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아동문학》 주체98(2009)년 제11호에 실린 글

 

우 화

 

김 향 심    

 

어느 한 동산에

일하기 싫어하고 게으름만 부리는

꿀꿀이 살고있었네

 

온여름 그늘아래 먹기만 하고

가을 와도 겨울걱정 하지 않는 꿀꿀이

겨울이면 이집저집 다니며

얻어먹군 하였네

 

어느해 가을날 마을짐승들

올해에는 제손으로

겨울량식 장만하라고 꿀꿀이에게

단단히 오금을 박았다네

 

(쳇, 힘들게 날라오구 창고 짓구

고생할게 있어?

난 아예 산속에서 살구말테다

날 미워하는 마을을 떠나

이사를 갈테야)

 

이사짐 이고지고 떠나는 꿀꿀이를

마을의 짐승들 타일렀다네

마을을 떠나면 고생이니

착실히 겨울준비 함께 하자고

 

하지만 끝끝내 산속으로 이사간 꿀꿀이

무르익은 머루다래 따먹으며

마을의 짐승들 우둔하다 코웃음쳤네

《머리가 돌지 않으면

손발이 고생하는 법이지》

 

꿀꿀이 흥타령 부르는 사이에

어느덧 가을 가고

나무잎 우수수 산열매 뚤렁뚤렁

떨어진 열매마저 눈속에 묻혔네

산속의 겨울바람 얼마나 세찬지

오막살이집마저 날려갔다네

 

졸지에 집 잃고 한지에 나앉은 꿀꿀이

일 안하고 편히 사는 법 없음을

때늦게 깨닫고 후회했다네

후회의 눈물은 후두둑 떨어져

눈우에 점점이 얼어붙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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