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청년문학》주체102(2013)년 제7호에 실린 글
단편소설

정명남
(제2회)
3
《물론 윤숙이의 마음을 몰라서가 아닙니다.
허지만… 감독동지, 전 윤숙일 나자신처럼 믿습니다. 그러니 그를 이번 올림픽경기대회에 꼭 내보내도록 해주십시오.》
순애의 목소리는 절절했다. 그는 모란봉청소년체육학교시절부터 지금까지 자기를 맡아 어엿한 유술선수로 내세워준 감독을 기대어린 눈길로 바라보았다.
그러나 주철은 침묵을 지켰다.
잠시 동안을 두고서야 주철은 힘들게 입을 열었다.
《아까 훈련장에서 윤숙일 만났댔소. 몹시 괴로워하더군.》
《왜 그렇지 않겠습니까? 윤숙인 이번 경기대회출전을 위해 그 누구보다도 땀을 많이 흘린 동뭅니다. 바로 그런 그가 나를 위해 스스로 양보해주고도 억울하게…》
순애는 목젖이 달아올라 뒤말을 끝내 잇지 못했다. 그러는 그를 바라보던 주철은 알릴듯말듯 도리질을 했다.
《다만 그래서일가?》
《예?!》
그럼 또 다른 리유가 있단 말인가?
순애는 아무리 생각을 굴려보아야 감독의 말뜻을 도저히 리해할수가 없었다.
《순애동무, 내 보기엔 오늘경기에서 윤숙이가 자기 능력을 충분히 발휘했다고 보는데…》
《아닙니다. 윤숙인 분명…》
순애는 눈앞에 선수선발경기과정을 떠올리였다.
경기가 시작되여 2분만에 먼저 반판 하나를 얻은 윤숙, 그의 자세와 얼굴에는 자신감이 력력했었다. 그런데 그처럼 자신감에 넘쳐 경기에서 주도권을 잡았던 그가 경기마감을 가까이하며 무엇때문인지 주춤거렸다.
그것으로 하여 순애는 거의 무방비상태와도 같은 정황속에서 너무도 쉽게 자기 특기를 살려 한판을 얻고 이길수 있었던것이다.
하다면 그처럼 배심좋게 경기를 운영하던 윤숙이 망설인 까닭이 무엇일가? 분명 그 밑바닥을 파보면 윤숙의 속생각이 깔려있을것이다.
나를 올림픽경기대회에 세워주려는 그 고마운 마음이!
헌데 로련한 감독동지가 그걸 간파 못하다니… 이상했다.
설마 감독동지까지…
순애는 점차 깨도가 되는듯 했다.
감독동지 역시 자기를 올림픽경기대회에 참가시키려고 윤숙의 그 소행에 눈을 감아준것이다.
순애는 자존심이 상한것 같아 불쾌한 감정이 불시에 치밀어올랐다.
섭섭했다. 그 누구보다도 존경해오던 감독동지까지 이렇게 나올줄은 꿈에도 몰랐다.
순애는 더이상 자신을 주체할수 없었다.
《감독동지, 이건 너무합니다. 전 감독동지까지 이렇게 나올줄은 정말… 좋습니다. 그럼 절 차라리 제대시켜주십시오.》
그 말에 주철은 두눈을 흡뜨며 어성을 높였다.
《대체 무슨 소릴 하는거요? 사실말해서… 됐소, 더 다른 생각일랑 말고 오늘은 푹 쉬오.》
그리고는 시계를 들여다보며 바삐 그 자리를 피하려고 했다. 순애는 무례하게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감독동지, 그럼 래일 감독동지가 공정한 심판원이 되여 나와 윤숙의 실력판정을 해주십시오. 누가 진짜 참가할수 있는가를 공정하게 판결해달라는겁니다.》
《그러니 또 경기를 조직해달라는거요?》
《그렇습니다.》
순애가 고집을 세우는 바람에 주철은 입가에 엷은 웃음발을 피워올렸다.
《좋소. 정 그렇다면… 헌데 윤숙이 응해나설가?》
《응할겁니다. 꼭 응할겁니다. 만약 정 나서지 않겠다면…》
《또 손찌검을 하겠다는건 아니겠지? 이번에 자기비판을 단단히 해야겠소.》
감독의 너그러움앞에 순애는 그만 고개를 떨구었다.
