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아동문학》 주체98(2009)년 제9호에 실린 글
 

전국군중문학작품현상모집 1등 당선작품

 

◇우 화◇

박 민
 

어느 한 동산에 교활한 여우와 삵이 살고있었습니다.

여우는 고개마루에 삵이 대충 지어놓은 오막살이집에 얹혀살았습니다.

어느날 먹을걸 구하러 밖에 나갔던 삵이 헐떡거리며 집으로 뛰여들어왔습니다.

《여우야, 내가 이자 아래동산에 갔다가 좋은 소식을 하나 들었어.》

《뭐? 좋은 소식?》

여우는 쪽 째진 두눈을 크게 뜨며 물었습니다.

《염소네 집에 갑자기 불이 달렸는데 옆집 너구리가 뛰여들어가 염소네 쌍둥이형제를 업어내왔대. 불길과 연기가 너무 세서 너구리네 집두 엉망이 됐더랬는데 너구리가 용타구 동산에서 아예 새집을 지어주었다지 않아. 숱한 겨울량식까지 말이야.》

삵의 말에 여우는 그게 우리와 무슨 상관이냐는듯 덤덤해있었습니다.

《왜 그래? 공짜로 집이 생길 수가 생겼는데. 우리도 이 집에 불을 지르고…》

삵이 여우의 귀에다 대고 소곤거렸습니다.

그제야 여우는 무릎을 쳤습니다.

《넌 정말 머리가 뱅뱅 도누나. 그러니 이 집에 불을 지르고 내가 불속에서 너를 구원하면 우리도 새집을… 흐흐흐.》

여우가 기뻐서 말하자 삵의 얼굴에서는 웃음이 사라졌습니다.

(뭐? 내가 불속에 있으라구? 흥.)

갑자기 생각에 잠긴 삵을 보며 여우는 또 저대로 생각을 굴렸습니다.

(삵이 저보구 불속에 있으라니까 그러누나. 어떻게 꼬드긴다? 옳지.)

여우는 해발쭉 웃으며 말했습니다.

《불속에 내가 있었으면 좋겠는데 이 집주인이야 네가 아니니. 너구리는 집주인을 불속에서 건져내고 새집을 얻었거던. 동산것들이 턱밑까지 왔을 때 불붙는 집에 잠간만 들어가있으라니까.》

여우의 그럴듯 한 말에 삵이 머리를 끄덕였습니다.

이때라고 생각한 여우가 한마디 더 보태였습니다.

《동산것들이 보는 앞에서 내가 널 척 업어내오면 모든 일이 제대로 되거던.》

《좋아, 그런데 집은 내거야. 불속에 있는건 나니까.》

삵이 자기의 욕심을 드러내자 여우는 얄미운 웃음을 지으며 말했습니다.

《암, 그렇구말구.》

이렇게 되여 자기들이 살던 집에 불을 놓은 여우와 삵은 온 동산이 다 듣도록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댔습니다.

《불이야. 불이야―》

아래동산짐승들은 그 소리에 모두들 문을 박차고 달려나왔습니다.

나무에 기여올라가 그 모습을 지켜보던 여우가 불붙는 집앞에서 서성대는 삵에게 말했습니다.

《삵아, 동산것들이 코앞까지 왔다. 어서 들어가 꾹 참고 서른만 세렴.》

삵은 내키지 않는 걸음으로 불붙는 집안에 들어갔습니다.

《제꺽 꺼내야 돼.》

《그럼. 믿으라니까.》

삵이 다짐을 받으며 들어가자 여우는 재빨리 내려가 밖으로 쇠를 잠그어버렸습니다.

그것도 모르고 불속에서 서른을 세고난 삵은 그때까지도 여우가 들어오지 않자 숨이 막혀 문을 걷어찼습니다.

그러나 문은 열리지 않았습니다.

《엉? 이게 어떻게 된거야?》

불은 더 세차게 타번지고 그속에 있던 삵의 몸에도 불이 당기기 시작하였습니다.

《앗, 뜨거워.》

삵은 불속에서 어쩔바를 몰라 몸부림쳤습니다.

《여우 이놈, 네놈이 나를 이렇게 만들다니… 아, 내가 속았구나.》

불에 타 죽어가는 삵의 비명소리를 들으며 여우는 속으로 중얼거렸습니다.

《삵아, 어쩌겠니. 네가 불속에서 죽은 다음에 건져내야 새집을 내가 혼자 차지할게 아니야.》

이때 불을 끄려고 달려오는 동산짐승들의 발소리가 가까이에서 들려왔습니다.

(이젠 들어가 삵을 꺼내야지.)

여우가 이렇게 생각하며 쇠를 벗기려 했지만 어찌된 일인지 열쇠가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동산짐승들의 발자국소리가 더 가까와졌습니다.

여우는 안달이 났습니다.

《이놈의 열쇠가 왜 이래? 콱 녹아붙었나. 동산것들이 오기 전에 삵을 꺼내야겠는데…》

여우가 급해맞아 문을 힘껏 잡아당겼습니다. 그러자 불길에 반나마 타버린 오막살이기둥이 넘어지면서 여우를 깔았습니다.

여우가 기둥밑에 깔려 허우적거렸으나 자기 힘으로는 도저히 나올수가 없었습니다.

《아이쿠― 남을 등쳐먹으려고 지른 불에 내가 타죽는구나.》

불길은 여우의 마지막비명소리를 삼켜버리며 활활 타번졌습니다.

 

(선교구역 도시건설대 로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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