웃고 떠들어대고있었다.

림제가 그들곁에서 상을 받고 술을 마시려는데 또 한패거리의 젊은 량반들이 몰려들어왔다.

그런데 그들은 방안에 먼저 차지하고있는 젊은 패거리를 보고 중얼거리며 돌아서 나갔다.

《서인들이군, 서인들이야.》

아마 동인인 모양이였다.

그들은 나간지 얼마도 못되여 다시 우 몰려들어와 한켠을 차지하였다.

아마 무엇이 부족하여 서인을 피해 술집에도 못 들어가랴 하는 생각이 들었던 모양이다.

그리고는 서로 돌아보지도 않고 경쟁적으로 마시고 떠들어댔다.

이 광경을 보고 림제는 허구프게 웃었다.

대궐에 드나드는 량반네들의 당파싸움이 항간에까지 번져져 철 모르는 젊은 량반들까지도 동인이요 서인이요 하면서 이런 술집에서까지 서로 등대고 소 닭보듯 대하니 장차 나라의 꼴이 어찌 될것인가?

이 아니꼬운 꼬락서니를 보느라니 가슴이 답답해와 림제는 연방 술을 마시였다.

술을 다 마시고난 림제는 비칠거리며 문가에 나서서 신발을 찾았다.

《내 신발이 어데 갔느냐?》

이렇게 고아대면서 이 신발 저 신발 마구 쥐여던지며 고르던 림제는 오른발에는 가죽신을 신고 왼발에는 짚신을 신고서 문밖에 매여놓았던 자기 말에 올라탔다.

그러자 그의 시중군이 달려와 말고삐를 잡으며 아뢰였다.

《도련님, 술에 취하셨나봅니다.》

《내가 취했다구?》

《예, 가죽신과 짚신을 짝짝이 신으셨나이다.》

그 말에 림제는 호탕하게 웃고나서 소리쳤다.

《그게 무슨 흠이냐? 길 오른편으로 가는 사람은 날더러 짚신을 신었다 할게구 왼편으로 가는 사람은 날더러 가죽신을 신었다고 할것이니 누가 제 짝이 아니라고 말할 사람이 있겠느냐? 어서 가자 서울 네거리로라도...》

모든것이 헝클어지고 뒤죽박죽이 된 이 세상에 신발쯤 짝을 어겨 신는거야 무슨 큰일이랴 하는 기색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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