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아동문학》 주체98(2009)년 제4호에 실린 글

 

 ◇우 화◇

 

김 금 철

 

어느 동산에 작은 칭찬에도 우쭐거리기 좋아하는 반디벌레가 있었습니다.

반디벌레는 해가 진 저녁이면 초롱불을 켜들고 날아다니며 제 자랑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난 온 동산을 환하게 비쳐주는 별이라네, 별!》

어느날 저녁이였습니다.

이날도 반디벌레가 어디 가서 자랑을 또 펼쳐놓을가 하고 기웃거리는데 이런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아니, 이게 우리 동산의 별이 아닌가?》

꽃덩굴속에 틀고 앉아있던 왕거미였습니다.

반디벌레가 주춤주춤 물러서자 큰 거미가 엉기엉기 다가서며 말했습니다.

《여보게 반디벌레, 무서워말라구. 난 이 꽃들을 가꾸며 살아가는 꽃거미라네.》

《꽃거미? 그런데 자네가 날 어떻게…》

반디벌레의 물음에 꽃거미는 기다렸다는듯이 말주머니를 열었습니다.

《아, 온 동산이 다 아는 동산의 별을 내가 모르다니. 정말이지 자네야말로 우리 동산의 자랑이야. 자네의 등불이 없다면 동산은 영원히 어둠속에 잠기고말걸세. 자넨 정말 반디불이 아니라 <반디별>이야.》

꽃거미의 칭찬은 반디벌레의 자랑병에 날개를 달아주었습니다.

《암, 그렇구말구. 그래두 자네가 날 알아보누만. 나야말로 동산의 별이구말구.》

반디벌레의 얼굴에는 만족한 웃음이 함뿍 어렸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걱정이 되누만.》

꽃거미는 웃음을 거두고 사뭇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습니다.

《그게 뭔데?》

《다른게 아니라 자네의 그 등불이 앞길을 밝히는데는 그저그만이지만 그대신 그 빛을 보고 다른 나쁜 놈들이 달려들수 있다는걸 왜 모르나?》

꽃거미의 말을 들은 반디벌레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것 같았습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좋겠나?》

꽃거미는 울상이 되여버린 반디벌레에게 말했습니다.

《내 동산의 별을 위해서 무엇을 아끼겠나. 자네에게 우리 거미가문의 신기한 보약을 주지. 그 보약을 한 모금만 마시면 천리도 다 꿰뚫어볼수 있다네. 자네의 그 등불같은건 대비도 안돼. 어서 그 등불을 끄고 가까이 오라구. 그러다가 눈에 띄우겠어.》

《이거, 정말 고맙네. 내 자네 신셀 잊지 않겠네.》

반디벌레는 지금껏 켜들고있던 초롱불을 꺼버리고 푸르르 날아들다가 그만에야 거미줄에 털썩 걸리고말았습니다.

이 순간을 기다렸다는듯 꽃거미는 게걸스러운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으하하, 이게 웬일인가. 동산의 별이 거미줄에 걸리다니… 혹시 동산을 영원히 밝혀주려고 떠오른거야 아닐테지.》

순간 반디벌레는 꽃거미의 음흉한 속심을 알아차렸지만 이미 때는 늦었습니다.

꽃거미는 어느새 반디벌레의 몸에 칭칭 거미줄을 감았습니다.

《야 이놈아, 한치 제 눈앞도 가려보지 못하는 놈이 무슨 동산의 별이야. 넌 별이 되기 전에 내 먹이감이 돼야겠다.》

꽃거미는 반디벌레에게 날카로운 독침을 사정없이 박았습니다.

《아이쿠_

반디벌레는 그제야 어리석었던 자기를 후회하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아, 제 자랑에 눈이 멀면 원쑤를 가려보는 눈도 멀게 되고 등불을 켜들고도 원쑤의 함정에 빠지게 된다는걸 내가 왜 몰랐을가. 나야말로 동산의 별이 아니라 어리석은 불티였구나.》

 

(조선인민군 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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