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아동문학》 주체97(2008)년 제10호에 실린 글

 

  우 화

 

                                          남 금 향

 

여기 솔골동산에서는 오늘 짐승들의 달리기경기가 진행된답니다. 등수에 따라 상을 크게 준다는 소문을 들어서인지 아침부터 경기장으로는 많은 짐승들이 모여들었습니다.

곰, 노루처럼 큰 짐승들은 물론이고 다람쥐와 들쥐처럼 작은 짐승들도 너나없이 모두 참가했습니다.

뿐만아니라 날아다니지만 새가 아니라 짐승이라고 뻐기는 박쥐까지도 경기장에 나타났습니다.

박쥐는 다람쥐의 머리우를 날아돌며 시까슬렀습니다.

《다람쥐야, 너 날 이길것 같니?》

《길고 짧은건 대봐야 안다고 했어.》

다람쥐의 당돌한 대답에 박쥐는 작은 눈을 부릅뜨며 발끈 성을 냈습니다.

《뭐, 대봐야 안다구? 네가 아무리 나무를 잘 날아넘는다 해두 어림도 없어. 그렇게 잘 뛰는 노루와 사슴두 나한텐 안될걸. 오늘 경긴 해보나마나 1등상은 내거야. 여기 모인 짐승들중에 하늘을 나는 짐승은 나뿐이거던.》

박쥐가 우쭐대며 돌아치는데 그의 사촌벌 된다는 들쥐가 찾아왔습니다.

《얘, 박쥐야. 넌 꼭 거꾸로 매달렸다가야만 날군 한다지. 그런데 어떡하니. 출발선엔 나무도 끈도 없는데.》

박쥐는 별걱정 다한다는듯 도리머리질했습니다.

《흥, 이제 두고봐라. 내가 1등 하는걸.》

박쥐는 으시대며 출발선앞으로 날아내려 다른 짐승들이 하는대로 하얀 금을 그은 땅우에 넙적 엎드렸습니다.

드디여 《호르륵―》 하고 출발신호가 길게 울렸습니다.

그런데 이것 보세요.

짐승들은 모두 뽀얀 먼지를 일구며 부리나케 달리기 시작했는데 박쥐만은 출발선에서 날개를 푸드득거리며 날아갈줄 몰랐습니다.

아무리 모지름을 써야 땅바닥에 착 달라붙은것처럼 도무지 몸을 솟구칠수가 없었던것입니다.

경기가 끝나자 동산의 짐승들이 어찌된 일인가 하여 흰줄우에 엎드려있는 박쥐에게로 우르르 몰려왔습니다.

사연을 알게 된 짐승들은 《1등은 자신있다고 큰소리치더니…》 하며 폭소를 터뜨렸습니다.

깔깔대던 다람쥐는 땅바닥에 엎드려 벌벌 기는 박쥐를 잡아일으키며 말했습니다.

《네 그 연약한 다리를 가지고 어떻게 땅을 차고 날아오른단 말이냐? 무슨 일이나 자기를 똑바로 알고 그에 맞게 할 때라야 성공하는 법이야.》

이어 다람쥐는 박쥐의 뒤다리를 잡고 공중에 훌쩍 던졌습니다. 그제야 박쥐는 날개를 펴들고 황황히 동굴을 향해 날아갔습니다. 톡톡히 망신당한 어리석은 자신을 뉘우치면서 말입니다.

(평양시 평천구역 평천1동 69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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