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아동문학》에 실린 글
◇ 과학환상중편동화 ◇
( 제 2 회 ) 라 경 호
그 림 전 학 철
2. 거부기네 마을의 비밀
즐거운 여름방학의 어느날 학동이는 거부기와 함께 바다가 도래굽이로 나갔습니다. 그의 잔등에서는 자그마한 배낭이 달싹거리고있었습니다.
거부기는 도래굽이를 보자 누렁개의 먹이가 될번 했던 그 아슬아슬한 순간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생명의 은인인 학동이를 돕게 된것이 여간만 기쁘지 않았습니다.
《저기 섬이 보이지? 거기에 우리 거부기네 마을이 있어.》
거부기는 이제 가야 할 자기네 마을을 학동이에게 가리켜주고나서 한껏 바람을 들이마셨습니다. 그러자 거부기의 몸집이 송아지만큼 커졌습니다. 거부기는 학동이를 잔등에 태웠습니다.
《야, 거북아. 어서 떠나자.》
학동이가 소리치자 거부기는 첨벙ㅡ 하고 물에 뛰여들었습니다. 땅에서 그렇게 굼뜨던 거부기였지만 물에 들어서니 어찌도 빠른지 잠간사이에 거부기네 마을이 있는 섬기슭에 가닿았습니다.
학동이와 거부기는 할아버지거부기네 집을 찾아 들어갔습니다.
할아버지거부기네 집은 벼랑아래에 자리잡고있었는데 지붕이며 담장들이 모두 푸른 이끼로 덮여있었습니다. 거부기가 문을 여니 그안에 또 문이 있었습니다. 거부기가 그 두번째 문을 두드리며 주인을 찾았습니다.
《계십니까?》
방문이 열리더니 허연 수염발을 거의 바닥에 닿게 드리운 할아버지거부기가 얼굴을 내밀었습니다. 이마에는 주름살이 다섯줄이나 건너갔는데도 정정해보였습니다. 할아버지거부기가 입은 격자무늬갑옷에도 이끼가 군데군데 돋아있었습니다. 집을 언제 세웠는지 알수 없듯이 그 누구도 할아버지거부기의 나이를 알지 못하였습니다.
《들어오려무나.》
학동이는 거부기를 따라 방안에 들어섰습니다. 방안은 훈훈하였습니다. 나이가 들어서인지 온도변화에 예민한 할아버지거부기는 자기 몸의 온도와 방안의 온도를 꼭 같게 해놓고는 그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2중문을 내놓은것이였습니다.
학동이의 이야기를 죄다 듣고난 할아버지거부기는 방 한구석에 놓여있는 금빛궤짝에서 털그물을 하나 꺼내놓았습니다. 거부기의 목구멍에서 본것과 꼭같은 털그물이였습니다.
《네 손으로 실험해봐라.》
학동이는 거부기가 조가비로 바다물을 떠오자 털그물을 1분쯤 잠그고있다가 꺼내보았습니다. 털그물에는 하얀 알갱이들이 뽀얗게 붙어있었습니다. 꼭 겨울날 잎 떨어진 나무가지에 성에가 낀것 같았습니다. 그것은 소금이였습니다.
소금을 바라보는 학동이의 기쁨은 컸습니다. 하지만 학동이는 아쉬운 마음을 금할수 없었습니다.
이왕이면 소금만이 아니라 바다물에 녹아있는 금, 은, 철, 동, 아연 등 금속알갱이들도 갈라내는 털그물이였으면 하는 욕심이 생겨난것이였습니다.
《거북아, 금속알갱이들을 갈라내는 털그물은 없니?》
《있지 뭐.》
《그걸 보자꾸나.》
학동이의 눈은 화등잔만큼 커졌습니다.
《지금 우리 집엔 없어.》
《그럼 어디에 있니?》
《우리 거부기들의 보물창고동굴속에 있어.》
《보물창고동굴? 그 동굴이 어디에 있니?》
학동이는 한걸음 다가앉으며 물었습니다.
《알아야 소용이 없어.》
《왜?》
그러자 할아버지거부기가 허연 수염발을 내리쓸며 말하였습니다.
