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아동문학》 주체97(2008)년 제6호에 실린 글

 

  ◊  동 화 ◊

 

전국군중문학작품현상모집 1등 당선작품

        

                                류행복

 

먼 옛날 어느 바다가마을에 현무라는 목수총각이 살고있었습니다.

어려서부터 눈썰미가 있는데다가 목수일을 배워서인지 그의 재간은 정말 뛰여났습니다. 같은 나무를 가지고도 그가 깎고 다듬어 만든 가구들은 아주 맵시있고 쓸모가 있었답니다.

그래서 동리사람들은 새 가구가 필요할 때면 의례히 그를 찾아오군 했습니다.

한입건너 두입건너 그의 재간은 이웃마을에까지 소문이 났습니다.

어느날 이웃마을의 권부자라는 사람이 현무를 찾아왔습니다.

권부자는 수염을 배배 꼬며 현무가 방금 일을 끝낸 가구 하나를 이리기웃 저리기웃 들여다보더니 고개를 끄덕이였습니다.

《자네 소문이 날만도 하네그려. 이보게, 나한테 돈궤를 하나 든든하게 만들어주지 않겠나?》

《돈궤라니요?》

현무는 돈궤라는 소리에 어리둥절해서 권부자를 쳐다보았습니다.

재간이 좋다는 소리는 많이 들었어도 돈궤를 만들어달라는 소리는 처음 듣는것이였으니까요.

《왜 그러나? 값을 적게 낼가봐 그러나? 걱정말게. 잘만 해주면 내 후히 주겠네.》

현무는 부자집의 돈궤를 만들어주는것이 마음에 내키지 않았지만 권부자가 하도 지꿎게 달라붙는 바람에 그의 청을 받아들였습니다.

며칠이 지나서 현무는 다 만든 돈궤를 수레에 싣고 권부자네 집으로 찾아갔습니다. 토방에 앉아 부채질을 슬슬 하던 권부자가 입이 귀밑까지 벌어져서 돈궤를 내리쓸고 올리쓸며 어쩔바를 몰라했습니다.

그리고는 현무를 방으로 이끌었습니다.

방안에는 푸짐한 음식상까지 차려져있었습니다.

《어서 들게. 자네덕에 멋진 돈궤가 생겼는데… 흐흐흐. 자 어서.》

현무는 난생처음 받아보는 부자집의 대접에 몸둘바를 몰라하였습니다.

권부자는 옷을 해입으라고 은전 다섯잎과 비단천까지 몇필 안겨주었습니다.

이때 할 일이 없어 빈둥거리며 마실을 왔던 김첨지와 홍첨지가 돈궤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자네 이런걸 어디서 구했나?》

권부자는 흡족한 미소를 짓고 한쪽구석에 옹색하게 앉아있는 현무를 턱으로 가리키며 으쓱해하였습니다.

《아니, 그럼 저 총각이 그 소문난 목수…》

부자들은 저마다 돈궤를 열어보고 쓸어보고 하더니 약속이나 한듯 현무에게로 다가왔습니다.

《내것두 만들어주게 응? 그럼 내 단단히 신세를 갚겠네.》

《난 자네가 요구하는건 뭐나 다 주겠어. 그저 잘만 좀, 응?》

두 첨지는 현무가 들고있는 은전 다섯잎과 비단천을 내려다보며 서로 찧고 까불며 수선을 떨었습니다. 권부자가 준것보다 몇배나 되게 값을 치르겠다는것이였습니다.

잘 대접받고 집으로 돌아오는 현무의 마음은 흐뭇했습니다.

(내 재간이 이렇게도 값이 나간단 말인가?

그런걸 지금까지 아무런 값도 받지 않고 그냥… 허참.)

현무는 목수재간만 잘 리용하면 자기도 권부자 못지 않게 잘살수 있겠다는 생각이 불쑥 들었습니다.

(두 첨지네 돈궤도 해줄테다. 값을 후히 주겠다는데야 거절할게 있나!)

다음날 아침 돈궤를 만들 목재를 고르고있는데 건너집 장쇠아저씨가 그를 찾아왔습니다.

《아저씨가 어떻게?》

현무는 무슨 나쁜짓을 하다 들킨 사람처럼 흠칫 놀라며 일어섰습니다.

