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잡지 《아동문학》 주체97(2008)년 제12호에 실린 글
□수 필□
뜨거운 눈송이
김 은 정
12월의 어느날이였다. 항일의 녀성영웅 김정숙어머님의 탄생일을 맞으며 진행할 노래모임련습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나의 가슴은 어머님에 대한 그리움으로 한없이 설레였다. 못 잊을 하많은 사연을 속삭이는듯 어둠이 깃들기 시작한 하늘에서 함박눈이 조용히 내린다. 나의 발걸음은 저도 모르게 세거리에 모셔진 백두산3대장군 모자이크벽화에로 옮겨졌다. 자신께서 겪으신 그 모진 고난과 시련은 가슴속에 묻어두시고 꽃처럼 정답게 웃으시며 서계시는 김정숙어머님! 어머님의 영상을 우러르노라니 항일의 나날 어머님 헤쳐오신 백두의 눈보라가 더욱더 나의 가슴속에 사무쳐온다. 소년단넥타이를 맨 아이들이 주변의 눈을 정성껏 쓸고있었다. 나는 조명등우에 쌓이는 눈을 두손으로 정히 쓸어내리는 한 녀학생에게로 다가가 빨개진 두손을 감싸쥐며 물었다. 《아이, 손이 시리지 않니?》 두눈을 깜빡이며 나를 바라보던 그 애는 두볼에 귀여운 보조개를 파며 당돌하게 대답하였다. 《아니예요. 김정숙어머님께서 헤쳐오신 눈보라를 생각하면 막 가슴이 뜨거워져요.》 순간 나의 가슴은 쩌릿이 젖어들었다. 눈, 차디찬 눈! 겨울의 상징이며 생명을 가진 모든것을 얼구는 눈! 더우기 김정숙어머님께서 항일의 나날 맞으신 눈은 입김도 순간에 얼어붙고 박달나무도 얼어터진다는 백두겨울의 찬눈이였다. 발톱까지 무장한 강도 일제놈들이 혁명의 사령부를 노리며 삼엄한 경계망을 늘이고있는 때여서 심장과 혈관속의 피까지 얼굴듯 한 엄혹한 눈이였다. 그러한 백두의 장설속에서도 어머님께서는 수령결사옹위의 아름다운 꽃을 피워오시였다. 나의 머리속에는 얼마전에 학습한 회상기의 구절들이 떠올랐다. 주체28(1939)년 10월 어느날 위대한 수령 김일성대원수님으로부터 임무를 받으시고 동패자밀영으로 파견되신 김정숙어머님께서는 이러저러한 구실밑에 임무수행을 위한 결정적대책을 취하지 않고있는 림수산이라는자의 태도가 단순히 비겁성에서만 오는것이 아님을 직감하시였다. 신념없는 인간, 신념잃은 인간이 갈길은 오직 변절과 투항의 길밖에 다른 길은 없음을 간파하신 어머님께서는 이 엄중한 사실을 한시바삐 사령부에 보고하여 긴급대책을 세워야겠다고 생각하시였다. 김정숙어머님께서는 자기의 비행이 드러날가봐 밀영을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려는 림가놈의 술책을 앞지르시여 같이 간 경위대원과 함께 밀영을 은밀히 빠져나오시였다. 벌써 동패자의 깊은 수림속에는 하루종일 내린 눈이 어느덧 무릎을 쳐 걷기가 매우 힘들어졌으나 김정숙어머님께서는 이를 악물고 사령부를 향하여 줄달음치시였다. 그야말로 사생결단을 각오해야 하는 위험하고도 어려운 강행군이였다. 적《토벌대》들과 조우할수도 있었고 림가놈이《탈주자》를 잡는다고 뒤따라올수도 있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김정숙어머님께서는 길을 떠난 다음날에 그만 이미 앓던 병이 도지시였다. 그러나 쓰러졌다가는 다시 일어나고 일어나서는 한발자국, 한발자국 힘겹게 옮기면서 이악하게 행군을 계속하시였다. 그러던중 고열에 시달리다가 끝내 의식을 잃고 쓰러지셨던 어머님께서는 간신히 의식을 회복하시였다. 너무도 기뻐 손목을 부여잡고 울먹이는 나어린 경위대원에게 어머님께서는 천천히 그러나 힘있게 말씀하시였다. 우리는 어떤 일이 있더라도 사령부에 가닿아야 해요, 사령관동지께 이 사태를 보고하기 전에는 죽을 권리도 없어요. 자, 우리 노래를 부르자요. 하시며 어머님께서는 한발자국, 한발자국 앞으로 나가시며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시였다.
우리는 누리에 붙는 불이요 철쇄를 마스는 마치라 …
어머님의 등에서는 식은땀이 흘러내리고 이마에는 송글송글 땀방울이 맺혔다. 꺾을수 없는 어머님의 강한 의지와 열정앞에 백두의 눈보라도 머리를 숙이였다. 김정숙어머님의 보고를 받으시고 사태의 엄중성을 간파하신 위대한 김일성대원수님께서는 곧 그자와의 련락선을 끊으시고 사령부의 위치를 옮기시였다. 투항변절한 림수산은 적들에게 사령부의 위치를 알려주었을뿐아니라 앞장서서 그 자리를 은밀히 포위하고 달려들기까지 하였다. 경애하는 대원수님의 안녕을 지키기 전에는 죽을 권리도 없다는 어머님의 불같은 신념과 의지, 희생적인 투쟁에 의하여 조선혁명의 사령부는 무사하게 되였으며 조국해방의 새 아침이 밝아오게 된것이 아니겠는가. 정녕 어머님께서는 하늘의 태양도 녹이지 못한 백두의 만년장설속에서 가장 아름답고도 순결한 꽃ㅡ수령결사옹위의 숭고한 모범을 활짝 꽃피우신것이다. 자신의 모든 열과 정을 다 발산하시여 찬눈을 녹이시며 어머님 피우고피우신 꽃들인가 눈한점 없이 깨끗한 모자이크벽화앞에는 한여름날의 꽃밭이런듯 아름다운 꽃들이 수많이 놓여있었다. 나는 격정으로 달아오른 두손으로 소복소복 내리는 흰눈송이를 정히 받아보았다. 어쩐지 따뜻하게만 느껴지는 그 눈송이들은 내리자마자 살며시 녹아 손가락새로 스며든다. 눈송이들과 함께 어머님에 대한 이야기 끝없이 속삭이며 걸음을 옮기는 나의 가슴속에 위대한 대원수님을 받들어모신 김정숙어머님처럼 경애하는 김정일장군님을 위해 한생을 바칠 불타는 맹세의 불을 안겨주며 12월의 눈송이가 내리고 또 내린다. 아, 뜨거운 눈송이가…
(해주제2사범대학 학생)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