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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일화
언제 어디서나 한모습, 한목소리로
고생을 하는것은 팔자탓이 아니다
강반석어머님께서 만경대에 계실 때의 일이다. 한창 무더운 때면 조밭 삯김을 매느라고 숱한 마을녀인들이 밤나무골에 모여들었다. 아침에 멀건 죽물도 제대로 못먹고 나와 땀을 철철 흘리며 더위속에 김을 매는 녀인들은 고생살이를 하지 않으면 안되는 자기 팔자를 한탄하군 하였다. 어느날 강반석어머님께서는 더위와 고역에 지친 녀인들을 밤나무그늘밑으로 부르시여 그것이 팔자탓이 아니라 왜놈과 지주놈들때문이라고 하시면서 이런 말씀을 하시였다. 《부자가 하나면 세 동네가 망한다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우리가 피땀으로 가꾼 낟알을 가을이면 지주놈들이 소작료요, 뭐요 하며 북데기도 안남기고 다 긁어가니 우리 소작인들이 무엇을 먹고 살겠습니까. 우리 가난한 농민들을 못살게 구는것은 지주놈들만이 아닙니다. 왜놈들은 더 악착하게 우리의 피와 기름을 짜내고있습니다.》 계속하시여 어머님께서는 일제놈들은 이르는 곳마다에서 우리의 재물과 자원을 략탈하고 인민을 마소처럼 부리며 닥치는대로 붙잡아가고 살해한다고 격분에 넘쳐 말씀하시였다. 그러시면서 앉아서 한탄만 할것이 아니라 나라를 찾기 위해 싸워야 한다고 하시였다. 이날 어머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녀인들은 울분에 넘쳐 왜놈들과 자주놈들을 저주하였다.
야학부터 여시고
강반석어머님께서는 갓 무으신 부녀회조직을 튼튼히 꾸리고 보다 광범한 녀성들을 혁명적으로 각성시켜 조직에 묶어세우시기 위하여 우선 야학부터 여시고 문명에서 멀리 뒤떨어졌던 녀성들에게 우리 나라 글부터 가르쳐주시였다. 야학이 열리던 첫날이였다. 깨끗이 꾸려진 야학방에 부녀회원들과 녀성들이 모여앉았다. 비록 난생 처음으로 손에 연필을 쥐여보는 녀성들이 많았고 학습장이 따로없어 종이 한장을 들고온 녀성들도 있었으나 그들의 얼굴마다에는 글을 배우고 사람답게 살게 되였다는 기쁨과 자랑이 한껏 어려있었다. 강반석어머님께서는 밝은 미소를 지으시고 녀성들을 둘러보시며 이렇게 말씀하시였다. 《우리 녀성들도 누구나 다 글을 배워야 합니다. 글을 모르고서는 나라를 찾는 싸움에 나설수도 없고 자기의 권리도 찾을수 없습니다. 공부를 해서 눈을 떠야만 세상리치도 알수 있고 투쟁을 해도 옳게 할수 있습니다.》 그러시고는 종이에 우리 나라 글 자모를 써서 녀성들에게 나누어주시였다. 이렇게 이 세상에 태여나 천대와 멸시의 대상으로만 되여왔던 녀성들이 강반석어머님의 지도밑에 글을 배우고 혁명의 진리를 배우게 되였으며 조국해방을 위한 성스러운 투쟁에 남자들과 어깨겯고 나서게 되였다.
몸소 지으신 색동저고리를 안고가시여
주체11(1922)년 어느 봄날 아침 강반석어머님께서는 어린 딸과 함께 팔도구거리에서 사는 불쌍한 로인의 집을 찾으시였다. 어머님께서는 로인에게 색동저고리를 주시며 딸에게 입히라고 하시였다. 며칠전 이 집을 찾으셨을 때 5살짜리 처녀애의 찢어진 몽당치마를 기워주시면서 어린애가 색동저고리를 입고싶어한다는것을 아시게 된 강반석어머님께서는 갖가지 색의 천쪼박들을 찾아내시여 며칠밤을 새우시며 색동저고리를 만드시였던것이다. 뜻밖에 색동저고리를 받아든 로인은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해하는데 처녀애는 달려와 손벽을 치며 좋아하였다. 어머님께서는 손수 그애에게 옷을 입혀주시였다. 두팔을 쳐들고 아롱다롱한 색동소매를 이리 쓸고 저리 쓸며 좋아하던 어린애는 아버지에게로 달려가 품에 안겼다. 어린 딸을 그러안은 로인의 눈시울이 떨리더니 굵은 눈물방울이 주름진 두뺨을 타고 흘러내려 처녀애의 저고리고름을 적시였다. 강반석어머님께서는 그러는 로인에게 그가 어린 딸에게 색동저고리 하나 해입힐수 없는것은 그의 죄가 아니며 나라를 빼앗은 일제놈들때문이라고 하시면서 이 땅에서 왜놈들을 몰아내고 나라를 찾게 되면 로인도 딸을 데리고 고향땅에 돌아가 행복하게 살게 될것이라고 말씀해주시였다. 이렇듯 강반석어머님께서는 어디에 가시나 불행한 겨레들을 한품에 안아 따뜻한 혈육의 정으로 극진히 보살펴주시였다.
김 혜 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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