《너는 못 들어가는 곳이야. 글쎄 굴이 얼마나 길고 험한지 내가 들어갔다 나오니 100년세월이 흐르지 않았겠니. 우리 거부기들이야 몇백년을 사니까 그만한 세월은 별문제지만 사람들은 기껏 100살밖에 더 사니? 그러니 들어가다 도중에 늙어 죽고말거야.》
할아버지거부기는 엄두도 내지 말라고 손을 내저었습니다.
그러나 학동이는 만만치 않은 소년이였습니다. 그는 할아버지거부기한테서 끝내 보물창고동굴이 있는 곳을 알아내고야말았습니다.
3. 동굴속의 보물창고
학동이와 거부기는 할아버지거부기를 따라 보물창고동굴로 갔습니다. 보물창고동굴은 할아버지거부기네 집에서 멀지 않은 산기슭에 있었습니다.
학동이는 컴컴한 동굴안을 들여다보았습니다. 그는 당장 들어가보고싶었습니다. 사실 학동이는 금속털그물을 찾고싶어서 여기 거부기네 마을까지 온것이였습니다.
(그 금속털그물만 있으면 바다물에 풀려있는 무진장한 금속알갱이들을 꽝꽝 뽑아쓸수 있을테지.)
그 금속털그물을 손에 쥘 순간을 그려보는 학동이의 가슴은 벌써부터 울렁거렸습니다.
하지만 할아버지거부기는 한숨을 내쉬였습니다.
《얘, 내가 공연히 실없는 소리를 한것 같구나.》
《왜 그러니?》
학동이는 영문을 몰라 물었습니다.
《너는 즐거운 야영이라도 가는 기분인데 동굴안에 들어갔다가 나오지 못할수도 있다는걸 생각해봤느냐 말이야.》
《걱정말아, 너는 100년이 걸렸다고 하지만 우리 사람들은 사정이 달라. 잠간이면 다녀올수도 있단 말이야.》
학동이는 이렇게 말하고나서 거부기에게로 얼굴을 돌렸습니다.
《거북아, 저 동굴안에 들어가자면 려행준비를 잘해야겠어. 그러니 날 좀 도와줘.》
《너의 마을에 갔다오자는거지. 어물거릴게 있니? 어서 가자.》 이렇게 말한 거부기는 숨을 한껏 들이쉬여 자기 몸집을 크게 하였습니다.
학동이는 선뜻 응해나서는 거부기가 고마왔습니다. 학동이는 곧 거부기를 타고 거부기네 마을을 떠났습니다.
얼마후 고향바다가 도래굽이에 이르자 학동이는 거부기잔등에서 내렸습니다. 그는 자기 집에 혼자 갔다오는 편이 빠를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거부기에게 기다리라고 하였습니다.
거부기는 머뭇거리다가 마지못해 《응, 빨리 갔다와.》하고 말하였습니다. 아마 길남이네 집에서 쫓겨나던 날 누렁개한테 죽을번 한 일이 생각났던 모양이였습니다.
학동이는 방파제에 올라서자 먼저 길남이네 집으로 갔습니다. 길남이는 집에 없고 그의 어머니가 있었습니다.
《길남인 어데 갔나요?》
《너와 바다에 함께 가지 않았댔니?》
길남이 어머니는 늘 쌍둥이처럼 붙어다니는 그들이 헤여졌다니 이상해서 물었습니다.
《나한테 오지 않았댔는데요.》
학동이가 서운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그 앤 오늘 아침 바다연구를 떠난다면서 잠수복이랑 이것저것 한짐 꿍져메고 나갔단다.》
길남이는 바다물속을 탐험하러 나간 모양이였습니다. 그렇다면 인차 돌아올것 같지 않았습니다.
《저… 로케트를 가지고 갔나요?》
《가지고 갈가말가 망설이다가 두고 갔단다. 네가 타려고 그러느냐?》
길남이 어머니는 학동이의 속마음을 꿰뚫어보고 물었습니다.
