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아동문학》에 실린 글

 

◇ 우 화 ◇

제 멱살을 잡힌 뿔염소

                                    박  화  준 

                                                              

장수촌의 짐승들

마을뒤산에서 약초를 캐는데

토끼와 함께 약초를 캐던

뿔염소가 하는 말

 

《자네 내곁에서

  떨어지지 말게

  머리에 뿔도 없는 자네

  혼자 다니다간

  승냥이에게 걸려들수 있네》

 

하지만 뿔염소

속심은 달랐네

(약초밭을 손금보듯 하는

 토끼를 내곁에 잡아둬야 해)

 

이때 갑자기

무슨 소리 들은듯

토끼가 벼랑쪽에 대고

두귀를 쫑긋거리더니

바구니를 툴렁 떨구었네

 

《엉? 아까보니 멍멍이랑

  벼랑에서 약초를 캐던데

  무슨 일이 생긴게 틀림없네

  여보게, 어서 가보세》

 

토끼 어느새 벼랑쪽으로 달려가는데…

뿔염소는 줄곧 제 일에만

정신을 팔았네

 

《거기에도 이웃들이 있겠는데

  별걱정을 다하는군

  내곁에 꼭 붙어

  제바구니나 착실히 채울것이지》

 

그 순간 숲속에서

승냥이가 와락 뛰쳐나와

뿔염소의 멱살을 잡더니

웬 꾸레미를 코앞에 내댔네

 

《요놈아, 옴짝말고 냄새를 맡아봐

  내 새끼의 병에 급히 써야 할

  이런 약재가 네놈 마을 어느 집에 있는지

  바른대로 말해》

 

승냥이를 만나면 당장 받아넘길듯

토끼앞에선 뿔머리를 내젓던 뿔염소

턱수염 떨며 중얼거렸네

《하필이면 내가 걸려들다니》

 

승냥이가 힝 코웃음쳤네

《야, 이놈아

  내가 뭐 바보인줄 알아?

  이웃을 위한답시구 제 바구니까지 내던지구 간

  토끼놈 같은건 잡아두 소용없어

  그런 놈은 내가 알자는 비밀을 죽어두 안 댈테니까

  하지만 네놈은 사정이 달라

  넌 저밖에 모르거던 히히》

 

승냥이 겁에 질린 뿔염소의 멱살 흔들며

비밀을 대라고 다그려는데

와ㅡ 소리함께 나타난 이웃들

승냥이를 요정냈네

 

뿔염소 그제야 토끼보고

멋적게 하는 말

《이웃이야 어찌되든

  제 바구니만 채우려는 나같은 속물을

  승냥이가 노린다는걸 똑똑히 알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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