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잡지 《아동문학》 주체98(2009)년 제10호에 실린 글
◇동 화◇
최 충 웅
찬이는 큰 꿈을 가지고있는 아이였습니다. 하지만 그 꿈이 어떤 꿈인지는 누구도 모르고있었습니다. 찬이는 우리 나라의 영웅들을 하나하나의 별이라고 생각하고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애는 자기도 그 아름다운 별들중의 하나가 되고싶어했습니다. 어느 봄날 저녁무렵이였습니다. 찬이가 한창 숙제공부를 하고있는데 직장에 갔던 아버지가 들어서면서 무엇인가 앞에 척 놓는것이였습니다. 찬이가 보니 아주 멋진 연이였습니다. 그 연은 마치 긴 꼬리를 가진 하얀 새같았습니다. 《히야, 아버지. 이 연 어디서 났나요?》 찬이는 너무 좋아 환성을 올리며 물었습니다. 《어디서 나긴, 내가 일을 끝낸 여가시간에 만들었단다. 너는 꿈이 큰 애가 아니냐. 이 연에 너의 그 꿈을 싣고 저 푸른 하늘로 훨훨 날아보라고말이다.》 《아이, 좋아.》 찬이는 너무 기뻐 연을 잡고 콩당콩당 뛰기까지 하였습니다. 찬이는 하늘높이 훨훨 날으는 새들을 보면 자기도 그 새들처럼 하늘을 날고싶어 《아버지, 나에게도 저 새들처럼 날개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가요. 저 높고 푸른 하늘을 마음껏 날아볼수 있게 말이예요.》하고 말하군 하였습니다. 그래서 오늘 아버지는 찬이의 그 마음을 알고 이렇게 멋진 연을 만들어온것이였습니다. 연에 꿈을 싣고 희망을 싣고 저 하늘높이 마음껏 훨훨 날아보라고말입니다. 찬이의 아버지는 연을 받아들고 좋아하는 찬이의 모습을 보며 늘 하던 말을 또 이렇게 하는것이였습니다. 《찬이야, 사람은 누구나 꿈과 희망을 가지고있지만 그것을 이루기는 결코 쉽지 않단다. 꿈과 희망을 이루자면 더없이 부지런하고 용감해야 하며 또 억세고 굴함없어야 한단다.》 그날 밤 찬이는 아버지가 준 연꼬리를 꼭 잡고 잠을 잤습니다. 다음날 찬이는 연을 가지고 민들레꽃 곱게 핀 고향의 언덕에 올랐습니다. 하늘은 가없이 맑고 푸르고 바람은 더없이 잔잔하였습니다. 찬이는 불어오는 바람결에 살짝 연을 들어 놓아주고 연줄을 풀어주었습니다. 그러자 연은 맑고 푸른 하늘로 보기 좋게 날아올랐습니다. 하늘높이 날아오른 연은 한자리에 가만히 서있기도 하고 푸른 하늘을 가로세로 날기도 하였습니다. 때로는 떨어질듯이 아래로 꼰졌다가는 다시 씽ㅡ솟구쳐오르고 그리고는 또다시 푸른 하늘을 가로세로 날았습니다. 연은 줄이 짧아 더 날아오르지 못하는것이 안타까운듯 막 몸부림치기도 하였습니다. 찬이는 잡고있던 연줄을 놓아주면서 연을 향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연아, 연아! 너는 나의 꿈을 실은 희망의 새야. 