《예, 타봤으면 좋겠어요.》
학동이는 스스럼없이 말하였습니다.
《그럼 어서 내다가 타보려무나.》
길남이 어머니는 웃방문을 열어주었습니다.
학동이가 로케트를 뜨락에 내다놓고 올라앉자 조종대에 파란불이 반짝 켜졌습니다.
《목적지는 우리 집, 자 어서 가자.》
학동이는 콤퓨터에 목적지를 기억시켰습니다. 지령을 받은 로케트는 알겠다고 대답하는듯 파란불을 한번 깜박하더니 씽ㅡ 하고 지붕우로 날아올라 학동이네 집으로 향하였습니다. 콤퓨터에 목적지만 기억시켜주면 자동적으로 조종하게 되여있는 로케트는 눈깜빡할 사이에 학동이네 집뜨락에 새처럼 가볍게 내려앉았습니다.
학동이는 어머니에게 다시 온 사연을 말하고 부엌으로 들어가 좁쌀알만 한 쌀알이 가득 들어있는 쌀곽을 두개 들고 나왔습니다. 그 쌀알은 비록 좁쌀알만 해도 한알을 먹으면 한달쯤은 배고픈줄 모르는 영양가가 매우 높은 식료품이였습니다. 그밖에 학동이는 몇가지 식료품을 더 보충해넣은 배낭을 지고 나와 로케트를 타고 바다가로 나갔습니다. 거부기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거북아, 어디 있니?》
몸집을 작게 하고 바다물속에 숨어기다리던 거부기는 학동이를 보자 모래불로 나왔습니다. 사나운 개가 또다시 나타날가봐 두려웠던것이였습니다.
거부기는 학동이가 타고온것이 로케트라는것을 대뜸 알았습니다. 길남이네 집뜨락에서 살 때 자기를 구경온 마을아이들이 낙지모양을 본따 만든 로케트에 대하여 주고받는 이야기를 들은적 있었던것입니다.
학동이는 조종대의 《크기》단추를 오른쪽으로 한바퀴 돌렸습니다. 그러자 딸깍소리가 나더니 로케트는 2인용으로 커졌습니다.
《자, 올라타거라.》
학동이는 거부기가 로케트에 오르도록 도와주었습니다.
《이번 목적지는 거부기네 마을 보물창고동굴앞이야. 어서 가자.》
학동이의 말이 떨어지자 로케트는 총알보다 빠른 속도로 날아가 보물창고동굴앞에 살짝 내려앉았습니다.
학동이는 할아버지거부기를 데려다가 준비해가지고온 물건을 보여주었습니다.
할아버지거부기는 로케트를 보자 《이젠 마음이 놓인다. 어서 들어가봐라.》하고 말하였습니다.
그때까지 거부기는 로케트에서 내리지 않고 그냥 앉아있었습니다. 학동이를 따라가보고싶었던것이였습니다. 학동이도 거부기와 함께 가는것이 싫지 않았습니다.
《이번 목적지는 보물창고동굴속 맨끝이다. 멀고 험하니 조심해가자. 그러나 될수록 속도를 내여라.》
학동이가 조종대를 향해 지령을 주자 로케트는 콤퓨터에 기억된대로 파란 불을 한번 깜박하더니 동굴안으로 씽 날아들어갔습니다. 캄캄한 동굴안에 들어서자 저절로 전조등이 켜지며 굴안을 바깥처럼 환히 밝히였습니다. 로케트는 오불꼬불한 동굴속에 삐죽 나온 바위들을 박쥐처럼 요리조리 피하며 기세좋게 날아들어갔습니다. 이런 속도로 들어가면 100년이 아니라 하루이틀이면 목적지에 가닿을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학동이는 더딘것만 같았습니다.
《로케트야, 속도를 더 내여라.》
학동이의 허리를 그러안은 거부기도 신이 나서 속삭이였습니다.
그런데 전조등불빛이 차츰차츰 희미해지더니 웬일인지 로케트의 발동기가 멎어버렸습니다. 전조등불도 꺼켰습니다. 동굴안은 먹물을 뿌린듯 캄캄해졌습니다.
