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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 《아동문학》 주체98(2009)년 제1호에 실린 글
◇우 화◇
박 화 준
추녀 건듯 들린 새집들 즐비하게 늘어선 마을에 집주인문패 내걸고 사는 꿀꿀이 제 집에 손님만 찾아오면 올방자 척 틀고앉아 마을자랑 그칠줄 몰랐네
하루는 먼곳에서 온 소꿉적동무 깡충이 집주인보다 먼저 입을 열었네 《넓은 길 좌우로 펼쳐진 선경같은 마을 볼수록 희한하더군 예전에 산굽이를 에돌아서야 들어서던 마을입구에는 줄다리가 이렇게…》
깡충이손님 손세 써가며 줄다리이야기 꺼내려는데 손님에게 말꼭지 떼운 꿀꿀이 어처구니가 없다는듯―
《자네 손님인가, 주인인가? 우리 마을얘기야 내게서 들어야지 지금 한창 강을 질러 일떠서는 줄다리 말인가?》
손님을 깜짝 놀래울 심산인듯 꿀꿀이 허공에 가로세로 줄다리모양을 두팔 휘저어 획획 그려보이며 《전경도》설명부터 하고나서
《자네 차라리 늦잡아왔더라면 굽이굽이 에돌것없이 단숨에 줄다리 건너왔을걸 이왕 왔던바에는 며칠이건 푹 쉬였다가 멋진 다리구경 하고가게 백번 듣기보다 한번 보는게 낫다 했네》
꿀꿀이 자못 아쉽다는듯 혀까지 쯧쯧 차며 권고하는 말에 두눈 휘둥그래진 깡충이손님 저으기 짐작이 간다는듯
《제가 사는 마을의 달라진 모습을 손님보다 모르고있으니 자네 가을뻐꾸기같은 소리 할수밖에… 며칠 푹 쉴게 있나 내 방금 자네 마을 한눈에 바라보며 완공된 줄다리 건너왔는데 당장 함께 거닐어보세》
《엉?!》 깜짝 놀란 꿀꿀이 그제야 정신이 펄쩍 든듯 《그런줄도 모르고 <전경도>설명을 해댔으니 기초 세울 때 같아선 하두 아뜩하고 뻐근해서 병을 핑게대고 집에 들어박혀있었더니 헛참, 줄다리가 어느새…》
마을자랑 딱 그친 꿀꿀이 멋적은김에 주절주절 실토정하는데… 줄다리이야기 제가 자세히 들려주고나서 깡충이손님 하는 말
《새 모습 펼친 마을 한복판에 제 이름 적힌 집주인문패 보란듯이 걸렸지만 들끓는 현실을 외면하고 <골방>에 박혀있는 자네가 나보다도 낯선 이 마을 <손님>이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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