그러니 희망의 새야, 높이 더 높이 날아라. 자유로이 훨훨 높이 날아 저기 저 하늘 한끝 희망의 별에까지 가다오.》 그러자 정말 연에 하얀 깃이 돋아나고 하얀 날개가 달리더니 이름모를 흰 새가 되여 푸른 하늘로 훨훨 높이높이 날아올랐습니다. 연이 찬이의 꿈을 실은 희망의 새가 된것이였습니다. 희망의 새는 흰 두루미마냥 날개를 활짝 펼치고 깃을 치며 희망의 별을 향해 날아가기 시작하였습니다. 희망의 별은 구름너머 아득히 멀고먼 하늘 한끝에 있었습니다. 희망의 새가 훨훨 희망의 별을 향해 날아가고 날아가는데 앞에서 웬 고운 새가 나타나 그를 불러세웠습니다. 그 새는 휘파람새였습니다. 휘파람새가 물었습니다. 《새야, 새야. 나는 휘파람새란다. 네 이름은 뭐니?》 희망의 새는 대답하였습니다. 《나는나는 희망의 새라고 한단다.》 《새야, 희망의 새야. 너는 참말 아름답구나. 그래 어디로 가는 길이니?》 《나는나는 저기 멀리 희망의 별을 찾아가는 길이야.》 《희망의 별?》 휘파람새는 그 말을 처음 듣는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가 말했습니다. 《새야, 희망의 새야. 내 동무가 되여주렴. 나는 꼭 너와 함께 놀고싶어. 내 동무가 되여 나와 함께 놀자꾸나.》 희망의 새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고마워, 하지만 안돼. 나는 어서빨리 희망의 별에 가야 한단다. 희망의 별은 아득히 멀고먼 곳에 있단다.》 그러나 휘파람새는 그냥 졸랐습니다. 《조금만 놀다 가렴. 나는 휘파람도 잘 불지만 노래도 썩 잘 부른단다. 내가 노래 부를게 너는 춤을 추렴.》 휘파람새가 그냥 조르자 희망의 새는 살며시 놀고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 참말 조금 놀다가 갈가? 휘파람새와 함께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면서 조금 놀다가 갈가?) 희망의 새가 머뭇거리는것을 본 찬이가 안타까와 소리쳤습니다. 《새야, 나의 희망의 새야. 그래선 안돼, 놀아선 안돼. 한번 놀며는 두번 놀고싶고 두번 놀며는 또 더 놀고싶어져. 그러면 희망의 별에 갈수 없단다. 그러니 놀지 말고 쉬지 말고 부지런히 어서 희망의 별로 날아가주렴.》 찬이의 목소리를 들은 희망의 새는 다시 고개를 젓고나서 말했습니다. 《새야, 휘파람새야. 미안해. 놀고 갔으면 좋겠지만 놀수가 없어. 놀고 가면 희망의 별에 갈수 없기때문이란다.》 그리고는 그 자리를 훌 떴습니다. 휘파람새는 할수 없는듯 휘휘호호 휘휘호호 하고 휘파람을 불면서 어디론가 날아갔습니다. 해는 따사로이 비치고 하늘은 여전히 가없이 맑고 푸르렀습니다. 바람도 더없이 잔잔하였습니다. 희망의 새는 기쁨에 겨워 노래를 불렀습니다.
