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아동문학》 주체97(2008)년 제5호에 실린 글

 

   □ 단편소설 □

 

우리 누나

 

                       김 기 수

 

졸졸 흐르는 시내를 옆에 낀 길은 록음 우거진 골짜기로 끝없이 빠져들었다.

밥주걱같은 떡잎을 달고 싱싱히 뻗어나간 칡넝쿨이며 머루다래숲은 호젓한 산길우에 향긋하고도 달콤한 냄새를 한껏 풍겨놓았다.

덕일이는 하얀 등산용배낭을 지고 곱게 물든 단풍나무밑으로 난 길로 걸음을 다그쳤다.

딱 바라진 몸에 산듯한 색운동화를 신고 다기차게 걷는 그의 모습은 여라문살치고는 퍽 당돌해보인다.

그가 이 산길에 오르게 된것은 여름방학이 시작된 다음날 아버지가 일하고있는 탐사대의 어느 낯모를 누나로부터 받은 뜻밖의 편지때문이였다.

그것은 참말 수수께끼같은 일이였다. 얼굴 한번 본적 없는 누나가 무엇때문에 자기를 꼭 탐사대에 한번 왔다가라고 부탁했을가? 누나는 김영희라고 했다. 시원하게 쓴 누나의 편지구절이 머리속에 새록새록 떠올랐다.

《…덕일학생, 한번 보지도 못한 누나로부터 편지를 받게 된다는것을 놀랍게 생각할거예요. 그렇지만 이제 만나면 다 알수 있을거예요. 방학이 시작되였으니 아버지도 한번 만나볼겸 탐사대에 꼭 놀러 와요. 여긴 참 좋은 곳이예요. 덕일학생이 좋아하는 광물표본도 얼마든지 구할수 있어요. 그리고 생물에서 배우는 산열매며 식물은 또 얼마나 많고요. 선생님에게도 편지를 보냈으니 어머니와 의논해서 꼭 오도록 하세요.

그럼 잘 있어요.

                           탐사대 김영희로부터.》

뿐더러 편지속에는 뻐스에서 내리면 어떤 령이 마주보이고 그 령을 에돌면 어떤 동굴과 벼랑이 있다는 등 아주 세세한 길안내도까지 들어있었다.

찬찬하고도 친절한 누나였다.

그리하여 덕일이는 오늘 새벽 부리나케 집을 떠났던것이다. 그러나 누나에 대한 생각은 지금껏 머리속에서 잠시도 떠날줄을 몰랐다. 어떤 누나일가? 그리고 무엇때문에 나를 찾았을가.

누나의 편지를 받고보니 자기를 부른 누나에 대한 생각이 더욱 간절해졌다.

덕일이는 동무들한테서 자기 누나가 재미나는 그림동화를 사다준 이야기며 차근차근 학습을 도와주던 이야기를 들을 때 몹시 부러워하군 했다.

이제 그곳에 가면 아버지도 만날수 있고 멋진 광물표본도 구할수 있지 않는가! 고마왔다.

덕일이는 배낭을 추슬러올리고는 걸음을 다그쳤다. 누나가 알려준것처럼 길은 무던히도 험했다.

엊그제 내린 소나기에 말끔히 씻겨진 산길이며 숨박곡질하듯 진대나무에 묻혀버리군 하는 가리마같은 오솔길은 이따금 덕일이를 당황케도 만들었다.

울창한 수림사이로 부채살같은 해살이 비쳐들무렵 여기 산속길에 들어선것인데 낮이 가까와오도록 사람의 그림자라고는 찾아볼수도 없었다.

보이는것은 하늘을 치받고선 아아한 푸른 산발뿐이며 들리는것은 귀따가운 산새소리와 쾅쾅 떨어져내리는 산중의 폭포소리뿐이다. 문뜩 길을 막아섰던 산토끼며 겁많은 사슴들도 덕일이를 보고는 예가 어딘줄 알고 들어섰냐는듯 두눈만 슴벅거리다 수림속으로 사라지군 한다.

