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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 《아동문학》 주체97(2008)년 제10호에 실린 글
◇우 화◇
김 성 률
마을에서 외따로 떨어져 살고있는 건달뱅이 꿀꿀이에게 하루는 황소가 찾아와 말하였네 《여보게, 래일부터 물길공사를 하니 아침 일찍 일터에 나오게나》
새벽부터 선잠깨고 일하러 나갈 생각에 꿀꿀이는 몸살이 와 툴툴거렸네 (제길, 시끄럽게들 구는군 무슨 공사요 동원이요 편할 날이 없군) 그러던 꿀꿀이 한가지 수를 생각해냈네
이튿날 일하러 오지 않은 꿀꿀이를 찾아 황소가 가보니 꿀꿀이네 집에는 자물쇠가 채워져있었네 머리를 기웃거리며 멀어져가는 황소를 집안에서 몰래 내다본 꿀꿀이 쾌재를 올렸네 《흥, 벌써부터 이런 수를 생각했더라면 마음 편히 살수 있었을걸》
이렇게 꿀꿀이는 아침에도 저녁에도 대문에는 자물쇠 채워놓고 새로 낸 뒤문으로 몰래몰래 다녔네 며칠 지난 어느날 저녁 뒤문으로 나오던 꿀꿀이 참다못해 찾아온 황소에게 들키고말았네
《자넨 왜 대문자물쇠를 열지 않고 뒤문으로 나오나?》 황소의 물음에 꿀꿀이 얼른 둘러쳤네 《하, 글쎄 열쇠를 잃어버려서 그러지 않나. 어찌겠나, 내 뒤문자물쇠를 인차 구해 채우고 공사장으로 나가겠네》 그 말 들은 황소는 쓰다달다 말없이 가버리고말았네
하루 이틀이 지나고 며칠이 또 지나도록 이 구실 저 구실 대며 항상 문을 채워놓고 빈둥거리며 놀고만 있던 꿀꿀이 물길공사 마감날에야 억지로 일하러 나갔네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공사장에서는 공사를 마감짓고 상품수여식을 하였네
제일먼저 검정말이 나가고 뒤따라 멍멍이, 매매염소, 깜장토끼 모두가 꿀참외며 장수감자를 한아름씩 받았네 이어 《꿀꿀이―》 하는 황소의 부름소리 (헹, 신수가 좋으면 엎어져도 떡함지라더니…) 사기가 난 꿀꿀이는 코를 벌름거리며 씩씩하게 걸어나갔네
그런데 꿀꿀이가 받은건 자그마한 자물쇠 하나 《아니, 이건 뭐요? 난 자물쇠나 삶아먹으라는거요?》
황소가 그 말 듣고 점잖게 말하였네 《왜 마음에 안 드나? 그래도 우린 자넬 특별히 생각해서 이 자물쇠상을 주기로 했네 대문만 채워놓고 뒤문을 채우지 못해 공사장에 못 나왔다니 이 자물쇠야말로 자네한테 필요한 특등상품이지.》
황소의 말에 꿀꿀이는 마치 그 자물쇠가 제 입에 채워진듯 아무 말도 못하고말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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