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아동문학》 주체97(2008)년 제5호에 실린 글

 

   □ 단편소설 □

 

쌍둥이맏아들

 

                       장 익 성

 

제령산마루에 해가 방긋 얼굴을 내밀자 산과 들에 밤새 피였던 하얀 서리꽃이 은가루를 뿌린듯 눈부시게 반짝이며 빛을 뿌렸습니다.

나무가지우에 날아앉은 참새무리들은 노래경연이나 하듯 저마다 목청을 돋구어 짹짹거렸습니다.

탄광마을은 이른새벽부터 부글부글 들끓었습니다.

올해공동사설을 높이 받들고 더 많은 석탄을 생산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가고오는 사람들모두가 걸음새가 더 빨라지고 탄광방송선전차는 시간마다 일어나는 새로운 혁신적소식들을 알려주며 바삐 돌아갔습니다.

해가 한발이나 되게 솟아오르자 금석이는 외발기를 가지고 집을 나섰습니다.

8살 나이에 비해 남달리 키가 꺽두룩하고 갸름한 얼굴에 어글어글한 눈이며 오똑 일어선 코날에는 그 누구한테도 지지 않으려는 야무진 성격이 비껴있었습니다.

얼음판을 향해 씨엉씨엉 걸어가는 금석이의 어깨우에서는 해빛을 받아 외발기날이 번쩍거렸습니다.

이 외발기는 《청년갱》굴진소대장을 하는 아버지가 스케트날을 박아 만들어준것이예요.

한겨울치고는 드물게 따뜻한 날입니다. 바람없이 푸근하여 외발기타기에는 정말 알맞춤한 날씨입니다.

금석이는 오늘 한책상에 나란히 앉아 공부하는 광석이와 함께 외발기타기경기를 약속한것입니다.

도도록한 되박이마에 몸집이 다부진 광석이는 유치원시절부터 착한 일을 많이 하여 빨간 별을 언제나 함께 받군 하던 딱친구입니다. 그리고 소학교에 입학하여서는 누가 더 많이 5점꽃을 피우는가 내기하는 경쟁자이기도 합니다.

이번에야 자기의 《위력》을 떨칠 때가 왔다고 생각한 금석이의 입에서는 방실 웃음꽃이 피여났습니다. 유치원때 썰매타기경기에서는 늘 광석이를 떨구고 1등을 하여 교양원선생님의 칭찬을 독차지하군 했으니까요.

(오늘도 문제없이 광석이의 코대를 눌러놓을수 있어.)

금석이는 어깨를 으쓱 추어올렸습니다.

이런 생각을 굴리며 얼음판이 보이는 강뚝에 올라선 금석이는 갑자기 금붕어눈이 되였습니다.

언제 벌써 나왔는지 광석이가 외발기를 타고 얼음판을 씽씽 달리고있었던것입니다.

《쳇, 아무러면 내가 질줄 알구.》

금석이는 혼자 중얼거리며 얼음판우에 내려섰습니다.

이 《얼음판경기장》은 마을앞에 흐르던 수정천강물이 얼어붙자 중학반 형님들이 스케트를 타기 위하여 수학시간에 배운 령(0)처럼 눈을 말끔히 쓸어 만든것입니다.

이때 광석이가 보란듯이 외발기송곳을 휘두르며 얼음판을 한바퀴 돌아왔습니다.

《금석, 이제 나왔니?》

광석이는 달리던 외발기를 맵시있게 멈추어 세우고 반갑게 맞아주었습니다.

《일찍 나왔구나. 오늘도 나를 이겨보자는거지?》

《경기야 이기자고 하지 지자고 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니.》

《그러니 오늘은 내가 양보해줘야 하겠구나.》

《뭐, 양보해준다구? 고양이 쥐생각하지 말아.》

《좋아, 오늘도 누가 이기나 어디 한번 해보자.》

이날 경기는 누가 먼저 얼음판을 한바퀴 돌아오는가 하는것입니다.

금석이는 외발기옆에 송곳을 세우고 살짝 올라앉았습니다. 그리고는 광석이가 준비할새도 없이 《하나, 둘, 셋!》하고 구령을 치고는 앞으로 먼저 내달렸습니다.

《야, 이건 반칙이야. 다시 하자.》

광석이는 달려가는 금석이를 불러세웠습니다.