덕일이는 백도라지며 산꽃들이 소담하게 피여난 길섶에 오똑 솟아있는 자그마한 비문앞에 멎어섰다. 순간 입이 벙긋거리며 두눈이 번쩍 트이였다. 누나가 알려준것처럼 비문은 탐사대가 얼마 멀지 않다는것을 말해주는 하나의 표식점이기때문이였다.

덕일이는 날듯이 홀짝 개도랑을 넘었다.

이때였다.

《푸드득》하는 소리에 덕일이는 와뜰 놀라 그 자리에 펄썩 주저앉았다.

머리칼이 쭈밋거렸다. 주위는 잠잠해졌다.

혹시 구렝이라도 아닌가 하는 무서운 생각이 가슴을 메운 덕일은 주위를 살폈다.

다음순간 덕일이는 입을 딱 벌렸다.

팔을 뻗치면 닿을듯 한 덤불속에 집오리만큼한 새 한마리가 녹두알같은 눈알을 데룩거리며 덕일이를 올려다보고있지 않는가!…

덕일이는 후두둑 가슴이 뛰였다. 순간 저도모르게 와락 새를 덮쳤다.

이때 갑자기 《잡았니?》하는 챙챙한 목소리가 거의 같은 시각에 등뒤에서 울려왔다. 덕일이는 깜짝 놀라며 발딱 일어섰다.

어데서 나타났는지 자기또래 아이 대여섯명이 몰켜서서 초롱초롱한 눈길로 덕일이를 바라보고있었다.

《야, 놓쳤구나!》

한 아이가 덕일이의 손가락짬에서 날아내리는 새털을 바라보며 아쉬운듯 말했다.

《저기 탐사대쪽에 또 내렸어!》

아이들은 탐사대쪽을 바라보며 이야기판을 벌렸다.

《저 새는 쇠기러기란 새야. 머나먼 북쪽에서 가을이 되면 줄을 지어 먼 남쪽나라로 가거던. 그런데 요즈음은 기후변화가 심하니 저렇게 계절도 모르고 떠나다가 날기련습을 게을리한것들은 도중에 가끔 떨어져 동무들을 잃군 한단다.》

그중 제일 큰 아이가 알기 쉽게 하나하나 일깨워주는 말이였다.

애들은 모두 호미며 종달바구니 같은것들을 들고있었는데 빨간 리봉을 단 처녀애도 한명 끼여있었다.

덕일이는 그들의 이야기에 솔깃이 끌려들었다.

《저렇게 떨어진 새는 어떻게 될가?》

《그야 말할게 있니? 추운 겨울 눈속에서 헤매다가 얼어죽든가 굶주린 여우나 승냥이밥이 되겠지.》

《참, 불쌍한 새로구나.》

《불쌍하기보다 락후분자지. 그러나 더러는 이악하게 다시 뒤에 오는 대렬을 따라 날아오르기도 한단다.》

잠시 말이 없었다. 덕일이는 자기도 모르게 귀밑이 빨개졌다. 그것은 어떻게 들으면 신통히도 최우등생의 대렬에서 떨어진 자기를 두고 하는 말 같기도 했다. 실은 이번 학년말시험에서 광물표본에 너무 취미를 붙였던 나머지 덕일이는 생물시험에서 8(당시)점을 받았던것이다.

아이들은 그제야 덕일이쪽으로 돌아서며 말을 걸었다.

《넌 누구냐?》

한 아이가 깔끔한 눈초리로 덕일이를 굽어보며 물었다.

《난 읍에서 왔어.》

《읍에서? 그런데 어디로 가는 길이냐?》

《여기 탐사대를 찾아가고있어.》

애들은 탐사대라는 말이 나오자 대뜸 눈들이 올롱해졌다. 그러던 그들은 서로 마주보며 눈들을 끔벅거리기도 하고 고개짓도 해보이더니 한쪽팔에 분단위원장의 표식을 단 아이가 불쑥 나섰다.

