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청년문학》 주체101(2012)년 제6호에 실린 글
단 상
주 인
김 철 민
늦어서 점심식사를 하던 나는 갑자기 떨어지는 비방울을 보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오후작업을 위해 포전에 놓아둔 반마대가량 되는 비료가 마음에 걸려서였다.
얼마 많지는 않아도 귀중한 비료가 아닌가.
농촌지원자도 응당 농사의 주인이라는 자각에 떠밀리여 나는 포전으로 향하였다.
비줄기는 굵어졌다.
헐떡이며 포전에 다달으니 함께 일하던 농장원 박아바이가 벌써 나와있었다.
(역시 주인이 다르구나.)
나는 이렇게 감탄하며 그에게로 다가섰다.
《여기 비료가 있다는걸 어떻게 알았습니까?》
《비료라니?! 난 비가 오길래 혹시나 해서 포전들을 돌아보던 참인데…》
그럼 비료는… 우리는 주위를 살펴보았다. 분명 비료는 없었다.
《혹시 저 처녀가 알지 않을가?》
박아바이가 포전에서 멀지 않은 뽕나무밑에서 비를 긋고있는 처녀를 가리켰다.
나는 처녀에게로 다가갔다.
옷차림새를 보니 지나가던 길손이 분명하였다.
《동무, 여기서 비료를 담은 마대를 보지 못했소?》
《저… 그 비료는 여기… 그냥 갈수 없어서…》
가까이 가보니 뽕나무밑에는 비료마대가 있고 그우에는 처녀의 빨간 비옷이 씌여져있었다.
그러니 비료때문에 내리는 비를 그대로… 처녀의 마음이 헤아려졌다.
《체네, 고맙네.》
박아바이의 젖은 목소리가 울렸다.
《아이… 모두가 농촌을 돕고있는데…》
례사롭게 울리는 그의 말이 웬일인지 나의 가슴을 쳤다.
그러니 모두가 주인인셈이다. 이런 주인들의 뜨거운 마음에 떠받들려 논벌은 더욱더 푸르러간다고 생각되였다.
(평안남도 안주시 체육지도위원회 로동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