어글어글한 두눈이 올롱해진 금석이는 뒤돌아섰습니다.

《왜 반칙이라는거야. 네가 굼떠서 그러지.》

《〈준비!〉라는 구령도 없이 그렇게 먼저 달려가니 반칙이지 뭐야. 선생님도 학교에서 달리기를 시킬 때 〈준비!〉하고 말하지 않던.》

《좋아, 그럼 네가 구령치라.》

이렇게 되여 경기는 다시 시작되였습니다.

이때였습니다.

탄광방송선전차가 산기슭을 따라 한폭의 그림처럼 아담한 문화주택들이 늘어선 마을 한가운데 와서 방송을 시작하였습니다.

이달 석탄생산을 위한 첫 전투소식을 말이예요.

누가 먼저 가는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달리던 광석이가 갑자기 외발기를 멈추고 우뚝 일어섰습니다. 그리고는 앞서 달리는 금석이를 찾았습니다.

《금석아.》

그 바람에 앞으로 힘껏 내달리던 금석이는 갑자기 외발기를 세우려다가 그만 얼음판우에 궁둥방아를 찧었습니다.

《광석아, 너 왜 그러니?》

무슨 일인지 몰라 어리둥절해진 금석이는 엉치밑에 하얗게 묻은 눈가루를 털념도 하지 않고 물었습니다.

《금석아, 저 방송차에서 우리 아버지 이름을 불렀어. 정말이야.》

《뭐, 너의 아버지 이름을?》

정말 방송선전차에서는 《다시 알려드리겠습니다.

〈청년갱〉채탄소대장 김영식동무는 올해 공동사설을 높이 받들고 이달의 첫날 석탄생산에서 단연 1등의 자리를 차지했습니다.》라는 방송원누나의 목소리가 울려왔습니다.

《금석아, 너 들었지. 우리 아버진 이달의 첫 혁신자야.》

광석이는 으쓱해서 어깨를 추어올리며 뽐을 냈습니다.

그러나 금석이도 지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우리 아버지도 혁신자야.》

《어디 너의 아버지 이름은 방송차에서 불렀니?》

《그래두 우리 아버진 신문에 이름도 나고 번쩍이는 훈장도 많아. 그러니 혁신자지 뭐야.》

《혁신자면 왜 방송차에서 이름을 부르지 않았니? 우리 아버지처럼 온 탄광마을이 다 알도록 이름을 불러야 진짜 혁신자야.》

그 말에 금석이는 말문이 막혀 더 말하지 못했습니다.

이런 일로 하여 오늘 외발기타기경기에서는 승부를 내지 못하고 그만두었습니다. 더는 있고싶지 않아 금석이가 집으로 발길을 돌렸던것입니다.

학습은 물론 뽈차기와 달리기경기에서 아직 한번도 누구한테 져본적이 없는 금석이는 어깨가 축 처지고 찌프린 인상으로 눈덮인 강뚝길을 따라 스적스적 무겁게 걸음을 옮기였습니다.

땅에 얼어붙은 눈이 밟을 때마다 《뽀드득, 뽀드득》하고 내는 소리도 자기를 놀려주는것만 같이 들려왔어요.

금석이는 길옆에 쌓여있는 애꿎은 눈더미만 발로 콱 걷어찼습니다.

(우리 아버진 광석이 아버지처럼 왜 방송차에서 이름을 부르지 않을가?)

생각할수록 아버지때문에 광석이한테 진것만 같아 막 가슴이 알찌근해왔습니다.

소학교에 입학하던 날 학생은 공부를 잘하여 최우등생이 되여야 한다고 하면서 좋은 학습장과 지우개, 수지연필까지 사다주던 아버지 그리고 외발기경기를 한다는것을 알고는 꼭 이기라고 스케트날을 박아 외발기까지 만들어준 아버지였습니다. 무슨 일에서나 1등의 자리를 양보하지 말라고 말해주던 아버지가 왜 광석이 아버지처럼 이달의 첫 혁신자가 되지 못했을가?

오늘은 아버지가 원망스럽고 광석이 아버지가 부럽기만 했습니다.

금석이는 이제 아버지가 집에 돌아오면 한바탕 행풀이를 하리라 마음먹었습니다.