《탐사대에 누가 있니?》

《우리 아버지가 있어.》

《아버지?… 너의 아버진 탐사대장이 아니냐?》

《너희들 그걸 어떻게 아니?》

《알아두 잘 알지 뭐. 그러니 네가 덕일이구나!》

《응?!…》

아이들은 벌쭉 웃으며 덕일이의 손목을 덥석 잡기도 하고 등에 진 배낭을 벗겨 자기 등에 지기도 했다.

《오느라고 수고했다. 우린 네가 꼭 올줄 알았어. 탐사대누나가 그렇게 말했거던.》

《탐사대누나?… 너희들도 영희누나를 아니?》

덕일이는 누나의 말이 나오자 절로 기뻐졌다.

《알지 않구. 누난 어제도 우리와 같이 식물채집을 했어.》

《그래?!… 그런데 너희들은 누구냐?》

덕일이는 아이들을 둘러보며 물었다.

아이들은 기다렸다는듯 앞을 다투어 입을 열었다.

《우린 탐사대가 자리잡은 선돌마을에 산단다. 난 풍혁이라고 불러.》

분단위원장이 다정하게 자기와 동무들을 소개했다. 덕일이는 누나의 편지에서 이미 기억하고있던 선돌마을이 생각나 방긋 웃었다. 덕일이는 그들과 곧 친숙해졌다.

아버지와 누나와도 가깝게 지낸다니 떨어졌던 친한 동무들을 다시 만난것 같이 즐거웠다.

《그런데 너희들은 여기서 뭘하댔니?》

덕일이가 슬쩍 아이들의 바구니를 넘겨보며 물었다.

《우린 식물채집을 하댔어.》

《식물채집?》

《응, 자 보렴.》

아이들은 바구니에서 갓 캐낸듯 한 갖가지 꽃들과 풀뿌리들을 내보였다.

《야, 진짜 멋있구나!》

덕일이의 입에서는 절로 탄성이 터져나왔다.

아이들은 성수가 나서 저마끔 바구니를 내밀었다.

《이건 도라지뿌리구 이건 메대추씨야. 그리구 이건 호랑고사리과에 속하는 낚시고사리란거야.》

《낚시고사리?》

《응, 이건 좋은 반찬감으로도 쓰는데 우리 나라에 드물게 자라면서도 꼭 낭떠러지같은데 붙어서 자라거던. 그래서 우린 이 고사리를 찾으려고 며칠간 좀 고생을 했어.》

그 아이는 별로 어줍어하며 붕대를 쳐맨 자기의 발등에 눈길을 던졌다.

《너 발등을 다쳤구나. 그걸 꺾으려다 그랬니?》

《응, 그렇지만 이젠 괜찮아. 저 벼랑턱에 올랐다가 그만…》

그 아이는 일부러 발을 탕탕 굴러보이기까지 하며 히죽이 웃는것이였다.

무심중 고사리를 받아든 덕일이는 얼굴이 빨개졌다.

덕일이는 이번 생물시험에서 바로 이 낚시고사리때문에 최우등의 대렬에서 떨어졌던것이다.

그런데 잊었던 그 생각이 다시 살아나 마음속 상처를 찌르는것이였다.

물론 덕일이네 학교에도 낚시고사리가 없는것은 아니였다. 하지만 이처럼 색갈도 모양도 지어는 고유한 향기까지 그대로 풍기는 자연그대로의 고사리를 보니 욕심까지 생겼다.

《그럼 이 지방에 이런 고사리가 있었니?》

《있지 않구. 여긴 옛날에 고사리산지였대. 한때는 지구가 온통 고사리로 뒤덮여있었거던.》

덕일이는 잠시 말이 없었다. 신비한 이야기는 그의 마음속 잔파도를 일으켰다.

