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아동문학》 주체98(2009)년 제10호에 실린 글

 

◇우 화◇

 

                                                                               

                                                                                          리 완 기

 

 

여기저기 싸다니며

약한 짐승들과 새들을

닥치는대로 잡아먹던 구렝이놈

어느날 희한한 소문을 얻어들었네

 

구렝이가 무서워하는 담배줄기로 둘러막아

좀처럼 덤벼들지 못하던 개구리마을에

동쪽에도 서쪽에도 번듯하게 문을 내고

마을의 꽃늪이며 경치를 자랑한다지

오는 손님 모두 반갑게 맞이한다지

 

(거꾸로 노는걸 청개구리라고 욕한다더니

 천하 머저리같은 놈들이군

 자랑바람에 제 죽을줄 모르다니

 이 구렝이님도 자랑덕에

 개구리마을을 타고앉자 흐흐흐)

 

개구리마을이 바라보이는 덤불속에 몸을 숨기고

소문이 사실인지 살펴보며

구렝이놈 망상에 잠겼네

(고소한 개구리료리 듬뿍 쌓아놓고

 배를 두드리며 실컷 먹어보자)

 

깡충이도 거침없이 문으로 들어가고

복슬강아지도 서슴없이 문으로 들어가네

땅속에서 기여나온 두더지도 발발발

제집 문인듯 주저없이 들어가네

 

소문이 틀림없다고 구렝이놈 너털웃음 터뜨렸네

스르륵스르륵 문을 통과하며

춤이라도 출듯 대가리 흔들었네

 

(흥, 이놈들

 자랑바람에 낸 문이 자살문이 될줄 몰랐지)

 

구렝이놈 거침없이 문을 지나는데

갑자기 찌쿠덩 대문이 닫겨지며 몸통을 조였네

우당탕 돌사태 쏟아지며 대가리 조겨댔네

 

숨이 컥컥 막혀드는지라

구렝이놈 비명을 지르는데

두꺼비며 개구리들 떨쳐나와 소리쳤네

《구렝이놈이 잡혔다

  구렝이놈이 돌사태에 묻혔다 만세》

 

그제야 함정에 빠졌음을 알아차린 구렝이놈

다가오는 개구리들에게 능청을 부렸네

《여보게들, 소문을 듣고 마을구경을 온 날세

  아무렴 손님에게 이럴수가 있나

  무슨 오해가 생긴 모양이니 어서 날 살려주게나》

 

구렝이놈의 얼림수에

두꺼비 잎담배부채를 흔들며

통쾌하게 웃음을 터쳤네

 

《이놈아

  이 문이 항상 열려있다구

  나쁜 놈까지 다 들여놓을줄 알았느냐

  너같은 놈을 잡을 방비책은

  언제나 준비되여있다는걸

  네놈이 알턱이 없지 하하하》

 

Twitter로 보내기 Facebook으로 보내기 Google로 보내기 네이버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Google+로 보내기 Evernote로 보내기 Reddit로 보내기
우리민족끼리
홈페지봉사에 관한 문의(E-mail) : urimanager@silibank.com 홈페지내용에 관한 문의(E-mail) : uriminzok@silibank.com
Copyright © 2003 - 2013 《조선륙일오편집사》 All Rights Reserved
gotop
기사종합
 
도서, 잡지
 
영화, 음악
 
독자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