순애는 가벼운 마음으로 감독과 헤여진 후 곧장 중경기관 2층에 있는 숙소로 올라갔다.
이제 윤숙일 만나면 차근차근 일깨워줘야겠어, 그 누구의 체면을 생각하기에 앞서 먼저 조국의 영예를 생각하는 그런 참다운 체육인이 되여야 한다는것을.
호실은 텅 비여있었다.
윤숙이가 어딜 갔을가? 두루 있을만 한 곳을 찾아보던 순애는 방금전 감독이 하던 말이 떠올라 훈련장으로 달려내려갔다. 아니나다를가 윤숙은 훈련장에 있었다.
땀에 젖은 훈련복을 입고 구간봉을 들어올리는 그를 바라보는 순간 순애는 갑자기 코허리가 시큰해졌다.
그때 인기척을 느낀 윤숙이 뒤를 돌아보았다.
마주친 두눈길.
윤숙이 먼저 얼굴을 붉히며 급히 눈길을 떨구었다.
내 생각이 옳았구나, 아직 윤숙인 날 오해하고있어.
순애는 조용히 한숨을 내쉬고나서 한걸음 다가서며 유순한 어조로 말문을 열었다.
《윤숙아, 래일 나와 경기가 있는데 꼭 이겨주길 바란다.》
《올림픽참가때문이지요? 그럼 난 안하겠어요.》
《이건 감독동지가 조직한거야.》
《감독동지가요?》
왜서인지 윤숙의 얼굴엔 의혹이 짙게 어리였다.
그날 저녁 순애는 윤숙이 훈련장에서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며 자기 생각에 옴해있었다.
선수선발경기장면들이 자꾸만 머리속에 재현되였다.
그 흐름은 윤숙이 당황하여 다소 겁기까지 먹은 얼굴로 마지막순간에 주춤거리는 장면에서 자주 정지되는것이였다.
윤숙이 무엇때문에 주춤거렸을가. 단순히 의리심 하나때문이였을가.
다시금 곰곰히 생각을 굴려보던 순애의 머리속에 번개치듯 떠오르는것이 있었다.
옳아, 윤숙인 분명 내가 특기를 살리려는 순간 주춤거렸어.
그 순간 첫번째 경기에서 이긴 윤숙이 웃으며 하던 말이 생각났다.
《하도 순애동지가 틀어잡기를 하지 못하는 형편이였으니 내가 이겼지 아마 손만 상하지 않았으면 난 못 견디였을거예요. 솔직히 난 순애동지가 특기를 쓰려고 할 때면 막 겁이 나기까지 해요.》
두번째 경기에서도 윤숙은 별로 당황해하지 않고 요리조리 몸을 피하며 순애가 특기를 발휘할수 있는 기회를 주려고 하지 않았다. 서로가 육체적으로나 기술적으로 엇비슷한 상태에서 순애가 특기를 발휘 못하다나니 결국 경기는 무승부로 끝나게 됐던것이다. 그 일을 돌이켜보며 순애는 다른 나라의 이름있는 유술강자들도 꺼려하는 자기 특기를 피하는 정도면 윤숙이 훈련에서 많은 땀을 흘렸다는것과 또 능히 금메달을 따올수 있으리라고 확신했다.
물론 순애는 자기 특기가 전보다 그 위력에서나 속도에서 떨어졌다는것을 모르지 않았다.
아무리 그런들 몇년을 품들여 련마한 특기야 어디 가랴.
순애는 래일 경기 첫시작부터 특기를 배합한 드센 공격을 들이대리라 마음먹었다. 바로 그래야만이 윤숙이 이제 올림픽경기대회에 참가하여서도 피하는데만 급급하지 않고 자기식의 공격을 하리라고 순애는 타산했던것이다.
4
다음날 아침 주철은 경기에 들어가기 앞서 순애와 윤숙을 경기장에 마주세워놓았다. 그는 두 선수를 번갈아보며 자못 심중한 어조로 강조했다.
《긴말은 하지 않겠소. 각자가 자기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야겠소.》
순애는 목을 좌우로 움직이며 윤숙의 얼굴표정을 주시했다. 예상외로 그의 얼굴에는 자신심이 넘쳐있었다.