 

×

 

어머니가 부엌에서 무엇을 지지는지 《칙, 칙!》하는 소리와 함께 고소한 기름내가 방안에까지 솔솔 스며들어와 가득찼습니다.

금석이는 참지 못해 사이문을 빠금히 열고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는 갑자기 부엉이눈이 되였어요.

찬장앞에는 여러가지 음식들이 놓여있고 뚜껑을 열어놓은 가마안에서는 노르스름한 기름튀기가 동동 떠돌아가고있으니 말입니다.

《어머니, 오늘이 무슨 날이나요?》

금석이는 군침을 꼴깍 넘기며 물었습니다.

《아버지가 새해 첫 전투를 하고 돌아오신단다.》

《그래서요?》

《우리도 아버지가 집에 오시면 축하해줘야지.》

어머니는 젖은 손을 행주치마에 문지르며 말했습니다.

《쳇, 아버지가 뭐 혁신자나?》

금석이의 두볼은 빵처럼 뽕뽕 불어나고 입술은 붕어주둥이처럼 쑥 나왔습니다.

《금석아, 너 무슨 말을 그렇게 하니? 왜 아버지가 혁신자가 아니란 말이냐?》

어머니는 놀란 눈길로 금석이를 바라보았습니다.

《어머니는 알지 못하면 가만 있으라요.》

금석이는 획 몸을 돌려 창문가에 다가섰습니다.

《아니, 너 이제는 어머니앞에서 못하는 말이 없구나. 누가 너보고 아버지가 혁신자가 아니라고 말하던?》

《…》

《어서 말해라. 너 오늘은 웬일이냐?》

《어머니는 방송차소리를 듣기나 했어요?》

《나도 다 들었다. 오늘 〈청년갱〉에서 혁신자환영모임을 한다고 하더라.》

《누가 그것보고 그래요?》

《그럼 뭘 말이냐?》

어머니는 창문가에 오또기처럼 서있는 금석에게로 다가서며 다정히 물었습니다.

《어머니, 왜 우리 아버진 광석이 아버지처럼 채탄공이 되지 못하고 굴진공을 하나요?》

《굴진공이 어쨌다고 그러니. 굴진을 먼저 해주어야 석탄을 더 많이 캘수 있단다.》

《그래도 광석이 아버진 석탄을 많이 캐니 방송차에서 혁신자라고 이름을 냅다 부르는데 우리 아버지가 해놓은 일은 어디 보이기나 해요?》

그제야 어머니는 커가는 아들애를 대견스러운 눈길로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난 너의 아버지가 하는 일이 제일이라고 생각한다.》

《씨, 굴진공이 뭐가 좋아서요?》

《너도 아버지처럼 굴진공이 되겠다고 말하구서도 그러니?》

정말 유치원시절에 아버지가 년간총화때마다 앞가슴에 번쩍이는 훈장을 달고 집으로 올 때면 《야, 우리 아버지가 제일이야. 나도 크면 아버지처럼 굴진공이 될래요.》하고 말하며 아버지를 무척 따르고 자랑하군 하던 금석입니다.

어머니는 부엌에 나가 큰 접시에 기름튀기를 가득 담아가지고 들어왔습니다.

《금석아, 네가 좋아하는 기름튀기를 했다. 어서 먹어라.》

《싫어요. 난 안 먹어요.》

금석이는 아직도 오늘 아침 얼음판에서 있었던 일이 가슴속에서 내려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좋아하는 기름튀기도 먹지 않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집앞을 나선 금석이는 가던 걸음을 멈추고 말뚝처럼 우뚝 섰습니다. 결김에 집을 나섰지만 어디로 가야 할지 명확한 결심이 없었던거예요.

이때였습니다.

《너, 금석이 아니가?》

키가 날씬하고 예쁘장하게 생긴 방송원누나가 앞에서 걸어왔습니다.

금석이는 방송원누나를 알아보자 아무말없이 획 돌아섰습니다. 여느때 같으면 《누나!》하고 막 부르며 달려갔을 금석입니다.

유치원때 있었던 일이예요.

비가 내리는 어느날, 유치원정문을 나선 금석이는 집으로 돌아가고있었습니다.

