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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필
지 름 길
박 은 심
지름길! 사람들은 흔히 큰길보다 가깝게 질러다니는 길을 지름길이라고 부르고있다. 그러나 가깝게 질러다니는 길이라고 하여 다 지름길이겠는가. 나에게는 얼마전에 이에 대하여 깊이 생각해보게 하는 일이 있었다. 며칠전 어느날 아침이였다. 여느날보다 좀 일찌기 학교에 등교한 나는 서둘러 영어교과서를 펼쳐들었다. 오늘 배울 본문번역을 멋들어지게 하여 선생님과 동무들을 깜짝 놀래우고싶었던것이다. 잘 모를 단어들이 있어 가방을 열고 영조사전을 찾던 나는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영조사전이 가방에 없었던것이다. 언제나 나에게서 떨어지지 않던 영조사전이였다. 오래전부터 과학자가 될 포부를 안고있던 나는 짬만 있으면 외국어단어학습에 전념했던것이다. 그런데 그만 어제 밤에 영조사전을 꺼내놓고 공부를 하다가 아침에 미처 가지고 나오지 못한것이였다. 나는 더 생각할사이없이 두주먹을 부르쥐고 집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등교길에 오른 동무들이 무슨 일인가 하여 소리쳐 불렀으나 나는 듣지 못한채 달리기만 하였다. 드디여 집이 빤히 바라보이는 곳에 이른 나는 잠간 망설이지 않을수 없었다. 나의 앞엔 푸른 잎새를 펼쳐든 애어린 강냉이모들이 줄지어 늘어선 강냉이밭이 펼쳐져있었던것이다. 집으로 가자면 밭으로 질러가야 빨리 갈수 있었다. (에이, 모르겠다. 한번만 질러가자.) 서둘러 걸음을 다우치던 나는 딱 하는 소리에 그만에야 멈춰섰다. 급히 먹는 밥에 목이 멘다고 그만 발을 헛디뎌 강냉이 한포기를 분질러놓은것이였다. 무엇인가 자책비슷한 감정이 순간에 밀려들었으나 그까짓 한포기쯤이야 하는 생각에 다시 걸음에 날개를 달았다. 집에 들어서니 책상우의 영조사전이 기다렸다는듯이 생긋이 웃고있는것만 같았다. 영조사전을 집어들고 다시 집을 나서 달음박질을 하던 나는 주춤 걸음을 멈춰세우지 않을수 없었다. 내가 집으로 오면서 분질러놓은 강냉이모앞에서 두세명의 훈련복장을 한 인민군대아저씨들이 서있는것이였다. 《소대장동지, 누가 밭을 질러가면서 어린 강냉이모를 분질러놓은것 같습니다.》 《음, 그런것 같소. 영철동무 생각은 어떻소?! 시간이 바쁘다고 이렇게 밭으로 질러간다면 그것이 지름길로 될수 있을가?》 《?…》 《저 하나 바쁘다고 이렇게 밭으로 계속 질러간다면 이 강냉이들이 잘 자라지 못할건 물론이구 또 너도나도 그렇게 행동한다면 비록 오늘은 한포기에 불과했지만 래일엔 수십, 아니 수백포기가 될거요. 그것은 결국 우리 강성대국건설에 지장을 주는 에도는 길이 되지 않을가. 안 그래, 영철동무?》 《소대장동지, 정말 생각해보니 그렇습니다. 그러니 이 길은 지름길이 아니라 에도는 길…》 《그래, 그러니 우리 좀 시간이 걸리더라도 여기에 강냉이모를 옮겨심구 가자구.》 《알았습니다.》 강냉이모 한포기를 안타깝게 생각하며 강냉이모를 떠옮기는 인민군대아저씨들의 모습을 바라보느라니 나는 절로 깊은 생각에 잠기지 않을수 없었다. 인민군대아저씨들은 저 어린 모 한포기를 위해 귀중한 시간을 바쳐가며 애쓰는데 나는 왜 그렇지 못했을가. 그것이 저 인민군대아저씨들과 나와의 단순히 나이차이에서 오는것인가. 아니였다. 그것은 바로 내 나라, 내 조국을 받드는 뜨거운 마음의 차이에서 오는것이였다. 내 나라, 내 조국의 부강번영을 위해 순결하고 깨끗한 마음을 아낌없이 바쳐가는 그것이 강성대국의 래일을 더 빨리 이 땅우에 안아오는 지름길이 아니겠는가. 생각에서 깨여난 나의 마음은 저도 몰래 뜨거워졌다. 선군시대의 과학자가 될 나의 크나큰 포부도 바로 여기에서 자래우고 꽃피워야 하는것이기에…
(평안남도 개천시 룡복중학교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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