윤숙이 이제야 내 마음을 리해한 모양이구나.
곧 경기가 시작되였다.
순애는 시작부터 특기를 발휘하려고 했다.
그러나 윤숙은 두번째 경기때처럼 몸을 피하며 그가 특기를 살릴 기회를 좀처럼 주려 하지 않았다.
그럴수록 순애는 더 완강히 접어들었다. 그가 윤숙이 뒤로 물러서는 기회를 리용하여 그의 목깃을 틀어잡으려는 찰나였다. 바로 그 순간 윤숙이 날쌔게 몸을 피하며 벼락같이 허리후리기로 멨다꼰졌다. 하여 경기는 윤숙이 한판 얻은것으로 끝났다. 순애는 기쁨에 넘쳐 윤숙에게 다가갔다.
《고맙다, 윤숙아. 내 말했지. 이번 경기대회엔 네가 참가해야 한다고.》
그런데 함께 기뻐할줄 알았던 윤숙이 뜻밖에도 무섭게 부르짖는것이였다.
《다가오지 말아요. 순애동진 겉과 속이 다른 위선자예요.》
《뭐? 그게 무슨 소리니?》
걸음을 멈춘 순애는 얼떠름해서 그를 바라보았다.
《그걸 몰라서 물어요? 무엇때문에 나에게 우정 져주었는지 말해주세요. 순애동진 말했지요. 금메달은 곧 깨끗한 량심과 땀의 결정체라고. 그런데 어쩌면…》
《윤숙이, 난…》
순애는 더 말을 이을수가 없었다. 윤숙이 급히 그의 말을 밀막았던것이다.
《순애동진 량심을 속이고있어요. 두번째로 진행한 경기와 오늘경기를 보면 확실히 순애동지가 자기 특기기술을 충분히 발휘하지 않고있다는것을 알수 있어요. 정말이지 분해요. 순애동지를 새롭게 알게 된것이!》
윤숙이 눈물을 뿌리며 경기장밖으로 달려나갔다.
순애는 망두석처럼 그 자리에서 움직일념을 못했다.
한걸음만 옮겨도 금시 쓰러질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다.
《난 내 특기를 최대한 발휘했어, 최대한…》
그는 입속으로 이 말을 곱씹으며 고개를 푹 수그렸다.
윤숙은 내가 특기를 충분히 발휘 못했다고 하지만 어찌겠는가. 내 능력이 그게 단걸…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손가락의 탈구로 인한 위구심때문일가. 아니면 전성기를 벗어난 선수의 도태로 보아야 옳은가. 아니, 아니다. 그것은 조국의 영예를 떠난 자기보신의 결과라고밖에는 량심앞에 대답할수 없는것이다.
윤숙이 말대로 난 위선자다, 위선자!
그가 이런 괴로움속에 자신을 타매하고있는데 그때까지 침묵을 지키고있던 주철이 무겁게 입을 여는것이였다.
《순애동무, 동무의 심정은 리해되오.
난 동무들의 진심을 알게 되여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소. 이게 바로 불타는 애국심을 지닌 우리 체육인들의 고결한 륜리관이지. 사실말해서 어제 윤숙동문 자기 능력을 정말로 최대한 발휘했소. 결코 우정 져주려고 한건 아니였소. 동무의 특기에 대응한 자기식의 방어전술을 써보려다가 그만 당황하여 주춤거렸던거요. 그는 동무를 따라잡자면 아직 멀었다고 하면서 훈련에서 더 많은 땀을 흘려 꼭 자기식의 특기동작을 완성하겠다고 했소.》
순애는 놀라운 눈으로 주철감독을 쳐다보았다.
밤마다 늦도록 훈련장을 떠날줄 모르던 윤숙의 모습과 오늘의 경기결과를 놓고 생각이 많아졌다.
《감독동지, 그런데 윤숙인 왜 그걸 저한테 말해주려고 하지 않았습니까?》
《허허, 순애동문 아직 윤숙일 잘 모르누만. 그는 웬만해서는 자기의 속마음을 다른 사람에게 비치기 꺼려하는 성미요. 사실 방금 내가 한 말도 동무에게 말해주지 말라고 얼마나 신신당부했는지 모르오.》
《예?!… 그런걸 난…》
순애는 윤숙을 오해하고 서뿔리 기분을 앞세운 자신이 부끄럽게만 생각되였다. 그는 두볼에 홍조를 띠우며 자책어린 목소리로 감독에게 자기비판을 했다.