《마침 있었구만. 바쁘겠지만 또 신세를 질가해서 그러네. 다름이 아니라 우리 딸 분이가 부모없는 이웃마을 총각과 혼례를 치른다네. 그 총각으로 말하면 나라를 지키는 싸움에서 수많은 적들을 물리친 용맹한 무사라네. 그런 훌륭한 젊은이를 사위로 맞게 되였으니 경산 경사네만 구차한 살림이다보니 장농 하나 변변한게 없네그려. 그래 생각다못해 장농을 하나 자네한테 맡기려구…》

《그―래―요?》

현무는 선뜻 대답을 하지 않고 이리저리 생각을 굴리였습니다.

(이웃간에 거절할수도 없구. 그걸 만드느라면 시일이 걸릴게구. 그러면…)

현무의 눈앞에는 김첨지와 홍첨지의 얼굴이 자꾸만 얼른거렸습니다.

《바쁜게로구만. 내가 공연한 신세를 지려고 하는게 아닌가? 그럼 난 돌아가겠네.》

장쇠아저씨는 미안해하며 돌아가려고 했습니다.

《아니 뭐 그런게 아니라…》

그때 장쇠아저씨네 집에서 《음메―》하는 소울음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아차, 저 아저씨네 집에 새끼밴 어미소가 있지? 이젠 새끼날 때도 되였겠다, 차라리 장농을 잘 만들어주고 한마리 달래야지. 그 소가 커서 황소가 된다면야 그까짓 비단천 몇필에 비할가?)

속구구를 해보고난 현무는 돌아서는 장쇠아저씨에게 말했습니다.

《좋아요, 내 정성껏 만들어올리리다. 아무리 바쁘다해도 이웃의 부탁인데 자, 걱정말구 돌아가시우. 내 인차 해드리지요.》

《이거 정말 고맙네.》

장쇠아저씨는 진정으로 고마와했습니다.

현무는 장쇠아저씨가 돌아간 다음 장농을 만드는데 달라붙었습니다.

그의 눈앞엔 자꾸만 송아지가 얼른거렸습니다.

(수송아지를 낳으면 좋겠는데… 아니, 암송아지가 더 좋을거야. 그래야 커서 또 송아지를 낳지.…)

그러느라니 잠도 다 오지 않았습니다.

이틀낮 이틀밤을 꼬박 새우니 장농이 만들어졌습니다. 다 만든 장농을 바라보며 현무는 생각했습니다.

(장농이 장쇠아저씨의 마음에 들겠나?

그 아저씨의 마음에 흠뻑 들어야 송아지소릴 슬쩍 비쳐보겠는데…)

고개를 기웃거리던 현무는 장농의 네 귀마다 꽃무늬를 새겨보았습니다.

하지만 썩 씨원해보이질 않았습니다.

(어떻게 한다?)

이틀밤이나 장농을 만들며 송아지를 생각한탓인지 머리가 어질어질해났습니다.

현무는 머리를 좀 쉬여야겠다는 생각이 나서 서늘한 바다가로 나갔습니다.

그가 바다가에 이르렀을 때였습니다.

갑자기 바다물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더니 무엇인가 불쑥 솟구치는것이였습니다.

현무가 눈이 둥그래져서 바라보니 놀랍게도 바다우에 파아란 물색의 옷을 입고 어깨에는 선녀의 날개옷같은 하늘하늘한 수건을 걸친 어여쁜 소녀가 서있는게 아니겠습니까.

소녀는 머리우에 난생처음 보는 아름다운 꽃송이를 꽂고있었는데 그 꽃에서 눈부신 금빛이 뿜어나오고있었습니다.

《엉?》

현무가 꿈을 꾸는것만 같아 두눈을 껌벅이는데 예쁜 소녀는 땅을 밟듯 사뿐사뿐 물우를 걸어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난 바다소녀예요.》

《예? 바…바다소녀라구요?》

《그래요, 총각님은 무슨 일로 바다에 나왔는가요?》

현무는 바다소녀의 부드러운 목소리에 한동안 얼떠름해 서있다가 대답했습니다.

《저… 실은 이웃집 장쇠아저씨네 딸에게 줄 장농을 만들었는데 마음에 들지 않아 그럽니다.

그 처년 외적을 치는 싸움에서 큰 공을 세운 용감한 무사와 혼례를 치르게 되였는데… 아무래도 제 성의가 부족한것 같애서…》

현무는 바다소녀에게 마음착한 사람으로 보이고싶어 속생각을 감추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의 말을 들은 바다소녀의 얼굴에는 깊은 감동의 빛이 어렸습니다.

