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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 《아동문학》 주체97(2008)년 제5호에 실린 글
수 필
아버지의 마음
강 효 심
며칠전이였다. 어머니는 백두산선군청년발전소건설장으로 취재를 떠나는 아버지의 길차비를 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우리 집에서는 례사로운 일로 되여버린 아버지의 잦은 출장준비이건만 어머니는 번마다 온갖 성의를 다하군 한다. 나도 그럴 때면 늘 한몫하군 했지만 이번만은 사정이 달랐다. 례성강발전소건설장에 갔다온지 한주일도 안되였는데 이제는 또 그 먼곳으로 가다니 그리고 이제 며칠 있으면 이 외동딸의 생일이 아닌가.… 책상을 마주하고 앉아 숙제장을 뒤적거리던 나는 끝내 참지 못하고 불만을 터쳐놓았다. 《아버지, 꼭 가야 되나요? 이제 며칠 있으면…》 《효심아.》 어머니의 엄한 목소리가 나를 흠칫 놀라게 했다. 나는 대번에 볼이 부어 아버지를 원망스레 바라보았다. 나의 속마음을 헤아려본듯 아버지가 조용히 말씀하셨다. 《효심아, 이 아버지가 백두산선군청년발전소까지 수백리길을 가지 않고도 글을 쓸수는 있다. 하지만 그건 량심을 속이는 일이야.》 량심을 속이는 일… 조용히 한 아버지의 말이 큰 메아리가 되여 나의 가슴에 울려왔다. 문득 한편의 노래가사가 떠올랐다.
나에게 부모들이 물려준것은 재산도 아니였네 황금도 아니였네 언제나 변함없는 우리 집 유산 장군님 받드는 량심이라네 …
장군님 받드는 량심… 바로 그것이였다. 북방의 제강소 용해공이였다는 할아버지에게서 아버지가 쇠장대와 함께 넘겨받은 량심. 그 량심을 지켜 아버지는 누구나 단숨에 읽어버리는 한편의 기사를 위해 수십리 밤길도, 사나운 눈보라속도 웃으며 걸어가는것 아니랴. 아버지는 쇠물처럼 뜨겁고 옥처럼 깨끗한 량심을 오늘은 내가 이어받기를 바라고있었다. 불시에 얼굴이 뜨거워졌다. 어른들의 깊은 속마음을 다는 알수 없었지만 나는 그 순간 너무도 철없는 응석꾸러기인 나자신을 발견했던것이다. 부끄러웠다. 경애하는 아버지 김정일장군님의 선군길을 따라 량심의 자욱, 헌신의 자욱을 찍어가는 아버지의 발걸음을 나 하나의 기쁨을 위해 묶어두려고 했던 나의 행동이. 아버지는 이 딸의 작은 기쁨보다 들끓는 조국땅 방방곡곡에서 일어나는 기적의 소식들을 전해듣고 환희에 끓어번질 온 나라의 기쁨을 위해 쉼없이 취재길을 달리고있었다. 나는 송구한 마음을 안고 아버지의 취재배낭속에 늘 하던것처럼 원고지와 취재수첩 그리고 내 필갑속에 있던 새 원주필 두자루를 넣어드렸다. 내 마음을 아셨는지 아버지와 어머니는 빙그레 웃으시였다. 나는 아버지의 얼굴을 다시 바라보았다. 끝없는 취재길에서 해빛에 거무스레 타고 바람에 거칠어진 아버지의 얼굴. 하지만 아버지의 정열에 넘친 두눈은 나에게 속삭이고있었다. 나는 그 눈길속에 담겨진 깊은 뜻을 가슴에 새겨두었다. 그리고 굳게 마음다졌다. 《아버지의 그 마음을 안고 나도 장군님 바라시는 길우에 깨끗한 량심만을 새겨가겠어요. 아버지처럼…》
(평양시 락랑구역 락랑제1중학교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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