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아동문학》 주체98(2009)년 제7호에 실린 글

 

◇우 화◇

 

                                             

김 향 심

어느 산골마을에 바둑이라 부르는

멍멍이 있었다네

외롭게 홀로 사는 늙은 집주인은

추울세라 앓을세라

애지중지 정성다해 바둑이 키웠네

 

어느덧 다 자란 바둑이

집주인 하는 말 다 알아듣고

잔시중까지도 들어주군 하였다네

 

살뜰한 주인과 바둑이 보며

마을의 짐승들 하는 말

ㅡ바둑이가 주인을 정말 잘 만났지

ㅡ주인의 정성이 이만저만 아니라니까

 

그때마다 바둑이 다짐했다네

긴 꼬리 살래살래 흔들며

ㅡ집주인을 위해선 모든것을 다 바칠테야

 

그러던 어느날 깊은 밤

소낙비 쫙쫙 쏟아져내리는데

시름시름 앓던 주인의 병이 심해져

생명이 위급해졌다네

 

ㅡ바…둑…아…

  약값이 없어서 약방에 못 가겠구나

  강건너…형님네 집에…가면…약이 좀 있을테니

  약을 좀… 가져오려무나…

 

낑낑거리며 집주인 살펴보던 바둑이

네다리에 힘을 주며

우뚝 일어섰다네

ㅡ왕왕왕…

 

힘차게 달려가던 바둑이

강기슭에서 걸음 멈췄네

무너진 다리

사정없이 사품치는 물결

꽈르릉 벼락치는 소리

ㅡ어이쿠 주인을 살리려다

  내가 죽겠군

  어떻게 할가? 그렇지

  주인앞에서 다리를 상한척 해야지

 

동구길 쏜살같이 달려온 바둑이

대문앞에 다달아선

다리를 절룩절룩

죽어가는 기색으로 주인앞에 나섰네

 

비맞으며 다녀올 바둑이 걱정되여

아픈 몸 일으켜 문밖을 내다보던 집주인

얕은 꾀 부리는 바둑이보고 억이 막혀 쓴입

  다시였네

ㅡ할수 없구나, 너를 주고서라도

  이 마을 의원한테서 약을 구하는수밖에

 

좋은 날 주인 따르며

긴 꼬리 살살 흔들던 바둑이

어려울 땐 《절름발이》되여

그 꼬리를 사리니

이제는 값이 없는 그 몸

약값을 대신하는것이

맞춤한 일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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