《아이참, 자기 일도 아닌 남의 일에 그렇게도 정성을 기울이는 총각님의 그 마음이 정말… 내가 도와드리지요. 자, 이 꽃을 받으세요.》

바다소녀는 머리에 꽂았던 금빛화려한 꽃송이를 현무에게 주며 말했습니다.

《이건 신기한 바다진주꽃이랍니다. 이 꽃은 꼭 남을 위해 쓸 때에만 신기한 조화를 부린답니다.

난 물나라할머니한테서 이 꽃을 이 세상에서 제일 마음 착한 사람에게 주라는 분부를 받았어요.

그래 그런 사람을 찾아 자주 바다기슭까지 나와보군 했답니다. 남을 위하는 착한 마음을 지닌 사람을 찾았으니 정말 기뻐요.》

바다소녀가 주는 꽃을 받아들던 현무는 눈이 휘둥그래졌습니다. 금빛색갈뿐인줄만 알았던 그 꽃에 칠색무지개빛이 아롱다롱 비껴있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니 조개껍질로 정교하게 다듬은 난생처음 보는 꽃이였습니다.

(이런 귀한 꽃을 나에게 주다니…)

향기까지 풍기는 그 신기한 진주꽃을 들여다보느라 여념이 없는 현무에게 바다소녀가 말했습니다.

《이 꽃을 총각님이 만든 장농에 붙이세요.

그럼 소원대로 될거예요. 그리고 총각님이 두손을 펴들고 〈바다진주꽃아, 내게로 돌아와주렴.〉라고 말하면 그 꽃은 다시 당신의 손에 쥐여지게 된답니다.》

말을 마친 바다소녀는 눈깜짝할 사이에 물속으로 사라져버렸습니다.

설레이던 바다는 다시금 고요해졌습니다. 얼떠름해서 멍하니 바다소녀가 사라진 물속만 바라보던 현무는 한참만에야 정신을 차리고 허겁지겁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는 바다소녀의 말대로 바다진주꽃을 장농 한구석에 살짝 붙였습니다.

그랬더니 이게 웬 일이겠습니까.

갑자기 장농에서 칠색무지개빛이 령롱하게 뿜어나오는것이 아니겠습니까.

일곱가지 무지개빛갈이 아롱다롱 어울려서 빛을 뿌리는 그 장농은 지금껏 보지도 듣지도 못한 장농이였습니다.

《야!》현무는 어린아이처럼 막 환성을 올렸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이 장농이 장쇠아저씨네 집으로 보내야 할 물건이라는데 생각이 미쳤습니다.

(가만있자, 송아지따위나 바라고 이 멋진 장농을 장쇠아저씨에게 준단 말야? 가만가만… 그렇지, 새끼밴 어미소를 통채로 달래야겠어. 그러면 소 두마리를 단번에 얻는것으로 될게 아닌가. 아무렴, 이 장농이야 그 어미소와 바꿀만도 하지.)

다음날 희한한 장농을 보게 된 장쇠아저씨는 너무도 좋아서 어쩔바를 몰라했습니다.

《이 사람아, 이 신셀 어떻게 갚으면 좋겠나, 응?》

《원 신세라니요. 그런 말은 그만두세요.》

장쇠아저씨의 기색을 슬쩍 살피고난 현무는 지나가는 소리처럼 말했습니다.

《참, 장쇠아저씨네 소는 언제 새끼를 낳는가요?》

《이제 엿새만 지나면 된다네.》

《그 소가 참 실하던데요?》

《자네 맘에 드나?》

《아 그런 소를 탐내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요?》

《그럼 그 소를 가지게. 이웃을 위하는 자네의 진정에 비하믄야 아무것도 아니지. 어서 가져가라구.》

장쇠아저씨는 서슴없이 자기집 소를 현무네 집에 끌어다주었습니다.

《아니, 이러시면 제가…》하면서도 현무는 속으로 무척 기뻤습니다.

(정말 좋구나. 타고난 나의 재간으로 바라는건 뭐나 다 가질수 있으니 이런 행복이 또 어디 있을가.)

그런데 다음날이였습니다.

현무가 새끼밴 소에게 풀을 베여다 먹이며 흐뭇해하고있는데 《이 사람, 현무》하며 장쇠아저씨가 황급히 달려왔습니다.

《무슨 일이예요?》

현무는 혹시 소를 찾으러 오지 않았나 해서 속이 조마조마해 물었습니다.