비방울은 점점 더 커지고 번개불이 번쩍이였습니다. 그리고 《꽈르릉ㅡ》 둔중한 우뢰소리… 소낙비가 쫘륵쫘륵 사정없이 내려때렸습니다.

이때 지나가던 방송선전차가 금석이앞에 와서 멎었습니다.

(왜 그럴가?)

금석이는 이상하다는듯 방송선전차를 바라보며 길 한옆으로 비껴섰습니다.

방송원누나가 문을 열고 나왔습니다. 그리고는 비를 맞아 물참봉이가 된 금석이의 손을 잡아 방송차에 태워 집앞에까지 데려다주었습니다.

이때부터 금석이는 방송원누나를 알게 되였고 언제나 친누나처럼 무척 따랐습니다.

《금석아, 너 오늘은 왜 그러니?》

《…》

금석이는 고개를 다소곳한채 말없이 발끝장난질만 했습니다.

방송원누나는 무슨 일인지 알수 없어 쌍까풀진 눈에 긴 속눈섭만 삼박이며 물었습니다.

《어서 말해. 누구하고 싸웠니?》

그러자 금석이는 대합조개처럼 꼭 다물었던 도톰한 입술을 열었습니다.

《누난 미워.》

그리고 아니꼬운 눈길로 흘겨보았습니다.

너무나도 뜻밖의 말에 방송원누나의 얼굴은 잘 익은 사과알처럼 빨갛게 피여올랐습니다.

《금석아, 왜 내가 밉니?》

《광석이 아버지 이름만 방송차에서 부르고 우리 아버지 이름은…》

그제야 모든 사연을 알게 된 방송원누나는 새물새물 웃으며 말했습니다.

《호호. 너 그래서 뿔이 났구나. 그럼 이제 너의 아버지 이름도 온 마을이 들썩하게 불러주마.》

《씨! 누나도 우리 엄마와 꼭같은 사람이야.》

금석이는 더 말하기 싫다는듯 큰 길가로 총알같이 내달렸습니다.

《금석아, 〈청년갱〉에서 다시 만나자. 그리로 꼭 오너라.》

방송원누나는 멀어져가는 금석이의 뒤모습을 바라보며 크게 소리쳤습니다.

 

×

 

높이 솟은 석탄산은 해살을 받아 번쩍번쩍 눈부시게 빛을 뿌렸습니다.

방송원누나와 헤여진 금석이는 좀처럼 마음을 다잡을수가 없었습니다.

어머니와 방송원누나가 해주던 말이 귀전에 쟁쟁히 들려왔던거예요.

(정말 우리 아버지가 혁신자일가? 정말 누나가 우리 아버지 이름을 불러줄가?)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을 굴리며 걷던 금석이는 앞에서 《딸가닥 딸가닥》하며 들려오는 광차소리에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그리고는 자기가 지금 《청년갱》의 사무실앞까지 왔다는것을 알게 되였습니다.

석탄을 가득 실은 광차가 길게 꼬리를 물고 두줄기의 레루길을 따라 씽씽 달려가고 저탄장에서는 불도젤이 《와릉와릉》소리를 내며 덧쌓이는 석탄무지를 밀어내고있었습니다.

《야, 정말 굉장하구나.》

금석이는 저도 모르게 벌린 입을 다물줄 몰랐습니다.

이때였어요.

《금석아, 이제 왔니? 너를 얼마나 찾았다구 빨리 갱앞으로 가자.》

어디서 보고 달려왔는지 광석이가 헐떡거리며 말했습니다.

《난… 안 가겠어.》

《야, 왜 그래? 방송원누나가 너를 기다리고있어.》

《왜 나를 기다린다는거야.》

《혁신자축하모임때 너의 아버지를 축하해준다고 했어. 정말이야.》

《너도 같은 꽝포쟁이구나.》

《뭐 내가 꽝포쟁이?》

《그래 우리 아버진 굴진공인데…》

《그… 그건…》

광석이는 말끝을 얼버무렸습니다.

《왜 말 못하니? 난 가지 않겠어.》

금석이는 두번다시 아버지때문에 광석이한테 지고싶지 않았던거예요.

《좋아, 그럼 내가 대신 가서 너의 아버지를 축하해줘야지.》

금석이가 더 말을 할새없이 광석이는 획 몸을 돌려 씨엉씨엉 걸어갔습니다.

