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아동문학》 주체97(2008)년 제11호에 실린 글

 

  □수 필□

 

 

     따뜻한 바람     

 

                                                     전 별

 

사람들은 누구라없이 영화감상을 좋아한다. 새 영화는 더 말할것 없고 한번 봤는데도 다시 보고싶은 영화를 상영한다면 하던 일도 미루어가며 영화를 보군 한다. 어른들도 그럴진대 영화관람을 그토록 좋아하는 아이들이야 더 말해 뭣하랴.

얼마전 일요일이였다. 출장에서 돌아온 날부터 성화를 먹여대던 애들과 함께 나는 대동문영화관으로 향했다.

근 한달이나 출장나가있으면서도 새로 개건된 이 영화관생각이 자주 나군 하던 나였던지라 발걸음이 아이들 못지 않게 가벼웠었다.

나의 량손을 잡은 아이들은 깨꾸막질걸음을 해가며 좋아 어쩔줄을 몰라했다. 그러면서도 길거리에 있는 《청량음료》매대가 나타날 때마다 뛰여가서 에스키모를 사먹군 하였다. 소뿔도 녹아 구부러진다는 삼복철이라 그늘에 가만히 앉아있어도 땀이 줄줄 흘러내리는 무더운 날씨였으니…

자기가 한개를 먹는새에 벌써 세개나 게눈감추듯 하는 오빠를 보며 딸애는 놀려댔다.

《에ㅡ 오빠는 욕심쟁이야. 그러다 배가 꽁꽁 얼겠어.》

《흥, 배만 아니라 온몸을 꽁꽁 얼구었으면 좋겠어. 넌 그렇지 않니?》

《응, 나도 그래.》

아이들은 구름 한송이, 실바람 한점 날려주지 않고 땡볕만 재글재글 내리쪼여대는 하늘에 대고 종주먹을 흔들어댔다.

무더위를 피하여 황황히 영화관에 들어서던 우리는 저도 모르게 환성을 올렸다.

《야!ㅡ 참 시원하구나.》

《꽤나 신선한데…》

영화관안은 모든것을 다 태워버릴듯이 찌물쿼대는 바깥날씨와 대조를 이루며 맑고 시원한 공기가 흘러넘치고있었다.

아들애는 장내에 꽉 찬 서늘한 공기도 성차지 않은지 홀의 곳곳에 세워놓은 대형랭온풍기앞에 가서 척 서는것이였다. 솨ㅡ 내뿜는 찬바람을 온몸에 쏘이면서 그 애들은 연송 주위를 둘러보며 감탄을 금치 못해하였다.

왜 그렇지 않으랴.

눈앞에 보이는것마다, 몸에 닿는것마다 희한하게 꾸려졌으니 어찌 황홀경에 잠기지 않으랴.

인민의 문화정서생활을 위한 전당인데 모든것을 최상급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경애하는 장군님의 크나큰 사랑으로 하여 제일 좋은 자재로, 제일 값비싼 설비로, 제일 훌륭한 건축기술로 꾸려진 영화관이 아닌가.

《아버지, 이 영화관은 건물도 설비도 다 좋지만 난 이 자리가 제일 좋아요.》

딸애가 색갈 고운 고급나무로 만든 의자에 척 앉아 팔걸이에 손장단을 치며 하는 말이였다.

《그건 왜 말이냐?》

《이젠 아버지무릎에 앉지 않아도 되거던요. 이렇게 혼자 척 앉아도 영사막이 잘 보이니까요.》

딸애는 두다리를 흔들거리며 생글생글 웃었다. 유치원때부터 영화를 볼 때엔 앞사람이 가리워 머리를 이리저리 오가거나 목을 기껏 뽑아들기도 하고 아버지, 어머니의 무릎에 올라 앉아 보군 하던 아이들이였으니 좋아도 할만 하였다.

《참 아버지, 경애하는 아버지장군님께서 우리 어린이들을 위해서 이 관람석단의 높이를 다시 정하게 하셨대요. 알고계시나요?》

《오! 반복시공 말이지.…》

아들애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해주던 나의 가슴은 저도 모르게 뭉클해졌다.

반복시공!

건설과정에는 이미 해놓은것이 잘되지 않거나 마음에 들지 않아 반복시공하는 일이 많다. 하지만 다 지어놓은 건물에서 그것도 아이들만이 전문으로 사용하는 영화관도 아닌데 키작은 어린이들과 그들을 안고서 영화를 볼 부모들의 불편까지 헤아려 관람석을 다 들어내고 다시금 대공사를 벌리게 한다는것은 그 누구도 엄두도 못낼 일이다.

또한 영사막과 가까운 곳인 맨앞에 앉을 사람들의 자그마한 불편과 건강까지 념려하여 관람석 두줄을 없애버리도록 반복시공을 벌린 일은 더구나 없었다.

