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아동문학》 주체98(2009)년 제6호에 실린 글

 

□수 필□

 

노을은 무엇으로 붉어지는가

                                   

                                                최 영 호

 

이 땅의 노을은 붉다.

언제나 붉게, 붉게만 타오른다.

아마도 불덩이처럼 이글거리는 태양의 신비로운 빛발때문이리라.

그렇다, 천하를 붉게 물들이는 해님의 밝은 빛발을 떠나 저 하늘의 붉은 노을을 어찌 상상이나 할수 있으랴.

너무나도 당연한 자연현상의 이 리치를 나는 천리마의 고향ㅡ강선을 다녀온 지금 다시금 심장으로 되새겨본다.

내가 새로운 혁명적대고조의 봉화가 타오른 강선땅에 도착했을 때에는 아직 해도 뜨지 않은 이른새벽이였다.

하지만 대야금기지의 하늘가에는 벌써 진홍색노을이 붉게붉게 피여오르고있었다. 참으로 가슴벅차게 하는 광경이였다. 지금껏 말로만 들어온, 한폭의 그림과도 같은 강선땅의 쇠물노을이 바로 눈앞에 펼쳐진것이였다.

우ㅡ웅 하는 초고전력전기로의 웅글찬 동음소리와 함께 터져오르는 용암인양 창문들마다에서 뿜어져나오는 적황색쇠물빛! 쇠물빛!…

정말 멋진 광경이였다.

그 황홀함에 발걸음은 저절로 공장정문으로 향하는데 문득 《누나, 저것 봐! 오늘은 어제보다 쇠물노을이 더 붉게 피여났어!》하는 짜랑짜랑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돌아보니 열살쯤 됐을 꼬마가 자기 누나와 함께 백두산3대장군의 거룩하신 영상을 형상한 대형모자이크벽화앞에 나란히 서있는것이였다.

직업적호기심이랄가. 나는 대뜸 그들에게로 다가갔다.

《너희들 노을구경을 나온 모양이구나.… 하긴 저런 노을이라면야 새벽잠을 좀 못 자도 아쉬울게 없지!》

그런데 꼬마의 대답이 아주 뜻밖이였다.

《쳇, 아저씬 알지도 못하면서… 저건 다 우리 아버지가 피워올리는건데요 뭐!》

《뭐, 너의 아버지가…》

《예, 우리 아버진 용해공이거든요. 쇠물을 끓이는 용해공!… 누나가 그러는데 우리 아버지가 끓이는 쇠물빛이 바로 저런 멋있는 노을을 만든대요. 맞지, 누나.》

그러자 곁에서 방글거리던 누나가 고개를 끄덕이였다.

《거 참 잘 알고있구나. 옳다, 저 노을은 너희 아버지와 같은 용해공아저씨들이 피워올리는것이란다. 그런데 너희들 저 노을이 왜 저렇게 붉은지 그건 아마 모를테지?》

《난 그것두 알아요. 아버지장군님의 해빛같은 사랑이 저렇게 붉게붉게 물들인댔어요.》

너무도 대견하고 어찌보면 어른스럽기도 한 그 대답에 나는 놀라움을 금할수 없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면 놀랄것도 없는 일이였다.

온 강선땅을 격정의 파도로 설레이게 한 그 전설같은 사랑의 이야기를 이 애라고 모를수가 있겠는가. 더우기 그 전설의 주인공인 강선용해공의 아들임에랴…

나의 머리속에는 문득 이곳 책임일군이 들려주던 그 사랑의 전설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뜻깊은 지난해 12월의 그날 우리 장군님께서 여기 용해공식당에 들리시였을 때였습니다. 용해공들의 식사질이 높다는 보고를 받으시면서도 또 식탁에 그득한 갖가지 영양가높은 음식들을 보시면서도 장군님께서는 어두운 안색을 지으시는것이였습니다. 우리들이 영문을 몰라 마주보기만 하는데 글쎄 장군님께서 그 누구도 별치 않게 생각하는 식당안의 온도에 대해서까지 마음쓰실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장군님께서는 로동자들이 추운데서 밥을 먹으면 아무리 식사질이 높아도 소용이 없다고 하시며 거듭 걱정을 하시였습니다. 그 즉시에 모든 대책을 세워주시고도 그이께서는 마음이 놓이지 않으시여 또다시 로동자들의 건강을 잘 돌봐야 한다고 간곡히 당부하시였습니다.

작가선생! 세상에 이런 고마운 사랑, 뜨거운 육친의 정이 또 어데 있겠습니까. 정말이지 저 하늘의 태양보다 더 뜨거운 경애하는 장군님의 그 사랑에 우리 강선의 로동계급은 솟구치는 감격의 눈물을 걷잡지 못했습니다.》

정말이지 새기면 새길수록 가슴이 후더워오르는 강선땅의 새 전설이였다.

그렇다, 만사람의 심금을 울린 이 가슴뜨거운 사랑의 전설이 나어린 꼬마의 작은 마음에도 강선의 붉은 노을의 거대한 의미를 새겨준것이 아닌가.

꼬마애의 여돌찬 대답이 다시금 되새겨졌다.

《아버지장군님의 해빛같은 사랑이 저렇게 붉게붉게 물들인댔어요!》

무심히 들을수 없는 말이였다. 옳은 말이였다.

《얘들아, 너희들 말이 옳다. 저 노을은 아버지장군님의 해빛같은 사랑이 그대로 끓는 쇠물이 되고 쇠물빛이 되여 저렇듯 붉게붉게 피여오르는것이란다. 그러니 너희들은 저 노을을 안고사는 강선아이들답게 공부도 잘 하고 조직생활도 더 잘 해야 한단다. 알겠지.》

《알아요, 잘 알아요! 우리 아버지도 사랑을 받기만 하고 보답할줄 모르면 강선사람이 아니라고 했어요. 그래서 난 이렇게 매일아침 여기 모셔진 백두산3대장군의 자애로운 영상을 우러르며 삼가 인사도 드리고 새 결의도 다지군 해요. 우리 철이와 함께!…》

《아저씨, 난 이다음 꼭 용해공이 될래요. 그래서 저 쇠물노을이 언제나 지지 않게 할래요.》

가슴이 쩌릿해왔다.

《오냐, 꼭 그렇게 하거라.》

나는 기특하기 그지없는 강선의 오누이를 꼭 껴안아주고나서 노을이 붉게 타오르는 제강소구내로 발걸음을 옮겼다.

밤은 깊어간다.

눈앞에는 여전히 강선의 노을이 어리여온다. 그래서인지 방송에서 울려나오는 노래소리도 류달리 이 마음을 흔들어준다.

 

노을은 아침저녁 피고지건만

강선의 붉은 노을 언제나 피네

아 어버이 그 사랑

하늘땅 끝까지 넘쳐흐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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