그러자 금석이는 생각이 깊어졌습니다.

어떻게 할것인가? 《청년갱》앞으로 오라고 하던 방송원누나의 목소리가 귀전에 쟁쟁히 들려왔습니다.

비둘기마음은 콩밭에만 가있다고 지금 금석이의 마음은 저녁노을빛을 받아 곱게 물든 하늘의 꽃구름처럼 둥둥 《청년갱》으로만 달려갔어요. 그리고 꽃목걸이를 목에 걸고 싱글벙글 웃으시는 아버지의 모습도 영화의 한 장면처럼 눈앞에 안겨왔습니다.

그리하여 금석이는 살금살금 광석이의 뒤를 따라 《청년갱》앞으로 갔습니다.

벌써 갱앞에는 중학반 형님, 누나들이 두줄로 나란히 마주서서 북을 치고 노래를 부르고있었습니다. 그리고 방송선전차옆에는 방송원누나와 광석이가 서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금석이의 심장은 쿵쿵 뜀박질을 했습니다. 금석이는 저도 모르게 그곳으로 발볌발볌 다가갔습니다.

《금석이가 왔구나. 여기로 빨리 와.》

방송원누나가 먼저 보고 반겨주었습니다. 그리고는 차안에서 꽃목걸이 두개를 가지고 나와 아이들에게 하나씩 나누어주었습니다.

《이건 왜 주나요?》

금석이는 의아한 눈길로 방송원누나를 바라보며 물었습니다.

《이제 너희들의 아버지가 갱안에서 나오면 이 꽃목걸이를 척 걸어주거라.》

《그게 정말이나요?》

《그럼 탄광에서 굴진공과 채탄공은 없어서는 안될 사람들이란다. 그래서 쌍둥이 맏아들이라고도 한단다.》

《쌍둥이 맏아들이요?》

광석이는 머루알처럼 까만 눈을 반짝이며 물었습니다.

《그럼, 쌍둥이 맏아들이지. 굴진공인 금석이 아버지가 더 많은 일을 해야 채탄공인 광석이 아버지의 이름도 빛나는거구 또 광석이 아버지가 맡은 일을 더 잘할수록 금석이 아버지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활짝 피여나지. 굴진공과 채탄공!

서로 맡은 일의 이름은 달라도 경애하는 아버지장군님을 한마음한뜻으로 받들어나가는 그 마음이 꼭같이 빛을 뿌리니 쌍둥이 맏아들이구말구. 똑같은 쌍둥이혁신자구. 이젠 알겠니? 요 귀염둥이들아. 호호호…》

《야! 난 그런것도 모르고 우리 아버지만 제일이라고 금석이에게 뽐냈구나.》

광석이는 머리를 숙이고 뒤통수를 슬슬 긁었습니다.

그리고 금석이의 두눈도 새별처럼 반짝 빛났습니다.

《누나, 날 용서해줘요.》

《금석아, 알았으면 됐다.》

방송원누나는 그의 어깨를 살뜰히 다독여주었습니다.

잠시후에 혁신자들이 갱안에서 나왔습니다.

그러자 방송선전차에서는 환영곡이 울려나오고 방송원누나의 축하방송목소리가 온 골안을 들었다놓았습니다.

이때라고 생각한 금석이와 광석이는 나는듯이 앞으로 뛰여나갔습니다. 그리고 서로 약속이나 한듯 광석이는 금석이 아버지에게, 금석이는 광석이 아버지의 목에 꽃목걸이를 걸어주었습니다.

요란한 박수소리가 짜락짜락 울려퍼졌습니다.

금석이는 옆에 선 광석이의 손을 꼭 잡으며 말했습니다.

《광석아, 우리도 크면 아버지처럼 탄광에 없어서는 안될 쌍둥이 맏아들이 되자.》

《좋아, 너는 굴진공, 나는 채탄공!》

《그러고보니 우리 이름도 쌍둥이 같구나. 너는 광석이, 나는 금석이.》

《정말.》

《하하하.》

이들은 서로 마주 바라보며 밝게 웃었습니다.

서산마루에 걸린 해도 벙글 웃으며 세대를 이어 이곳 탄광에 자라나는 쌍둥이 맏아들을 축복해주듯 금빛해살을 함뿍 뿌려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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