이것은 돈벌이를 위해서 건물을 짓고 봉사시설을 꾸리는 나라들에서는 상상조차 할수 없는 일이다. 오직 인민을 위하고 인민들의 편리를 위해서라면 억만재부도 아끼지 않으시는 경애하는 장군님의 크나큰 은덕에 의해서만이 생겨날수 있는 전설같은 이야기인것이다.

어찌 이뿐이랴. 경애하는 장군님께서는 완공된 영화관을 돌아보시면서 홀에 낸 나지막한 3개의 층층계단까지 헤아려 어린이들과 로인들이 상할수 있다시며 앞으로는 경사바닥을 해주라고 세심히 가르쳐주시였고 예술작품전시홀에는 아이들의 소묘작품도 전시하여 영화보러 오는 사람들에게 자기들의 재능을 맘껏 뽐내도록 해주시였다.

정녕 우리 인민들과 어린이들에게 안겨주시는 경애하는 장군님의 크나큰 사랑과 은정의 세계는 무한대로서 그 끝은 어디인지 그 누가 다 헤아릴수 있으랴.

하기에 우리 아이들은 그 언제나 아버지장군님을 생각하고 장군님을 그토록 그리며 따르는것이 아닌가.

어느덧 영화가 끝나 사람들의 물결이 밖으로 흘러나갈 때였다. 제 동생의 손을 잡은 아들애가 홀의 구석에 세워진 대형랭온풍기앞에 바싹 다가서는것이였다. 그 모양을 보며 나는 이상해서 머리를 기웃거렸다. 한증탕속처럼 뜨거운 열기가 확확 풍기는 밖에서 금방 들어섰을 때라면 몰라도 공기조화기로 조절된 서늘한 관람실에서 근 두시간이나 있었댔는데…

《아니, 넌 아직도 몸이 식지 않아 찬바람을 맞느냐?》

《아니예요, 아버지. 이안에서 나오는게 찬바람이 아니예요.》

《응?…》

《해해, 오빠두 엉터리야. 이게 찬바람이 아니믄 더운 바람이나?》

딸애가 쫙 편 두손바닥을 흔들며 눈을 할기죽거렸다.

《응, 그렇지. 더운 바람이야,  따뜻한 바람…》

아들애의 생각에 잠긴듯 한 목소리였다.

나는 무슨 영문인지 몰라 랭온풍기앞에 손을 대보았다. 헌데 웬걸, 딸애의 말대로 손이 대번에 시릴 정도로 찬바람이 쏟아져나오고있었던것이다.

그런데…

《아버지, 지금 경애하는 장군님께선 어데 계실가요?》

제법 어른스러운 아들애의 물음이였다.

《갑자기 그건 왜 묻느냐?》

《이 더운 삼복철에 장군님께선 온몸에 땀을 흘리시며 험한 전선길을 넘으시겠는데… 우린 이렇게…》

격정에 목이 메이는지 더 말을 잇지 못하는 아들애를 바라보는 나의 가슴은 순간적으로 찡ㅡ해지는것을 어찌할수  없었다.

그래, 그래, 정말이지 경애하는 장군님께서는 지금 어데 계실가.

인민의 봉사전당과 문화생활의 전당인 궁궐같은 옥류관, 청류관 그리고 이 대동문영화관에서 우리들이 마음껏 행복을 누리도록 하시고는 자신께서는 지금 어디서 《삼복철강행군》을 하고계실가.

아들애의 말대로 아흔아홉굽이 철령을 넘으실가 아니면 공장과 농촌의 험한 길을 걸으시며 뙤약볕을 맞으실가.

생각할수록, 더듬어볼수록 가슴이 뜨거워만지고 격정이 솟구쳐오른 나는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얘들아, 아버지장군님께서는 지금 이 시각에도 <삼복철강행군>을 하고계신단다. 바로 우리들이 누리는 행복을 더욱 정성껏 가꾸시고 꽃피워주시려고 말이지…》

《알아요, 아버지. 그저 안타까운건 우리에게 안겨주시는 아버지장군님의 사랑의 크기와 뜨거움의 열도가 얼마나 높은지 다 모르고있는거예요.》

《옳은 말이다. 이 서늘한 바람이 경애하는 장군님께서 안겨주시는 사랑의 바람, 따뜻한 바람인줄 알아야 한다.》

그렇다, 이 얼마나 기특한 아이들의 생각인가.

하다면 이 애들이 어쩌면 이다지 어른스러워졌을가. 그것은 바로 주고 주고 또 주시는 아버지원수님의 은정이 너무 크기에 몸도 마음도 얼른 잠간 자라 때이르게 어른스러워지는것이 아닐가.

격정으로 온몸이 뿌듯해진 나는 마음속으로 웨쳤다.

《그래 아이들아, 마음껏 행복을 누리며 자라거라. 더워도 더운줄 모르게, 추워도 추운줄 모르게 살펴주고 지켜주는 아버지장군님의 크나큰 품이 있으니 오늘보다 더 좋을 래일, 너희들의 앞날은 또 얼마나 찬란할것이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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