《감독동지, 솔직히 전 이번 경기대회에서 전번처럼 마지막순간에 특기를 충분히 발휘 못할가봐 주저했댔습니다. 그래서 특기기술을 부단히 높이기 위한 훈련에서도 적극성을 보이지 못했습니다. 그러던것을 오늘 윤숙이가 제때에 깨우쳐주었습니다. 그의 말대로 전 위선자였습니다. 절 용서하십시오.》
순애의 꾸밈없는 가책을 듣고난 주철은 얼굴에 사람좋은 웃음을 띠우며 머리를 끄덕였다.
《이젠 마음이 놓이오. 어제 성에 올라가 동무의 특기기술을 높여주기 위한 훈련계획을 토의하고 내려올 때까지만 해도 마음이 망돌을 매단것처럼 무겁더니만… 참, 한가지 알려줄것이 있소. 오늘 동무의 그 손때문에 유능한 의사선생이 우리한테 배속되오. 난 동무가 금메달로 꼭 조국을 빛내리라는것을 굳게 믿소.》
순애는 크나큰 격정에 사로잡혀 가슴을 들먹였다.
그래, 윤숙아, 이번 올림픽경기대회에서 내가 꼭 금메달을 쟁취하고 돌아오겠다.
순애는 새로운 결심으로 심장을 불태우며 훈련장에 들어섰다.
이미 훈련장에는 윤숙이 있었다. 마주친 두 눈길.
《순애동지, 내가 대상선수가 돼주겠어요. 하루 빨리 특기동작을 더 완성하여 꼭 금메달로 조국의 영예를 떨쳐주세요.》
《고맙다, 윤숙아. 그리고 약속하자. 다음번 올림픽경기대회엔 네가 금메달을 쟁취해야 한다는것을!》
두손을 굳게 잡은 두 심장은 보답의 일념을 안고 뜨겁게 고동치고있었다.
그로부터 얼마후 안순애를 비롯한 많은 선수들이 제30차 올림픽경기대회에 참가하기 위하여 비행장으로 나갔다.
순애는 배웅나온 가족들과 선수들을 둘러보다가 윤숙이 없음을 알아차렸다.
그가 왜 오지 않았을가?
서운한 생각으로 하여 가슴이 알찌근해졌다.
그가 비행장출입구쪽을 두리번거리는것을 본 주철은 조용히 귀띔해주었다.
《지금 윤숙인 훈련장에 있소. 동무처럼 자기식의 특기기술을 완성하겠다고 말이요.》
윤숙이!…
순애는 훈련에 열중하고있을 그를 그려보며 믿음과 격려의 인사를 보내였다.
잠시후 그들을 태운 비행기는 대지를 박차며 창공높이 솟아올랐다.
×
윤숙은 다른 선수들과 함께 텔레비죤앞에 마주앉았다. 텔레비죤에서는 제30차 올림픽경기대회유술결승경기가 한창 방영되고있었다.
이미 일본선수를 쳐물리친 안순애는 세계유술선수권대회를 비롯한 여러 경기들에서 1등한 전적을 가지고있는 23살의 강자와 1,2등을 가르는 경기를 치르고있었다.
윤숙은 손에 땀을 쥐고 경기과정을 지켜보았다.
경기는 몹시 치렬했다. 서로 잡고 잡히우며 상대편을 제압하고 방어하는 두 선수!
재깍, 재깍… 초침소리가 점점 더 크게 들려온다.
공방전은 계속됐으나 워낙 두 선수가 다 강자들이였으므로 좀처럼 승부가 나지 않았다.
윤숙은 마음이 조급해옴을 금할수 없었다.
순애동지가 꼭 이겨야겠는데… 상대편선수로 말하면 지금 선수생활의 최고봉을 이루는 전성기에 있지 않는가. 만약 진다면… 아니, 지금 내가 무엇을 생각하고있는가.
순애동진 꼭 자기 특기로 저 선수를 타승할것이다.
불현듯 그의 눈앞에는 뼈마디가 툭툭 삐여져나온 안순애의 두손이 어려왔다.