《글쎄 이런 신기한 일이 또 어디 있겠나? 자네가 만들어준 그 장농말일세.

거기에 내가 무명옷을 넣었댔는데 아니, 글쎄 오늘 보니 비단옷으로 변한게 아니겠나. 하두 신기해서 내 헌옷을 한번 더 넣어봤는데 아니 그것도 비단옷으로 되여버리지 않겠나.》

《뭐, 뭐라구요?》

《자네 눈으로 직접 보게. 이건 사실이야.》

현무는 손에 들었던 풀단을 마구 집어던지고 장쇠아저씨네 집으로 달려갔습니다.

거기에는 벌써 마을사람들이 한가득 모여있었습니다. 그들은 한줄로 주런이 서서 자기들의 헌옷들을 그 장농에 넣었다 꺼내는데 꺼낼 때마다 신기하게도 비단옷으로 바뀌여지는것이였습니다.

현무는 도무지 믿어지지 않아 자기의 옷을 벗어 그 장농에 넣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신기하게도 현무의 옷도 번쩍거리는 비단옷으로 변했습니다. 더더욱 놀라운것은 주머니안에 있던 엽전이 금전으로 변한것이였습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현무는 자기가 만든 장농이 이런 보물장농이였다는것이 좀처럼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아니 그럼 내가 이런 보물장농을 그따위 황소와 바꾸었단 말인가? 아, 이럴줄 알았으면 아예 주지도 않는건데…)

집에 돌아온 현무는 너무도 아수하고 속이 알찌근하여 머리까지 질끈 동여매고 자리에 누워버렸습니다.

(그런 보물을 내 손으로 남에게 주다니, 바다소녀가 준 그 바다진주꽃이 그런 보물꽃인줄 알았더라면… 아이구, 골이야.)

한참 머리를 앓던 현무는 (참, 바다소녀가 그 꽃을 다시 내 손에 넣을수 있다고 했지.) 하는 생각이 들어 자리를 차고 벌떡 일어났습니다.

그리고는 바다소녀가 하던 말을 곰곰히 생각해보며 두손을 펴들고 입속으로 중얼거렸습니다.

《바다진주꽃아, 내게로 돌아와주렴.》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현무의 손에 그 아름다운 바다진주꽃이 척 생겨나는것이 아니겠습니까.

너무 기뻐 덩실덩실 춤까지 추던 현무는 자기 집 장농에다 그 꽃을 살짝 붙였습니다. 순간 방안이 별안간 환해지면서 그 장농이 무지개색이 아롱져 빛나는 아름다운 장농으로 되였습니다.

《야, 됐구나 됐어. 나한테도 보물장농이 생겼다! 가만, 나혼자만 몰래 써야지.》

현무는 서둘러 문구멍으로 밖을 내다보았습니다. 누가 오지 않는가 해서였습니다.

그리고는 자기 집의 옷가지들을 몽땅 걷어서 그 장농에 와락와락 쓸어넣었습니다. 그런데 참

이상한 일이였습니다.

그의 옷들은 비단옷으로 되기는커녕 도리여 더 낡은 헌옷으로 변해버리는게 아니겠나요.

현무는 그 장농에 권부자가 준 은전 다섯잎도 넣어보았습니다. 그러자 그 은전들은 쇠붙이로 변해버렸습니다.

《엉? 어떻게 된거야?》

분명 장쇠아저씨네것과 같은 장농으로 되였는데 그 집에서처럼 보물장농으로 되지 않으니 정말 이상한 일이였습니다.

현무는 밖으로 나가 슬그머니 장쇠아저씨네 집을 건너다보았습니다.

장쇠아저씨는 그 장농을 아예 마당에 내놓았는데 자세히 살펴보니 신기한 바다진주꽃이 없어져서 아무 빛갈도 없는 보통의 장농이였습니다.

하지만 그 장농속에서는 여전히 비단옷과 금전들이 나오고있었습니다.

오늘은 이웃마을에서까지 사람들이 가득 모여와 비단옷들을 안고 돌아가는것이였습니다.

(참 이상한걸?)

의문을 풀수 없어 현무는 다시 바다가로 나갔습니다. 아무래도 바다소녀를 만나 까닭을 알아야 했습니다.

바다가에 이른 현무는 《바다소녀야! 바다소녀야!》하고 큰 소리로 불렀습니다.

그러자 바다 한가운데서 바다소녀가 솟아올랐습니다.

