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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 《아동문학》 주체98(2009)년 제3호에 실린 글
□ 수 필 □우리의 권리
원 경 옥
봄이 왔다. 하늘땅에 차넘치는 싱그러운 봄냄새, 어디선가 불어와 내 얼굴을 살뜰히 어루만져주고는 서둘러 어디론가 날아가는 따스한 봄바람… (아, 인차 꽃이 피겠구나.) 따뜻함과 청신함으로 온 세상 만물을 무르녹이고 한껏 취하게 하는 봄의 정서는 여전하건만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선거가 있게 되는 이해 3월은 류달리도 훈훈한듯싶다. 봄날의 기쁜 상념에 잠겨 퇴근길에 오른 나는 소년단대렬이 씩씩하게 노래를 부르며 행진해가는 거리를 지나 내가 찬성의 한표를 바치게 될 선거구의 공시판앞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벌써 몇번째 이앞에 서보는지 모른다. 이 땅 어디에 가나 볼수 있는 평범한 녀인, 수집은 웃음을 짓고 나를 바라보는 사진의 주인은 바로 나의 언니이다. 십여년전 처녀시절 중학교를 갓 졸업한 작은 손으로 찬성의 한표를 바치고 가슴들먹이며 자기도 대의원들처럼 살겠다고 나와 손가락을 걸었던 언니. 그날의 단발머리처녀가 대의원후보자로 추천되다니… (이게 정말 꿈은 아닐테지.…) 나는 손에 들었던 꽃다발을 눈앞에 쳐들고 흔들어보았다. 물기를 머금은 고운꽃잎들이 춤을 추듯 한들거린다. 나는 요즘 언니가 대의원후보자로 추천된것으로 하여 늘 떠들썩한 축하와 꽃다발속에 산다. 마치도 내가 대의원이 되는듯싶다. 이렇게 공시판앞에 서있는 순간에도 정다운 얼굴들이 기쁜 웃음을 짓고 나를 바라본다. 내가 가슴뿌듯해지는 행복감에 휩싸여 자리를 못 뜨는데 조카애가 달려와 나한테 매달렸다. 《이모.》 《오, 우리 진향이 왔구나.》 《난 이모가 여기 있을줄 알았어요. 아까 꽃다발을 들고오는 이모를 거리에서 봤거던요.》 《그럼 날 찾지.》 《참, 이모두. 나야 선창자인데 어떻게 찾아요. 내가 〈이모〉하면 온 학급이 〈이모―〉할수 있어요.》 우리 둘은 즐겁게 웃었다. 《이모, 이 꽃다발 우리 엄마 줄거지요?》 《그래, 선거를 하고 대의원이 된 너의 엄마에게 안겨주련다.》 《이모, 난 꼭 꿈만 같아요. 우리 엄마가 정말 아버지장군님을 모시고 나라일을 의논하는 대의원이 될수 있을가요? 우리 엄만 이모처럼 기자두 아니구 박사두, 영웅두 아니지 않나요?》 조카애는 바람결에 팔락이는 넥타이를 바로잡으며 물었다. 《애두 참, 너의 엄만 소문난 혁신자이구 모범선동원이 아니냐. 그러니 대의원으로 선거받을 당당한 권리가 있어.》 《권리? 그건 소년단원의 권리나 같은거나요?》 나는 조카애의 천진한 물음에 선뜻 대답할수가 없었다. 자기의 물음에 대답을 못하는 나를 보기가 미안했던지 조카애는 깡충거리며 제 동무들에게로 뛰여갔다. 생각이 깊어졌다. 나는 지금껏 어른이 되면 누구나 공민이 되고 그러면 응당히, 떳떳이 가지게 되는것이 공민의 권리라고 생각해왔다. 권리, 이것이 단순히 세월의 흐름과 더불어 쉽게만 차례지는것이였던가. 이 땅의 공민이라는 오직 하나의 조건으로 누구나 꼭같이 가지는 우리의 권리. 이는 정녕 위대한 대원수님께서 항일의 눈보라길을 헤치시며 죽을 권리만을 등에 지고 학대속에 신음하던 우리 인민에게 안겨주신 인간의 존엄이며 경애하는 장군님 선군으로 지켜주시는 우리의 긍지인것이다. 천만금의 재부로도 살수 없는 인간의 존엄, 위대한 수령, 위대한 당을 모신 인민만이 가질수 있는 이 긍지. 이 존엄과 긍지가 있기에 지난날 같으면 사회의 진보와는 담을 쌓고 제 한몸의 생존을 위해 피땀을 쏟다가 시들어버렸을 나의 언니도 이렇듯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으로 우뚝 솟아오를수 있는것이 아닌가. 이 존엄과 긍지가 있기에 우리는 자기 손으로 찬성의 한표를 정중히 바쳐 경애하는 장군님을 높이 모신 정권을 반석같이 다지고 그 두리에 한마음한뜻으로 굳게 뭉쳐 강성대국건설을 힘있게 다그쳐나가는것이다. 경애하는 장군님을 모시고 나의 언니도 참가하게 될 최고인민회의, 그 엄숙한 자리에서 2012년을 향해 크나큰 긍지와 존엄을 안고 우리 폭풍쳐달려갈 승리의 지름길이 펼쳐지리라. 나의 조카애, 아니 이 땅의 모든 아이들의 더 밝은 웃음소리, 더 고운 노래소리가 푸른 하늘 높이높이 울려갈 아름다운 래일의 설계도가 펼쳐지리라. 끝없이 이어지는 나의 생각을 깨우며 조카애와 꼬마들이 나를 에워쌌다. 《이모, 권리는 꽤나 귀중한거지요?》 조카애는 귀여운 얼굴에 《심중한》 표정을 짓고 동무들과 한참이나 토론해서 얻어냈을 《답》을 말했다. 《그래, 귀중하단다. 그래서 반드시 지켜야 해.》 《어떻게요?》 《대의원이 된 너의 엄마처럼 일을 잘해서 아버지장군님을 더 잘 모셔야 해. 장군님께서 우리의 권리를 지켜주시거던.》 나도 꼬마들에게 내가 얻어낸 《답》을 이야기했다. 《이모, 그럼 약속하자요. 다음번엔 이모두 대의원이 되겠다는걸.》 (그래, 나는 언니처럼 장군님 받들어 더 많은 일을 하고 너희들은 장군님만을 따르는 해바라기가 되여라.) 나는 뜨거워지는 마음을 안고 아이들의 손을 꼭 잡았다. 꽃잎같이 야들야들한 손들을 통해 훌륭한 어른이 될 아이들의 굳은 결심이 내 맘속에도 전해졌다. 이제 몇해후에는 당당한 권리를 안고 장군님두리에 굳게 뭉친 우리의 일심단결의 대오를 더욱 강화해나갈 앞날의 공민들. 손과 손을 맞잡고 뜨거운 마음들을 잇대여보는 나의 눈앞에는 또 한차례의 대의원선거를 통해 장군님두리에 더욱더 굳게 뭉쳐진 천만군민의 대오, 그 힘으로 활짝 열어제낄 강성대국의 대문이 보이는것만 같았다. 승리의 2012년, 환희로운 경사의 아침이 보이는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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