그때 순애가 바줄타기훈련을 하고 호실로 돌아왔을 때였다. 윤숙은 얼결에 그의 손을 바라보다가 깜짝 놀랐다.
《순애동지, 손이 점점 더 험해지누만요.》
《네 손도 같지뭐.》
《그래도 나야 좀…》
윤숙은 얼굴을 붉히며 두손을 얼른 뒤로 가져갔다. 그러는 그의 손을 잡으며 순애는 말했다.
《아마 체육을 하는 처녀들치고 우리들처럼 손을 상하는 선수들은 없을거야. 길고 매츨한 손가락은 남자손처럼 뼈마디가 두드러져나오고 손바닥엔 바줄타는 훈련을 하느라 떡살이 배기고… 언제나 압박붕대를 감지 않으면 정상이 아닌 우리 손이지. 결국 유술선수는 금메달을 위해 손을 바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거야.》
윤숙은 두눈을 슴벅이며 들었다.
순애는 그의 손을 꼭 감싸쥐며 정색한 표정으로 다음말을 이었다.
《윤숙아, 우리 이 손을 아끼지 말자. 설사 뼈가 문질러지는 한이 있더래도 훈련하고 또 훈련하여 더 많은 금메달로 조국을 빛내이자.》
《순애동지!》
윤숙의 손이 그의 손에 덧놓여졌다.…
윤숙이 그때의 일을 되새겨보며 상념에 잠겨있을 때 경기시간이 다 됐다는것을 알리는 신호소리가 들려왔다.
경기는 무승부로 끝났다.
윤숙은 가슴이 옥죄여들었다.
유술은 다른 종목들과는 달리 회전이 없다.
5분동안 승부가 나지 않으면 3분간의 연장전을 하는데 먼저 점수를 올리는 선수가 이긴것으로 경기는 끝난다.
삑-
드디여 두 선수의 운명을 결정하는 연장전이 시작되였다.
순애는 경기시작부터 주도권을 잡고 자기 특기를 발휘할 기회만을 노렸다. 그는 부단한 발구르기와 팔젓기로 기만을 주어 상대편선수로 하여금 정신을 차리지 못하게 하였다.
바로 그때였다. 상대편선수가 옆으로 이동하던중 몸중심을 잃는것과 함께 몸을 앞으로 숙였다.
드디여 기회가 마련된것이다.
순애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그 선수의 목깃을 뒤로 꽉 틀어잡는것과 동시에 허벅다리뜨기기술을 리용하여 멨다꼰졌다.
순간 물뿌린듯 조용하던 방안은 선수들의 환호성과 박수소리로 하여 금시 떠나갈듯 했다.
윤숙의 두볼로 눈물이 쭈르르 흘러내렸다.
《순애동지, 듣습니까? 열광적으로 환호하는 조국의 목소리를!》
잠시후 시상대에 오른 선수들에게 메달이 수여된 후 국기들이 엄숙히 게양되였다.
세계를 굽어보며 서서히 오르는 우리의 람홍색공화국기, 장중하게 울려퍼지는 《애국가》…
순애의 두볼로도 뜨거운것이 흘러내린다.
저 눈물, 티없이 맑은 저 눈물속에는 얼마나 많은것이 들어있는가.
언젠가 순애가 하던 말이 생각났다.
금메달은 선수의 깨끗한 량심과 땀의 결정체라고 하던 그 말의 참뜻을 오늘 다시금 깨닫는것만 같았다.
금메달, 정녕 그것을 위해 체육인들은 자기의 온 넋과 육체를 깡그리 불태운다. 그것을 위해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또 청춘도 사랑도 지어 생명까지도 바친다.
티없이 정갈하면서도 깨끗한 량심, 보석같은 땀방울… 바로 그것의 결정체인 금메달이야말로 경애하는 김정은원수님께 드릴수 있는 우리 체육인들의 충정과 보답의 마음이 아니겠는가.
그렇다. 저 금메달은 불타는 애국심으로 고동치는 이 나라 체육인들의 뜨거운 심장이다.!
윤숙은 가슴이 뿌듯해옴을 느끼며 밖으로 달려나왔다.
밤하늘에는 보석같은 별들이 초롱초롱 눈을 뜬채 무엇인가 다정히, 다정히 속삭이고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