나는나는 희망의 새 희망의 별을 향해 날아갑니다 그 누가 나를 보고 놀자 하여도 놀지 않고 부지런히 날아갑니다 나는나는 부지런한 희망의 새 희망의 새
노래가 방금 끝났을 때였습니다. 크고 우악스럽게 생긴 새가 날아와 앞을 떡 막아나섰습니다. 그 새는 독수리였습니다. 독수리가 눈을 부릅뜨고 물었습니다. 《너는 누군데 어디로 가느냐?》 희망의 새는 대답하였습니다. 《나는나는 희망의 새. 희망의 별을 찾아간단다.》 《희망의 별을? 못 가, 너는 나와 함께 여기에 있어야 해.》 독수리가 위엄을 돋구며 말했습니다. 희망의 새는 이상하여 물었습니다. 《내가 왜서 여기에 있어야 하니? 내가 왜서 너와 함께 있어야 하니?》 《나는 새들의 왕이란 말이다. 너는 말버릇부터 고쳐야겠다. 왕의 말은 누구나 다 들어야 해, 더 묻지도 말고. 만약 내 말을 듣지 않으면 나는 당장 너를 갈기갈기 찢어 죽여버리고말테다.》 독수리는 날카로운 발톱을 펴보였습니다. 희망의 새는 가슴이 두근거려왔습니다. 두려운 생각이 들었기때문이였습니다. (어떻게 할가? 사정해볼가? 희망의 별에 가게 해달라고 사정해볼가?) 희망의 새가 주저하는것을 본 찬이가 또다시 큰소리로 말했습니다. 《새야, 나의 희망의 새야. 그래선 안돼. 원쑤는 인정을 몰라. 원쑤에겐 빌어선 안돼. 원쑤하고는 용감히 끝까지 싸워야 해.》 찬이의 웨침소리를 들은 희망의 새 가슴에서는 불이 일었습니다. 두렵던 생각도 싹 없어졌습니다. 희망의 새는 독수리에게 맞받아 소리쳤습니다. 《내가 네놈을 겁나할줄 알아? 그래 싸울테면 싸워보자.》 이렇게 소리치며 희망의 새는 두렴없이 독수리를 향해 날아갔습니다. 그러자 그처럼 위엄을 부리며 큰소리치던 독수리가 기겁하여 냅다 도망쳐버렸습니다. 그 꼴을 보고 희망의 새는 깔깔 웃음을 터쳤습니다. 해는 여전히 따사로이 비치고 하늘은 더없이 맑고 푸르렀습니다. 바람도 여전히 잔잔하였습니다. 희망의 새는 기쁨에 겨워 또 노래를 불렀습니다.
나는나는 희망의 새 희망의 별을 향해 날아갑니다 사나운 원쑤가 달려들어도 두렴없이 용감히 날아갑니다 나는나는 용감한 희망의 새 희망의 새
노래가 방금 끝났을 때였습니다. 세찬 바람이 일기 시작하더니 맑던 하늘이 갑자기 어두워왔습니다. 이때 무엇인가 희망의 새의 앞길을 떡 막아섰습니다. 그것은 검은구름이였습니다. 검은구름이 검은 머리채를 풀어헤치고 큰소리로 물었습니다. 《너는 누구냐? 어디로 가느냐?》 희망의 새는 대답하였습니다. 《나는나는 희망의 새 희망의 별을 찾아간단다.》 《희망의 별을 찾아간다구? 못 간다. 어서 썩 물러가.》 검은구름이 소리쳤습니다. 희망의 새는 이상하여 물었습니다. 《왜서 못 가니? 왜서 물러가야 하니?》 검은구름이 큰 입을 쩍 벌리고 푸ㅡ 하고 거센 바람을 일쿠고나서 다시 무섭게 소리쳤습니다. 《너는 내가 누군지 아느냐? 나는 하늘을 다스리는 제왕이다. 이 하늘에선 내가 하고싶은대로야. 그러니 내 말을 공손히 들어야 해. 그렇지 않으면 나는 너를 산산쪼각내여 하늘밖으로 던져버릴테다.》 희망의 새는 가슴이 또 두근거려왔습니다. 무서운 생각이 들었기때문이였습니다. (어떻게 할가? 뒤로 조금 물러가볼가? 물러갔다가 기회를 보고 다시 앞으로 날아가볼가?) 이때에도 찬이가 큰소리로 말했습니다. 《새야, 나의 희망의 새야. 그래선 안돼. 그쯤한 난관에 물러서면 앞으로는 더 물러서게 되고 더 물러서면 완전히 주저앉게 돼. 계속 앞으로 나가면 승리하고 뒤로 물러서면 죽음이야.》 찬이의 목소리를 들은 희망의 새는 새힘이 솟고 용기가 솟아올랐습니다. 무섭던 생각도 싹 없어졌습니다. 희망의 새는 검은구름을 향해 맞받아 소리쳤습니다. 《하늘의 제왕이 뭐냐? 나는 몰라. 어서 길을 썩 비켜.》 이렇게 소리치며 검은구름을 맞받아 날아갔습니다. 그러자 성이 독같이 오른 검은구름이 획ㅡ하고 불채찍을 휘둘렀습니다. 번쩍! 하고 시퍼런 불줄기가 하늘을 가르더니 요란한 우뢰소리와 함께 세찬 폭풍이 휘몰아쳤습니다. 세찬 폭풍은 희망의 새를 아득한 저 멀리로 휘뿌려 던졌습니다. 희망의 새는 정신을 잃고 아래로 아래로 떨어져내렸습니다. 그러나 곧 정신을 차리고 다시 솟구쳐올랐습니다. 그러자 폭풍은 점점 더 사나와졌습니다. 희망의 새는 더 사나와지는 폭풍속에 다시 떨어져내렸습니다. 희망의 새는 그만 지쳐 맥을 놓고말았습니다. 이것을 본 찬이가 있는 힘을 다해 소리쳤습니다.
