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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 《아동문학》 주체98(2009)년 제4호에 실린 글
○추억에 남는 동시○
어느날 저녁 민 병 준
고달픈 하루해 저물어가고 저녁연기 푸실푸실 피여오르면 초가집의 거미들 줄을 늘이고 산새들도 포르르 보금자리 찾아들고
숨박곡질 하느라고 복새판을 피우는 아이들을 찾는 소리 온 동네에 가득 삽살이도 멍멍이도 덩달아서 컹컹…
그러나 원수님께서는 안 돌아오셔요 아침에 책을 끼시고 집을 나가시여 어둡도록 안 오셔요 점도록 안 오셔요
《저녁때가 되여도 어데 가서 안 오나?》 더럭 근심스러우신 삼촌어머님 술래잡기 하는데도 찾아가시고 뜀박질터도 찾아보셔요 반디불도 환히 초롱 켜들고 원수님을 찾아서 이리저리 날아요
물안개 피여오르는 훈훈한 저녁 싱그런 바람 불어오는 강기슭에서 풀냄새 맡으시며 벌레울음소리 들으시며 공부하고계셨어요, 원수님께서는 읽을수록 절절한 우리 말, 우리 글 깊고깊은 그 뜻을 깨치고계셨어요
모르고서야 어떻게 큰일을 하나 빼앗긴 우리 나라, 우리 글, 우리 살림 모르고서야 어떻게 모조리 찾나 동네애들 놀이에만 정신팔 때도 나라찾으실 큰뜻으로 글 익히시는 원수님
뒤에 바싹 다가서도 아시지 못하시고 열심히 공부하시는 원수님을 보시며 삼촌어머님도 대견하여 목이 메이시고 반디불도 초롱 밝혀줬어요
어둔 밤을 모르시는 원수님의 학습 구절마다 힘이 솟는 랑랑한 글소리 대동강도 주알주알 따라외며 흘렀어요
주체50(196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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