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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 《아동문학》 주체98(2009)년 제11호에 실린 글
□ 수 필□여기도 《신천》이다
최 복 실 나의 고향은 신천이다. 나의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아버지와 어머니의 고향도 신천이다. 그런 내가 고향을 떠난지도 이제는 20여년이라는 긴 세월이 흘렀다. 하지만 나의 마음속에는 나의 고향 신천이 한 순간도 떠난적이 없다. 단순히 나서자란 고향땅에 대한 애틋한 정때문만이 아니다. 하다면 그 무엇이 나의 마음속 깊은 곳에 뿌리깊이 자리잡았기에 그토록 고향을 잊지 못하게 하는것인가. 내가 소학교에 입학한지 얼마 안되던 어느날이였다. 선생님은 우리 학급모두를 데리고 신천박물관으로 갔다. 끝없이 이어지는 대렬을 따라 박물관의 매 호실을 돌아보며 강사의 해설을 듣는 어린 나의 가슴에도 막 복수의 피가 끓어올랐다. 전시된 미제야수들과 계급적원쑤들의 치떨리는 만행자료와 살인흉기들, 학살된 애국자들과 무고한 인민들의 유물들을 돌아보면서 미제살인귀들에 대해서, 계급적원쑤들에 대해서 똑똑히 알게 되였다. 나는 마음속으로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복수할테야, 기어이 복수할테야!)… 유년시절의 그 체험은 나에게 고향땅을 무심히 밟을수 없게 하였고 내가 다름아닌 복수의 땅, 신천사람임을 자각하게 하였다. 그런데 유년시절이 아득히 흘러가버린 오늘날에 와서 다시금 내가 다름아닌 신천사람임을 되새기게 하는 또 하나의 커다란 충격을 받을줄이야.… 내가 살고있는 해주시 장방리에서 조국해방전쟁시기 원쑤들에게 집단학살된 인민들의 유해와 유물이 발굴되였던것이다. 이 소식을 들은 나는 중학교와 소학교에 다니는 두 조카애를 데리고 그달음에 발굴현장으로 달려갔다. 발굴장소는 그리 높지는 않지만 산세가 험한 매화산의 중턱 고갱속에 있었다. 해방전 왜놈광주가 백금을 캔다고 하면서 인부들을 동원하여 뚫던 길이 십여메터가량의 자그마한 갱이였다. 그 고갱의 중간부분에 직경이 두메터가 되는 수직갱이 있었는데 그속에서 황해남도 계급교양관의 일군들이 발굴사업을 하고있었다. 이미 발굴사업이 거의 끝나갈무렵이여서 수직갱옆에는 발굴성원들이 며칠동안 찾아낸 숱한 유해와 유물들이 있었다. 이때 너무도 억이 막힌 그 광경앞에서 두주먹을 불끈 그러쥐고 온몸을 떨던 맏조카애가 눈에 불을 펄펄 담고 나를 올려다보며 말하는것이였다. 《이모, 피에 주린 승냥이 미제원쑤놈들을 어떻게… 어떻게 하면 천백배로 복수할수 있을가요?》 아홉살잡이 막내조카애도 꽉 앙다물었던 입을 열었다. 《이모, 여기도 <신천>, <신천>이예요.》 막내조카애도 피가 거꾸로 치솟는 모양 두주먹을 불끈 그러쥐고있었다. 여기도 《신천》이라는 막내조카애의 말에 나는 새삼스럽게 발굴현장을 다시 둘러보았다. 그렇다. 여기도 《신천》이였다. 신천땅의 피의 력사가 그대로 펼쳐진 이 장방리땅은 다름아닌 《신천》이였다. 피솟는 격분으로 하여 나는 마음을 진정할수가 없었다. 신천! 미제와 계급적원쑤들의 치떨리는 인간도살의 만행을 온 세상에 소리쳐 고발하고있는 신천. 세상사람들이여. 그대가 누구든지 어디 한번 원암리 밤나무골의 화약창고며 사백어머니묘와 백둘어린이묘앞에 서보라. 그러면 눈앞에 보여오고 귀전에 들려올것이다. 쏘아죽이고 찔러죽이고 불태워죽이고 사지를 찢어죽이고…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상상조차 할수없이 갖은 악착한 방법으로 사람들을 학살하면서 너털웃음을 치던 미제놈들과 계급적원쑤들의 그 승냥이상통들이. 이 원한을 천백배로 복수해달라고 부르짖던 피맺힌 그 웨침소리들이. 여기 장방리땅도 그래 신천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신천의 피의 참상이 그대로 펼쳐진 여기도 《신천》이다. 아이들의 유해도 섞여있는 170여구의 저 유해들이 소리높이 부르짖고있지 않는가. 비록 지리적위치는 달라도 미제가 더러운 군화발을 들이밀었던 모든 곳에서는 그대로 신천의 참상이 펼쳐졌던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신천의 력사, 장방리의 력사는 이제 더는 이 땅에 되풀이되지 못할것이다. 경애하는 김정일장군님을 최고사령관으로 높이 모신 선군의 내 조국이 있어, 강위력한 혁명무력이 있어 두번다시 신천의 피맺힌 력사는 아니, 영원히 이 땅에 되풀이되지 않을것이다. 나는 조카애들의 손을 꽉 부여잡고 이렇게 말했다. 《얼른 빨리 자라 장군님의 군대가 되여 미제와 판가리총결산을 하는 날 천백배로, 천만배로 원쑤를 복수해야 한다.》고. 나의 눈앞에는 이미 우리 인민의 쌓이고쌓인 원한과 복수의 서슬푸른 총창에 숨통이 끊기운 미제의 가련한 몰골이 선히 보이여오는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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