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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 《아동문학》 주체97(2008)년 제2호에 실린 글
□ 수 필 □ 배 짱 군 들
김 은 별
즐거운 저녁퇴근길이였다. 노을비낀 거리를 메우며 붐비는 사람들과 다그치던 나는 궤도전차정류소옆 아동공원에서 큰소리로 떠들썩대는 한무리의 아이들을 보게 되였다. 저희들끼리 씨름판을 벌려놓은 모양인지 저저마다 자기 《편》을 응원하느라 온 거리가 떠나갈듯 야단법석이다. 아동문학을 배우는 대학생이여서인지, 저도 모르게 동심이 살아나서인지 나의 발걸음은 스적스적 그리로 향해졌다. 《야 철이야, 좀더 세게 잡으라. 버쩍 힘을 주란데…》 《주영아, 먼저 배지기를 떠라, 배지기를…》 소학교 2학년생들쯤 되였을가. 얼마나 씨름에 정신들이 팔렸는지 아이들은 내가 곁에 바싹 붙어선것도 모르고있었다. 동무들의 열띤 응원에도 불구하고 철이라는 아이가 끝내 먼저 넘어졌다. 주영이라는 애보다 키도 작고 몸도 약해보이는것이 첫눈에 알렸다. 주영이편 동무들은 안되겠다는듯 손을 휘휘 내저었고 주영이란 애도 으쓱해서 철이를 보고 이젠 그만하는것이 어떤가고 넌지시 묻는것이였다. 그런데도 철이는 잽싸게 다시 뛰쳐일어나며 주영이의 바지괴춤을 힘있게 움켜잡았다. 《아니야, 이길 때까지야.》 정말 이길 때까지 아예 물러설 잡도리가 아니였다. (야, 그녀석 보통 여물지 않았는데…) 주영이편 아이들도 모두 혀를 찼다. 《철이가 정말 이악하지? 벌써 다섯판짼데 조금도 물러설 기미가 아니거던.》 《그래그래. 철이가 정말 배짱이 있어. 이번엔 혹시 주영이가 못 견디지 않을가?》 《쳇, 철이만 뭐 배짱이 있나? 주영인 또 어떤 배짱군이라구. 몇판을 다시 해도 아마 마지막까지 져주겠다고 안할걸.》 주영이편에서 제일 키가 큰 한 아이가 불쑥 나서며 제법 어른스럽게 결론을 내리자 참새떼같이 떠들던 아이들이 순식간에 조용해지며 다시 씨름판주위를 빙 둘러싸는것이였다. 그러는 그 애들을 재미나게 지켜보던 나의 가슴에 문득 그 애들이 나눈 한마디 말이 쿵ㅡ 하고 마쳐오는것이였다. 배짱군! 아, 우리 선군동이들에게 얼마나 잘 어울리는 말인가? 나의 눈앞에는 며칠전 미술소조에 다니는 조카애의 화첩에서 보았던 한장의 그림이 우렷이 되살아났다. 뾰족하게 깎은 연필로 미제놈의 철갑모를 맞구멍내고 살려달라고 애걸복걸하는 그놈을 지구밖으로 내동댕이치는 그림이였다. 자칭 《선전화》라고 이름붙인 그 그림에는 《단매에 요정내리라》는 제목까지 큼직하게 씌여져있었다. 이제야 겨우 일곱살잡힌 소학교 1학년생의 그림으로 보기에는 너무도 어벌이 크고 드센 배짱이 느껴졌었다. 그 그림을 보며 나는 그날 그저 소리내여 웃고 지나쳤지만 사실 그 그림에 우리 아이들의 속마음이 그대로 비낀것이 아니겠는가. 그렇다. 한방울의 물에 온 우주가 비낀다고 했다. 온 세상에 그 존엄과 위력을 높이 떨쳐나가고있는 선군조국에서 나서자라는 우리 어린이들이야말로 이 세상 비길데없는 배짱을 안고 자라나고있는것이다. 이 세상 제일 강하고 위대한 경애하는 아버지 김정일장군님의 배짱을 닮으며 앞날의 믿음직한 선군총대로 자라고있는 우리의 아이들! 이 아이들이 이 땅의 새 세대로 억세게 자라고있는 한 우리는 기어이 하나된 조국에서 경애하는 아버지 김정일장군님을 높이 모시고 《강성부흥아리랑》의 노래도 온 세상이 들썩하도록 부를것이며 머지 않아 강성대국의 큰 대문도 활짝 열어제끼고야말것이다.… 어느덧 주영이와 철이의 씨름은 끝났으나 나의 생각은 그냥그냥 훨훨 나래쳐오르고있었다. 이 세상 제일로 위대하신 선군령장 경애하는 아버지 김정일장군님을 모시고있는 세상에 둘도 없을 배짱군들, 선군의 총대들로 준비해나가고있는 이런 아이들이 있어 내 조국이야말로 천년만년 끄떡없다고… 주영이와 철이네들이 부르는 씩씩한 노래소리가 점점 멀어져가고있었다.
보라 우리를 보라 그러면 마음 든든하리라 … (김일성종합대학 문학대학 창작과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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