학동이는 가슴이 철렁하였습니다. 그는 자기의 옷에 붙어있는 전지용단추의 불을 켰습니다. 그 불빛으로 로케트를 살펴보았습니다. 그는 로케트가 멎은 원인이 고장이 아니라 해빛이 없기때문이라는것을 깨달았습니다. 해빛을 받아 그 에네르기로 가게 되여있는 로케트는 축전지에 충전해두었던 에네르기를 다 소모해버린탓에 멎고만것이였습니다. 그만에야 해빛이 없는 동굴속이라는것을 타산하지 못한것이였습니다. 학동이는 눈앞이 아뜩해졌습니다. 동굴속 끝까지 가자면 10년이 걸릴지 200년이 걸릴지 모를 일이였습니다. 그는 펄썩 땅바닥에 주저앉았습니다. 그의 눈에는 가랑가랑 눈물이 고이였습니다. 한동안 침묵이 흘렀습니다.
이윽하여 거부기가 침묵을 깨뜨렸습니다.
《학동아, 돌아갔으면 좋겠어. 밖으로 나가 찾아보는게 어때? 동굴밖에는 우리 거부기들보다 뛰여난 재간을 가진 물고기들이 얼마나 많니? 어디 그뿐이냐? 많고많은 산짐승들, 들짐승들, 날짐승들가운데는 별의별 재간을 가진 짐승들이 다 있을텐데… 꼭 동굴속에 들어가봐야 된다는 법이야 없지 않니.…》
《물론 나도 그런 생각이 없지 않아. 이 동굴속은 아직 멀고… 또 내가 찾는 그것이 꼭 있다고 장담할수도 없어. 할아버지거부기가 다녀온지도 너무나 오랜 세월이 흘렀으니 말이야. 그렇지만 난 끝까지 가볼테야.》
학동이는 나약해지려는 마음을 다잡는듯 입술을 감빨았습니다.
《그건 무엇때문이냐?》
거부기는 그 까닭을 알고싶었습니다.
《우리 삼촌이 나에게 말해줬어. 과학탐구에서 중요한건 일단 연구를 시작했으면 끝장을 볼 때까지 파고드는거라고 말이야. 나는 다시 돌아오지 못한다 해도 물러서지 않겠어.》
학동이는 움쭉 일어섰습니다.
그 말을 듣는 거부기는 가슴이 찡하였습니다. 학동이가 주저앉아 한숨을 내쉴줄 알았는데 그는 그런 나약한 소년이 아니였습니다. 그는 차돌같이 굳센 소년이였습니다.
학동이는 주먹으로 눈물을 뻑 씻더니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거북아, 넌 돌아가거라. 나 혼자 갔다올게.》
《싫어.》
거부기는 몸을 흔들었습니다.
《그럼 좋아, 같이 가자.》
그리하여 학동이와 거부기는 걷기 시작하였습니다. 한참 씨엉씨엉 걸어가던 학동이는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뒤따라오던 거부기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세시간쯤 앉아 기다리느라니 거부기가 나타났습니다. 거부기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내돋아있었습니다.
《굼뜬 너와 함께 가자면 세월이 없을것 같구나.》
《미안해, 내가 너의 짐이 되는구나. 내 천천히 뒤따라갈게 먼저 가.》
《그렇게 하자.》
학동이는 이 말을 남기고 앞으로 나가기 시작하였습니다. 얼마간 힘차게 앞으로 걸어가던 학동이가 문득 발걸음을 멈추었습니다. 동굴이 갑자기 우로 뻗어올라간것이였습니다. 얼마 높지 않았으나 매끄러워 올라갈수가 없었습니다. 그 어디 잡아쥘 돌뿌리 하나, 발디딜 틈사리 하나 없었습니다.
거부기는 올라갈수 있을런지 알수 없었습니다. 거부기를 기다려보는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거부기는 인차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닷새, 엿새… 지친 학동이는 거부기가 되돌아간게라고 생각하였습니다. 바로 그때 거부기가 나타났습니다.