찬이의 피타는듯 한 웨침소리는 희망의 새 가슴에 또다시 새로운 힘과 용기를 주었습니다. 희망의 새는 불사조마냥 솟구쳐일어났습니다. 그리고는 있는 힘을 다해 검은구름을 맞받아 날아갔습니다. 그때 참으로 놀라운 일이 생겨났습니다. 갑자기 폭풍이 멎고 검은구름이 사라져버렸습니다. 굴할줄 모르는 희망의 새를 보고 검은구름이 그만 겁에 질려 도망쳐버린것이였습니다. 해는 또다시 따사로이 비치고 하늘은 맑고 푸르렀습니다. 바람도 더없이 잔잔하였습니다. 희망의 새는 기쁨에 겨워 이번에도 노래를 불렀습니다.
나는나는 희망의 새 희망의 별을 향해 날아갑니다 그 어떤 시련이 앞을 막아도 억세게 굴함없이 날아갑니다 나는나는 굴함없는 희망의 새 희망의 새
희망의 새는 희망의 별을 향해 쉬지 않고 쉬지 않고 날고날았습니다. 휘파람새를 만났을 때처럼 그 누가 놀자 하여도 놀지를 않고 부지런히 그리고 독수리를 만났을 때처럼 사나운 원쑤가 달려들어도 두려움을 모르고 용감히 날고 또 날았습니다. 검은구름을 만났을 때처럼 참기 힘든 난관과 시련이 앞을 막아도 굴함없이 억세게 날고 또 날았습니다. 그렇게 날고 또 날아 마침내 희망의 별에 가닿았습니다. 그 순간 높은 하늘에서 번쩍! 하고 오색령롱한 빛이 뿜어지더니 커다란 금별 하나가 눈부시게 번쩍이며 찬이한테로 천천히 내려오는것이였습니다. 《야!》 하며 좋아라 그 금별을 잡으려고 뛰여오르던 찬이는 그만 그 무엇에 걸려 넘어지면서 아득한 허공아래로 떨어져내렸습니다. 깜짝 놀라 깨여보니 꿈이였습니다. 찬이가 불을 켜고 벽시계를 보니 작은 바늘이 방금 열두점을 가리키고있었습니다. 꿈속에서 깨여난 찬이는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희망의 새는 누가 놀자 해도 놀지를 않고 부지런히 날았고 위험앞에서도 두려움을 모르고 용감히 날았어. 그리고 난관앞에서도 굴함 모르고 억세게 날고 또 날았기에 희망의 별에 갈수 있었어. 그래서 아버지가 늘 사람이란 희망을 이루자면 더없이 부지런하고 용감하며 굴함없어야 한다고 이야기해준거야. 나도 희망의 새처럼 더없이 부지런하고 용감하며 굴함없이 배우며 자라 희망의 별에 꼭 가고야말겠어.) 찬이는 이렇게 마음다지며 이불속에서 살며시 나와 책상에 마주앉았습니다. 그리고는 어려운 수학문제 하나를 더 풀기 시작하였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