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아동문학》 주체97(2008)년 제1호에 실린 글  

          

      ᆷ우  홤

        

제눈을 찌른 꿀꿀이

 

문  영  철                

 

어느 겨울이였습니다.

새해농사차비를 하느라 벌마을은 바빴습니다.

《꿀꿀이서방, 자넨 거름을 안바치나? 우린 모두 바쳤는데.…》

이웃집 멍멍이의 말에 꿀꿀이는 코나발만 붙었습니다.

《흥, 못살겐 구는군.》

할수없이 후들후들한 몸집을 뚱기적거리며 거름을 내는 길가로 나온 꿀꿀이는 우뚝우뚝 솟은 거름더미들을 둘러보았습니다.

말과 소는 큰 수레로 길가에 무져놓은 거름더미들을 밭으로 날라가고있었습니다.

(이크, 저만큼 거름을 져나르자면 허리가 다 부러지겠군.)

저도 모르게 어깨를 움츠리던 꿀꿀이는 길가에 쓸어모아둔 눈무지를 보고 벌씬 웃었습니다.

《그렇지, 죽을수가 나면 살수도 난다더니…》

무릎을 철썩 치고난 꿀꿀이는 부리나케 집으로 향했습니다. 그리고는 얼마 안되는 거름을 지고나와 눈무지우에 씌워놓았습니다.

(까짓거, 거름을 바친 다음에야 거름더미가 작아지건 커지건 내 상관할바가 아니지.)

우뚝 솟아난 자기의 《거름더미》를 흡족하게 바라보고난 꿀꿀이는 사방을 휘둘러보았습니다.

거름을 받는 염소할아버지를 찾는것이였습니다.

《야, 이거 빨리 바쳐야겠는데…》

이때 개울쪽에서 동생 꼴꼴이가 오는것이 보였습니다.

《얘 꼴꼴아, 너 얼른 가서 맴매할아버지를 좀 찾아와.》

꿀꿀이의 말에 동생 꼴꼴이는 도리질을 했습니다.

《싫어. 난 썰매를 타다가 발을 적셨어. 발이 시려 죽겠는데…》

《에이 참, 그럼 잠간만 이 거름더미옆에 있어. 내가 맴매할아버지를 찾아올게. 혹시 내가 없는 사이에 맴매할아버지가 오면 이 거름더미가 우리거라고 해. 알겠니?》

동생의 대답도 채 듣지 않고 맴매할아버지를 찾아떠났던 꿀꿀이는 샘골에 가서야 겨우 맴매할아버지를 만났습니다.

《맴매할아버지, 어서 가자요. 나도 거름을 다 냈어요.》

꿀꿀이의 말에 맴매할아버지는 의아해졌습니다. 글쎄 늘 건달을 부리던 꿀꿀이가 거름을 바치겠다고 찾아오기까지 했으니 말입니다.

《그럼 가보세.》

꿀꿀이를 따라 큰길가로 나온 맴매할아버지는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우뚝하다던 꿀꿀이의 거름더미가 땅속으로 잦아들었는지 기껏해서 둬삼태기 될가말가하였습니다.

《엉?》

꿀꿀이도 깜짝 놀랐습니다.

그러다가 그옆에서 강낭짚을 가져다가 불을 활활 피우며 발을 녹이고있는 동생 꼴꼴이를 쥐여박으며 소리쳤습니다.

《넌 눈이 멀었니?》

《형, 왜 그래?》

동생 꼴꼴이는 영문도 모르고 매를 맞자 울상이 되여 대들었습니다.

《넌 불을 놓을데가 없어서 하필이면 거름더미옆에서 불을 놓는가 말이다.》

꿀꿀이는 맴매염소할아버지앞에서 딱 까밝혀 말할수가 없어 윽윽대기만 하였습니다.

대뜸 모든것을 알아차린 맴매염소할아버지는 턱수염을 내리쓸며 껄껄 웃었습니다.

《눈이 먼건 동생이 아니라 임잘세. 그렇게 남의 눈이나 속여 농사를 지어서야 어떻게 풍작을 이루겠나?

남을 속이는것은 자기를 속이는것이고 제 손가락으로 제 눈을 찌르는짓이라는걸 명심하게나.》

그 말에 꿀꿀이는 아무 대꾸도 못하고 고개만 푹 숙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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