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청년문학》 주체101(2012)년 제9호에 실린 글
수 필
9월의 아침에
안 성 애
새벽노을빛이 창가로 비쳐든다. 그 노을빛이 할머니와 함께 다림질하는 공화국기에 물들어 기발은 더욱 붉게 타오른다.
《야, 공화국기.》
문득 등뒤에서 들려오는 동생의 목소리이다.
《우리 막내가 이제야 일어났구나. 자, 네가 부탁했던 공화국기가 다 됐다.》
이제 며칠후 공화국창건기념일을 맞으며 진행하는 예술공연에 동생이 참가하게 된다.
다림발이 곱게 선 기발을 들고 동생은 그날에 출연할 무용동작을 해보는것이였다.
백두산천지에서 제주도 끝까지
새 기발 높이여 삼천만은 나섰다
…
내 조국이 창건되던 날 목청껏 만세를 부르며 뜨거운 격정을 터뜨리던 우리 인민들의 모습을 그대로 담은 동생의 춤동작을 보느라니 눈굽은 뜨겁게 젖어들었다.
제 나라, 제땅의 진정한 주인이 된 기쁨과 감격을 안고 푸른 창공에 공화국기발을 띄우던 우리 인민들.
아, 우리 수령님께서 어떻게 찾으신 조국이였던가.
열네살 어리신 나이에 조선이 독립하지 않으면 다시 돌아오지 않으리라 굳은 맹세를 다지며 압록강을 건느신 우리 수령님.
력사에 류례없는 항일의 불바다, 피바다를 넘어 조국을 찾아주시고 내 조국의 창건을 온 세상에 선포하신 그날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김정숙어머님께 말씀하시였다.
그동안 내 뒤바라지를 하느라고 많은 수고를 했다고, 아무것도 해주지 못하고 여태 고생만 시켰는데 오늘은 내가 한잔 부을터이니 마시라고…
그때 김정숙어머님께서도 격정의 눈물을 참지 못하시였다.
왜 아무것도 해준것이 없다고 그러십니까, 당을 창건하고 군대를 창건하고 공화국을 창건한것이 얼마나 큰 선물입니까, 한생에 쌓인 원을 다 풀어주시였는데 그것이면 더 바랄게 없습니다라고 말씀올리시던 김정숙어머님.
그날 어머님께서도 그려보셨으리라.
일제놈들에게 나라를 빼앗겨 살래야 살수 없어 자그마한 쪽배에 몸을 싣고 고향을 떠나지 않으면 안되였던 어린시절을.
낯설고 물설은 이역땅에서도 늘 마음속에 못 잊어 안고사시던 회령의 백살구꽃.
백두산하늘에서 빛을 뿌리는 장군별을 우러르며 10대의 어린 가슴에 혁명의 무기를 잡으셨던 못 잊을 그날도 그려보시였다.
아, 어버이수령님을 모시고 조국진군의 길에 오르셨던 그날 조국의 진달래를 한가슴에 안으시고 눈물 흘리시던 감격의 그날도 생각하시였다.
그렇게 찾은 조국이여서 위대한 수령님의 건국로선을 받드시여 그처럼 가고싶으시던 회령을 지척에 두시고도 들려보지 못하신 김정숙어머님이 아니시였던가.
내 조국의 창건에 바쳐오신 위대한 수령님과 김정숙어머님의 뜨거운 헌신의 한생을 되새겨보느라니 저절로 눈굽이 뜨거워졌다.
《아니, 언니 울지 않니?》
춤을 추던 동생이 놀라며 다가왔다.
《응, 우리 공화국이 창건되던 날 그처럼 기뻐하시던 김정숙어머님 생각이 나서 그래.》
그제야 동생도 알겠다는듯 내 손을 꼭 잡고 말하는것이였다.
《언니야, 내 꼭 이번공연을 잘해서 우리 공화국을 창건하시고 빛내여주신 백두산절세의 위인들의 위대성을 더잘 보여주겠어.》
할머니의 눈가도 축축히 젖어있었다.
백두산절세위인들에 대한 끝없는 그리움의 눈물이리라.
할머니와 나 그리고 동생은 공화국기발을 반듯이 펼쳤다.
9월 9일의 하늘가에 펄펄 나붓길 람홍색공화국기.
격정으로 끓어넘치는 노래구절이 나의 가슴을 세차게 두드렸다.
휘날려라 공화국기 우리 삼색기
너보다 자랑스런 기발 없어라
…
공화국기발이여, 펄펄 휘날려라.
조국을 그토록 사랑하신 어머님의 숨결을 안고, 내 나라를 떨쳐갈 나의 맹세를 안고.
공화국기의 아름다운 빛발은, 삼천리 이 땅우에 뿌려지는 그 빛발은 조국을 끝없이 아끼고 사랑하시며 자신의 모든것을 깡그리 다 바치신 절세의 위인들의 한생의 모습이 비끼여 더더욱 눈부시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