《부지런히 따라온다는게… 그런데 왜 여기 있니?》
거부기는 앞발로 번들거리는 이마의 땀을 씻었습니다.
《올리굴이야.》
《그럼 내 잔등에 업혀. 이래봐도 난 발발이야.》
거부기는 바람을 마시여 몸집을 아까보다 더 크게 하더니 학동이를 등에 업고 올리굴로 풍선처럼 둥둥 기여올랐습니다. 그리고나서 학동이를 내려놓고는 다시 숨을 내쉬여 본래의 모양대로 작아졌습니다. 이번에는 평평한 길이 나졌습니다.
《내가 앞서 가겠어.》
학동이는 또 앞서 걸어갔습니다. 가도가도 평탄한 길이였습니다. 더는 올리굴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이런 속도로 가면 100년이 아니라 50년 아니, 10년이면 넉넉할것 같았습니다.
학동이가 신바람나서 가는데 심상치 않은 징후가 나타났습니다. 바닥이 질벅거렸습니다. 그가 앞을 바라보니 무엇이 번들거렸습니다. 물이였습니다.
학동이는 바지가랭이를 걷어올리고 물에 들어섰습니다. 차거운 물은 점점 깊어졌습니다. 처음에는 물이 걷어올린 바지가랭이를 적시고 그다음엔 배꼽까지 차오르고 그다음엔 겨드랑이까지 차올라왔습니다. 그는 헤염쳐서 가까스로 뒤로 물러섰습니다.
학동이는 눈앞이 캄캄하였습니다. 거부기가 여기까지 오자면 몇달이 걸릴지 몇년이 걸릴지 알수 없었습니다. 앉아 기다리자니 속이 바질바질 탔습니다.
(한숨만 쉬고있지 말자. 나에게는 앉아있을 시간이 없다. 시간을 짜낼 길은 없겠는가?)
학동이의 머리속에는 문득 좋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그는 자리를 차고 벌떡 일어났습니다. 그는 배낭을 벗어놓고 맨몸으로 거부기를 맞받아나갔습니다. 엎어져서 무릎이 쓰리고 아팠으나 참고 견디였습니다.
이윽하여 거부기를 만난 학동이는 무작정 둘쳐업고 돌아서서 냅다 달렸습니다. 물 고인 내리굴앞에 이르자 이번에는 거부기가 학동이를 바꾸어업고 물우로 씽씽 헤염쳐갔습니다.
《난 또 앞서 가겠어.》
《아니야. 굼떠도 나와 함께 가자. 넌 힘을 너무 뺐어.》
아닌게아니라 학동이는 쓰러질 지경이였습니다.
정말 잠시후 학동이는 땅바닥에 쓰러져 잠이 들고말았습니다.
그는 자면서 금속털그물을 들고 고향으로 가는 꿈을 꾸었습니다.
과학궁전 바다연구소조원들이 마주 달려오고있었습니다. 학동이는 어서빨리 동무들한테 달려가고싶었지만 어째선지 발이 말을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그는 허우적거리다가 꿈에서 깨여났습니다.
온몸이 땀으로 후줄근히 젖었습니다.
조금 있더니 웬일인지 몸이 으시시 떨렸습니다. 몸이 별로 무거웠습니다.
(내가 왜 이럴가?… 아, 내가 감기에 걸렸구나.)
학동이는 배낭을 벗어들고 약봉지를 꺼냈습니다. 알약들이 물에 젖어 범벅이 되여있었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몸은 더 떨렸습니다. 귀에서는 웅ㅡ 웅ㅡ 소리가 나고 얼굴은 화끈거렸습니다.
학동이는 더럭 겁이 났습니다. 그대로 있다가는 잘못될것 같았습니다.
그러자 학동이는 어머니가 보고싶어졌습니다. 거부기네 마을로 떠나오던 날 잘 다녀오라고 하며 배낭을 어깨에 메워주던 어머니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길남이도 몹시 보고싶었습니다. 그는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있을가?… 또 삼촌과 바다연구소조원들은?…
학동이의 두볼로는 주르르 뜨거운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가?!…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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