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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 《아동문학》 주체97(2008)년 제12호에 실린 글
◇우 화◇
홍 병 호
굶주린 여우 먹이를 찾아 산속을 두리번거리며 헤매이다 하늘에는 먹을것이 없나해서 머리를 들었네
마침 서쪽에서 밀려오는 시커먼 먹장구름을 본 여우 꼬리를 살래살래 저으며 이 생각 저 생각 굴리다 무릎을 찰싹 쳤네 《옳지, 저 구름을 리용해서 횡재를》
어리숙한 너구리네 감자밭쪽으로 밀려가는 구 름을 뒤쫓아 헐떡이며 고개를 넘어간 여우 너구리에게 살갑게 말했네
《여보게, 너구리 수고하네 땡볕에서 수고하는 자넬 위해 내 구름을 잡아오는 길일세 이제 비를 떨구어주겠으니 나한테 구름값을 내게》
여우의 그 말에 너구리 어리둥절해서 물었네 《구름값이라니, 구름장도 파나?》 《그렇네, 저 구름은 내가 잡아온거야 내 말 한마디면 비가 쫙쫙 쏟아질걸세》 여우의 그 말이 사실이기라도 하듯 꽈르릉 꽝꽝 우뢰가 울며 비방울들이 후둑후둑 떨어져 너구리네 감자밭 푹 적셔주었네
《어떤가, 내 말이 아마 자넨 이 넓은 밭을 다 적시자면 며칠동안 물을 길어도 어림없을걸세 그러니 어서 값이나 내게》
《참 고마운 일이군 자네가 구름까지 잡아와 날 도와주니 올해 감자농사는 대풍이 들게 뻔하네 잠간 기다리게 내 구름값을 톡톡히 낼테니》
집쪽으로 달려가는 너구리를 바라보는 여우 웃음집이 저절로 흔들거렸네 (히히, 그러면 그럴테지 이 여우님이 누구라구 벌써부터 이런 생각을 했더라면 편안히 누워서도 먹고 살수 있었을걸) 여우는 제흥에 겨워 흥얼흥얼 코노래까지 부르며 너구리를 기다리는데
저 멀리 백양나무쪽에서 너구리의 목소리 들려왔네 《여보게, 구름값을 보낼테니 어서 받으라구》 《구름값이라니?! 구름값이 어디 있나?》 여우 영문 몰라하는데 너구리 긴 장대들고 후여후여_ 참새떼 몰아왔네
《이건 뭔가? 내가 날아가는 새를 어떻게 잡아먹겠나?》 여우의 말에 너구리 제가 더 놀라운듯 말했네 《여보게, 자네야 저 하늘의 구름도 잡는데 구름밑을 날아가는 새쯤이야 왜 못 잡겠나?》 《뭐… 뭐라구?》 여우 군침 꼴깍 삼키며 날아가는 참새떼만 퀭해서 바라보는데
남쪽하늘에서 한무리의 기러기떼 날아오고있었네 《여보게, 저기 구름값이 또 날아오네 내가 주는건줄 알고 어서 받게》 《엉? 구름값…》 너구리의 그 말에 여우 끙끙 갑자르다가 날아가는 기러기떼따라 꽁무니 빼고말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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