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청남도 부여군의 옛 백제의 수도였던 부여읍에는 백마강(금강)이 흐르고있다. 이 백마강기슭에는 높지 않은 부소산이란 봉우리가 솟아있는데 거기에는 백마강에 뿌리를 내린 락화암이란 벼랑이 있다.
이 벼랑은 백제가 멸망할 때 삼천궁녀가 백마강에 몸을 던졌다 하여 《꽃이 떨어진 바위》라는 뜻으로 락화암이라고 부르게 되였다.
660년(의자왕 20년)에 당나라가 신라와 야합하여 백제의 왕궁이 자리잡고있던 사비성을 불의에 습격하였다. 이때 왕은 도망쳤으나 궁녀들은 당나라군에게 포로되는것보다 차라리 자결하는편이 낫다는 비장한 각오를 하였다. 그리하여 부소산의 벼랑에 올라 백마강의 검푸른 물속에 몸을 던졌다고 한다. 이때부터 이 벼랑을 《락화암》이라고 부르게 되였으며 여기에 고란사라는 절간을 지어 그들의 넋을 위로하였다고 한다.
여기 고란사에는 고란정이라는 샘이 있으며 상록고사리식물인 고란초라는 풀이 자라고있는데 여기에도 궁녀들의 일화가 깃들어있다.
백제의 왕은 궁녀들을 시켜 고란정의 물을 떠오게 하여 그 물을 마셨다고 한다. 그런데 여기까지 오는 길이 너무나 험하여 때때로 궁녀들이 다른 우물에서 물을 길어갔다. 이 사실을 간신이 왕에게 귀띔한 다음부터 왕은 고란정의 물을 떠올 때 여기에서만 자라는 고란초의 잎을 띄워오도록 하였다고 한다.
락화암에서 궁녀들이 몸을 던진것만은 사실이지만 그들이 3 000명이나 되였는가에 대해서는 아무런 근거가 없다. 일반적으로 궁녀의 수를 3 000이라고 부르게 된데는 중국의 진시황이 아방궁이라는 큰 궁전에 3 000명의 궁녀를 두었다는 력사적기록에서 유래된것이다. 이것은 봉건통치배들의 횡포성을 여실히 보여주고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