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00(2011)년 12월 12일 《우리 민족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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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늦은 겨울 어느 날이였다.
 
 저녁밥을 량껏 먹은 호랑이가 벼랑우에 앉아서 잔뜩 부른 배를 내밀고 골짜기를 내려다보고있었다.
 
 그때 멀리서 왈랑절랑하는 방울소리가 울리며 웬 누런짐승 하나가 큰 산을 통채로 슬렁슬렁 끌고가고있었다.
 
 《아니, 저게 도대체 어떤 놈인데 산을 끌고가는거야.》
 
 호랑이는 어떤 놈인지 알고싶어 골짜기아래로 어슬렁어슬렁 내려갔다. 가까이 다가가보니 황소가 나무를 산더미처럼 실은 발구를 끌고가고있었다.
 
 《응, 황소로구나. 네놈이 하는 일을 내가 못할줄 아느냐. 내 비록 늙긴 했어도 아직 이 세상에 날 당할 놈은 없단 말이야.》
 
 호랑이는 기회를 보아 자기도 한번 발구를 끌어보리라 마음 먹었다.
 
 해가 떨어지자 날씨는 다시 쌀쌀해지고 낮에 녹았던 땅이 얼어붙기 시작했다.
 
 황소를 끌고가던 할아버지도 발구를 그냥 그자리에 놓아둔채 황소만 끌고 마을로 내려갔다.
 
 호랑이는 아무도 안보는 캄캄한 밤중에 발구곁으로 다가갔다.
 
 《어디 누가 힘이 더 센가 보자. 아무렴 황소가 끄는걸 내가 못끌가.》
 
 호랑이는 발구에 달려들어 낑낑거리며 젖먹은 힘까지 다 내여 잡아당겼다.
 
 그러나 웬일인지 발구는 끔쩍도 하지 않았다.
 
 호랑이는 밤새도록 애를 썼지만 발구를 한치도 움직일수 없었다.
 
 《아니 이게 어찌된 일이야. 이놈의 발구가 날 알아보지 못하는게 아니야.》약이 바싹 오른 호랑이는 제풀에 성이 나서 으르렁거렸으나 별수가 없었다.
 
 날씨가 더욱 추워져서 발구가 얼어붙은줄을 알리 없는 미련한 호랑이는 동쪽하늘이 희끄무레 밝아올 때에야 남이 볼가 두려워 비실비실 도망쳤다.
 
 밤새 헛고생을 한 호랑이는 분하기 짝이 없었다. 그래서 다시한번 눈여겨보려고 아침밥도 먹지 않은채 벼랑우에 앉아 골짜기를 지켜보았다.
 
 겨울의 늦은 해가 동쪽 산마루에 떠오르자 왈랑절랑 방울소리를 요란히 울리며 황소가 다시 왔다.
 
 호랑이는 잔뜩 도사리고 앉아 황소를 쏘아보았다.
 
 《음, 어제 왔던 황소가 틀림없구나. 네가 정말 그 무거운걸 끌고 가는가 어디 좀 보자.》
 
 황소는 별로 힘을 들이지 않고 발구를 끌고 마을로 슬렁슬렁 들어가는것이였다
 
 호랑이는 멀리 사라지는 황소의 뒤모습을 멍청히 쳐다보며 중얼거렸다.
 
 《어이구, 나보다 황소가 힘이 더 세구나. 내가 황소앞에서 뽐내다가는 어느 때든지 큰 봉변을 당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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