《야, 생물학도 참 재미있구나. 그런데 너희들은 다 생물소조원이냐?》

《생물소조?… 아니.》

《그럼 무엇때문에 이렇게 많은 식물을 채집하니?》

아이들은 갑자기 말문이 막혀버렸다.

서로 눈길만 주고받을뿐 누구 하나 선뜻 나서려고 하지 않았다. 잠시후 분단위원장이 빙그레 웃으며 다가섰다.

《덕일아, 이건 사실 네게 주자고 채집했댔어.》

《뭐?… 그건 무슨 말이냐?》

덕일이는 제귀를 의심하듯 뻥해진채 굳어졌다.

그러자 아이들은 저마다 앞으로 나서며 재잘거렸다.

《진짜야, 우린 누나와 그렇게 약속했거던.》

《그 영희누나말야?》

《응, 그런데 왜 그렇게 놀라니? 누난 네 이야기를 얼마나 했는지 아니. 누난 참 좋은분이야. 너도 이제 만나면 다 알게 돼. 자, 어서 가기나 하자.》

분단위원장이 이러며 먼저 걸음을 옮겼다.

덕일이는 꼭 꿈만 같았다.

영희누나는 누구일가. 어떻게 생겼을가. 왜 날 불렀을가?

그럴수록 빨리 영희누나를 만나보고싶었다.

그들이 탐사대에 다달은것은 마침 점심시간이였다.

탐사대는 구름을 떠이고 아득히 솟아있는 높은 산기슭 펑퍼짐한 수림속에 자리잡고있었다.

하얀 천막들이 어서 오라 부르는듯 문들은 활짝 열려져있었다.

《모두다 3대혁명붉은기쟁취운동에로!》

힘있는 구호가 나붙은 아름드리나무밑에서 흥겨운 노래소리가 들려왔다.

탐사대아저씨들이 즐거운 휴식의 한때를 보내고있었다.

통나무를 찍어 우물처럼 벽체를 쌓아 지은 귀틀집옆에서 허우대가 큰 덕일이 아버지가 한 아저씨와 무슨 이야기를 나누고있었다.

《대장아저씨!ㅡ》

아이들은 벌썩 덕일이 아버지를 알아보고 내달렸다.

《허허… 이 녀석들 또 왔구나.》

아버지는 두팔을 벌려 반갑게 아이들을 맞아 성큼성큼 걸어왔다.

그러는 아버지의 웃음어린 모습을 본 덕일이의 가슴은 기쁨으로 설레이기 시작했다.

《허참, 이 녀석들이 오늘은 왜 이렇게 기뻐 뛰느냐?》

《대장아저씨, 누가 왔는지 맞춰봐요!》

아이들은 슬쩍 자기들의 등뒤에 덕일이를 숨겨놓고 상글거렸다.

아버지는 짐짓 난처한 기색을 지으며 귀밑을 긁적거렸다. 그러자 아이들은 일제히 량쪽으로 갈라짐과 함께 까르르 웃으며 덕일이를 쑥 내놓았다.

《응?!… 네가 웬일이냐?》

《아버지!》

덕일이도 아버지를 향해 달려나갔다.

《네가 갑자기 어떻게 왔느냐?》

아버지는 뜻밖에 나타난 아들을 놀라운 눈길로 바라보았다.

《그럼 아버진 내가 온다는걸 몰랐어요? 편지를 하시구두.》

《편지라니!》

《그럼 진짜 몰랐단 말이예요?》

아버지가 더욱 놀라와하자 덕일이는 얼른 주머니를 뒤져 영희누나가 보내준 편지를 아버지앞에 내놓았다.

어망결에 편지를 받아쥔 아버지는 눈을 크게 흡떴다.

《아니,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

아버지의 얼굴에는 놀란 표정이 비꼈다. 편지내용을 급히 읽어내려가던 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이였다.

