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아동문학》 주체97(2008)년 제11호에 실린 글

 

  ◇우 화

 

 

                  

                                                     남 일

 

어느 한 동산에 제 욕심만 차리는 꿀꿀이가 살았습니다.

어느날 아침 꿀꿀이는 당장에 부러질듯이 닳아먹은 바퀴축에 기름덩이를 매질해넣으며 중얼거렸습니다.

(이쯤하면 알아볼수가 없을테지.)

꿀꿀이는 담장밖을 힐끔힐끔 넘겨다보았습니다.

어제 저녁에 매매염소가 찾아와 길건너밭에서 콩단을 날라들이겠다고 수레를 빌려달라고 했던것입니다.

조금만 짐을 실어도 틀림없이 부러질 수레축인지라 그런걸 빌려주면 매매염소가 한편으로는 고맙다고 할거요 또 축이 부러지면 미안해서 새 축으로 수리해올게 뻔했으니 꿩먹고 알먹는격이라고 타산한 꿀꿀이는 제꺽 응했습니다.

얼마후 대문을 열며 매매염소가 들어섰습니다.

꿀꿀이는 매매염소를 반겨맞아주며 능청을 떨었습니다.

《자네가 오래간만에 부탁했는데 내 모르쇠를 하겠나. 기름칠도 다 해놓았으니 별일 없을걸세.》

매매염소는 무척 고마와했습니다.

어슬녘에 꿀꿀이는 궁금한 마음으로 매매염소를 찾아갔습니다.

울상이 되여 이러쿵저러쿵하며 맞아줄줄 알았던 매매염소가 반갑게 마주 나왔습니다.

눈이 퀭해진 꿀꿀이는 마당을 둘러보았습니다.

햇콩 서너단을 실은 자기 수레가 마당구석에 댕그랗게 놓여있었습니다.

(고놈의 수레축이 질기기도 하다. 꼭 부러질줄 알았는데.)

기분이 없어진 꿀꿀이는 당장 수레를 쓸일이 있어 왔다고 딴전을 피웠습니다.

매매염소가 미안해하며 말했습니다.

《오다가 멍멍이네 수레를 보니 큼직하더구만. 그래 그걸로 콩단을 날랐네. 쓰지는 않았지만 수레를 빌려준 자네가 고마와 콩을 몇단 싣고 가려했더니 먼저 왔네그려. 많지 않아도 맛이라도 보게.》

수레축을 새것으로 바꾸진 못했어도 맛있는 햇비지를 푸짐히 먹을 생각에 꿀꿀이의 입은 헤벌어졌습니다.

거뿐해진 마음으로 수레를 끌고 건들건들 얼마쯤 가던 꿀꿀이는 아뿔싸 그 자리에 멈춰섰습니다.

이제나저제나 하던 수레축이 뚝 부러지며 땅에 박히고말았으니 말입니다.

매매염소가 깜짝 놀라 달려왔습니다.

부리나케 콩단을 부려놓고 수레축을 살피던 매매염소가 깜짝 놀랐습니다.

《애개개, 콩단 몇단에도 못견디고 부러지다니. 자네 기름칠을 할 때는 눈을 감고 했나?》

매매염소의 말에 꿀꿀이는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습니다.

(요놈의 수레축은 하필 내가 끌 때 부러질건 뭐람.)

이 수레축을 누가 보고 떠들면 자기의 시커먼 속이 드러날가보아 꿀꿀이는 콩단이고 뭐고 내팽개치고 축부러진 수레를 질질 끌며 허둥지둥 가버렸습니다.

의아해서 꿀꿀이의 거동을 살피던 매매염소가 그제서야 머리를 끄덕이였습니다.

《아하, 그러니 꿀꿀이가 축이 다 부러지게 된 수레를 가지고 오그랑수를 쓴 모양이군. 기름덩이로 닳아진 수레축을 매질한다고 욕심쟁이속통이야 어떻게 가리울수 있겠나.》

 

(개성시 신광리 15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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