《어떻게 날 또 찾아왔어요?》

《예. 당신이 준 그 꽃은 정말 이상합니다.》

현무는 잔뜩 볼이 부어서 사연을 이야기했습니다. 조금도 덜지도 보태지도 않고 사실 그대로 말입니다. 그래야 바다소녀가 보물장농을 만들게 해줄테니까요.

현무의 말을 들은 바다소녀는 얼굴에서 웃음을 거두고나서 말했습니다.

《내가 뭐라고 했나요. 그 꽃은 꼭 남을 위한 일에 쓸 때에만 신기한 조화를 부린다고 하지 않았나요. 사실 난 당신이 이웃을 진정으로 위해주는 착한 사람인줄로만 알고 그 진귀한 꽃을 주었는데 이제보니 당신은…》

바다소녀는 그의 앞에 나타날 때처럼 조용히 사라져버렸습니다.

집에 와보니 아름다운 장농은 온데간데 없고 이전의 장농만이 그를 맞이했습니다.

(아, 내가 언제부터 제 욕심만 차리게 되였을가.…)

현무는 진정으로 자기를 뉘우쳤습니다.

그는 외양간에서 소를 끌어내여 장쇠아저씨네 집으로 몰고 갔습니다. 그리고 소고삐를 장쇠아저씨의 손에 쥐여주며 말했습니다.

《아저씨, 이 소를 도로 가지세요. 난 정말 나쁜 놈이예요. 사실은 이 소를 바라고 그 장농을 해주었던거예요.》

장쇠아저씨는 펄쩍 뛰였습니다.

《아니 그게 무슨 소린가? 소를 도로 가져오다니.》

《아저씨, 어서 받으세요.》

현무는 한사코 장쇠아저씨에게 소고삐를 넘겨주었습니다.

《그럼 이 장농을 자네 집에 가져다놓으세나. 내가 이런 귀한 보물장농을 어떻게 그저 가지겠나.》

장쇠아저씨는 보물장농앞으로 성큼성큼 다가갔습니다. 현무는 장쇠아저씨의 팔을 붙잡으며 급히 손을 내저었습니다.

《아, 아저씨. 그래서 그런게 아니랍니다.

이 장농이 우리 집에 있으면 어떻고 아저씨네 집에 있으면 어떤가요. 이 장농이야말로 마을의 보물인걸요.》

현무는 제스스로도 얼굴이 달아오르는지 머리를 숙이며 조용히 말했습니다.

《내가 어리석은 놈이였지요. 사람이 물욕에 눈이 어두워지면 이웃도 몰라보게 되고 나중엔 나라일도 생각하게 되지 않지요. 외적과의 싸움에서 공을 세운 무사와 그의 안해를 위해 장농을 만들어주는것도 다 나라를 위하는 일이였는데 내가 너무 자기 생각만 했거든요.》

현무는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자초지종 숨김없이 다 말하였습니다.

현무의 말에 장쇠아저씨는 사람좋게 웃었습니다.

《뭘 새삼스레 그런 말을 하나? 현무, 자네야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좋은 사람인걸.

보물장농이 생긴것보다 자네가 깨끗한 마음으로 다시 돌아온게 더 기쁘네.》

장쇠아저씨는 이렇게 말하며 현무의 어깨에 손을 얹고 껄껄 웃었습니다.

그 웃음이 어찌나 호탕했던지 현무는 저도 모르게 따라웃었습니다. 그들의 모습은 꼭 친형제같이 정다왔습니다.

 

×

 

그때로부터 세월은 많이도 흘렀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현무와 보물장농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고 전하며 장농을 만들 때마다 그때의 보물장농처럼 진주조개껍질을 붙이고 번쩍거리는 그 장농을 자개박이장농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리고 자개박이장농을 집안의 가보로 여기면서 소중히 다루어왔답니다.

 

김일성종합대학 문학대학 학생

                

                  

Twitter로 보내기 Facebook으로 보내기 Google로 보내기 네이버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Google+로 보내기 Evernote로 보내기 Reddit로 보내기
우리민족끼리
홈페지봉사에 관한 문의(E-mail) : urimanager@silibank.com 홈페지내용에 관한 문의(E-mail) : uriminzok@silibank.com
Copyright © 2003 - 2013 《조선륙일오편집사》 All Rights Reserved
gotop
기사종합
 
도서, 잡지
 
영화, 음악
 
독자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