《그러니 이 편지를 받구 왔단 말이냐?》

《그렇잖으믄요. 그런데 누난 어디에 있어요?》

《이제 올게다. 아직 산에서 내려오지 않았구나.》

편지를 다 읽고난 아버지는 푸른 산발쪽에 눈길을 돌렸다.

《참 고마운 누나다. 덕일아, 그런걸 난 영 깜깜이였구나.》

아버지의 목소리는 감동에 젖어있었다. 덕일이는 영문을 몰라 아버지를 올려다보며 머리를 기웃거렸다.

아버지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난 처음 너의 선생님한테서 네 성적증과 편지를 받고 걱정했다. 아니 우리 탐사대가 다 걱정했지. 10점최우등생이던 네가 생물과목때문에 최우등의 대렬에서 떨어졌다니 말이다. 그랬던것인데 이렇게 너의 학과목과 내 걱정을 덜어주자고 영희동무가 편지까지 보냈을줄이야 어떻게 알았겠니?》

《예?!…》

덕일이는 대번에 모든것이 빤해져 입을 딱 벌리고말았다.

아버지는 저으기 갈린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암, 여기야 너희들의 훌륭한 생물교실이지. 무슨 나무가 없으며 또 풀인들 오죽 많겠니. 방학기간 여기 동무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식물공부를 깊이 하거라.》

《예!》

덕일이는 힘있게 고개를 끄덕이였다.

이때 맞은편 산비탈 박우물쪽에서 보위색옷차림을 단정히 한 웬 누나가 나타났다.

누나의 한손에는 무슨 풀인가 한줌 쥐여있었다.

덕일이가 온것을 벌써 알고 학교에서 배우는 약초를 뜯어가지고 오는가싶었다.

누나를 알아본 아이들이 일시에 그쪽으로 달려갔다.

《마침 저기 누나가 온다.》

아버지도 기다린듯 기쁨에 넘쳐 말했다. 덕일이는 두눈을 깜빡이며 누나쪽으로 돌아섰다. 갸름한 얼굴에 류달리 빛을 뿜는 까만 눈, 멀리서 보아도 하얀 이발을 내보이며 웃고있는 누나의 모습은 대뜸 마음을 끌어당겼다.

편지를 보내준 누나가 바로 저 누나였다고 생각하니 부끄러움이 한데 어울려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아버지, 누난 여기서 무얼하나요?》

덕일이는 몹시 흥분된 목소리로 물었다. 아버지는 아들의 손목을 꼭 쥐며 나직하나 힘주어 말하는것이였다.

《덕일아, 누나는 친애하는 지도자 김정일선생님의 높은 뜻을 받들고 일하는 3대혁명소조원이다!》

《예?》

덕일은 벙어리가 된듯 목이 꺽 막히며 심장이 세차게 높뛰였다.

(아, 3대혁명소조원!…)

덕일이는 뿌잇해진 눈길로 아이들속에 싸여 웃으며 다가오고있는 누나를 황홀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조국의 큰 보물을 찾는 아버지의 마음속에 자그마한 근심이 있을세라 따뜻이 손잡아 이끌어주는 친 누나의 정이 그대로 가슴속에 흘러들었다.

(누나!…)

덕일이는 속으로 이렇게 부르짖으며 누나를 향해 달려나갔다. 누나도 두팔을 벌려든채 담뿍 웃으며 덕일이한테로 다가오고있었다.…

하늘에는 기러기가 날았다.

창창히 열린 푸른 하늘로 줄지어 날으는 기러기떼를 따라 어디선가 가까운 풀숲에서 한마리의 기러기가 세차게 날아올랐다.

《야!ㅡ 기러기가 자기 대렬을 찾았어!》

아이들은 환성을 올리며 다시 대오를 찾아 힘차게 날아오르는 기러기를 의미있게 바라보았다.

덕일이도 아이들과 함께 기쁨에 넘쳐 오래오래 하늘을 바라보았다.

 

주체75(198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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