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청년문학》 주체101(2012)년 제6호에 실린 글

 

  단편소설

                                                         최 성 진

1

승용차는 간밤에 보슬비가 내리여 아직 물기가 흐르는 포장도로우를 달리고있었다. 중천에 떠있는 해는 구름에 싸여 주위가 약간 침침해보였다.

차창너머로는 야산의 과일나무들이 보이였다.

지금은 잎이 떨어져 앙상하게 가지들만 드러난 그 과일나무들은 이미 로화기를 맞아 꽃도 일매지게 피여나지 못하고 열매도 자꾸 좀이 들어 몇해전부터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께서 이 일대를 지나가실 때마다 마음써오신것들이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저 야산의 놀고있는 빈땅들을 모두 개간하여 과수원을 대담하게 넓히고 키낮은 새 품종 사과나무들을 심으면 이 일대의 풍치가 달라지리라는 생각을 하시였다.

《백두산에 있는 618건설돌격대가 장군님께서 주신 과업을 모두 수행했다는 보고가 올라왔습니다.》

김정일동지를 모시고 가는 석영빈이 조용히 말씀올리였다. 온 한해 현지지도의 강행군길을 이어오신 김정일동지를 보좌해온 일군이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차창가에서 물러나시여 등받이에 몸을 편히 실으시였다.

《그러니 지금 새 일감을 기다리겠구만.》

《그렇습니다. 명령이 떨어지면 당장이라도 새로운 대상으로 이동해갈 준비를 갖추고있다고 합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백두산에서 만나보신 618건설돌격대의 지휘관들과 전투원들의 백두산바람에 탄 구리빛얼굴들을 그려보시며 밝은 미소를 지으시였다. 삼지연지구의 전기문제를 더욱 원만히 풀기 위한 대규모발전소를 일떠세운데 이어 험준한 벼랑들을 극복하고 천연수림지대를 통과해야 하는 수백리구간의 도로건설도 맡아 짧은 기간에 해제낀 그들이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그들의 결사관철의 정신이 낳은 도로를 돌아보시면서 주변정리며 미흡한 부분들을 퇴치할데 대한 과업을 주시였는데 그사이에 다 끝냈다면 기쁜 일이였다.

《백두산물을 먹은 돌격대가 달라. 어떤 일을 맡겨주어도 본때있게 해제끼거던.》

김정일동지의 정력에 넘치신 음성이 차안을 울리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삼복철의 찌는듯 한 뙤약볕과 장마비를 다 맞으시며 동서해안과 북부내륙지대의 중요공장, 기업소들을 현지지도하신데 이어 황해남북도와 강원도일대의 발전소건설장들, 공장, 기업소들을 돌아보시고 여기 원흥지구에 새로 일떠선 과수종합농장을 찾아오시는 길이였다.

그이께서는 지금 기분이 대단히 좋으시였다. 나라의 전반적경제가 과학화, 현대화의 토대를 더욱 튼튼히 다지며 비약하고있는것이였다.

그이께서 구상하시였고 이미 현지지도를 하시면서 주신 과업들이 하나하나 관철되여 현실로 되고있었다. 순전히 우리의 힘과 기술로 또다시 인공지구위성 《광명성2》호를 쏴올리고 선군조선의 위력을 과시하는 사변들이 나라의 곳곳에서 일어나고있다. 기계공업부문에서 CNC기술은 이미 최첨단의 경지에 올라섰고 성강에서는 주체철생산공정이 완성되여 쇠물폭포가 쏟아져내리고있다.

우리 수령님께서 창설하신 비날론공업이 새롭게 현대화되여 질좋은 비날론솜은 물론이고 인민생활향상에 필요한 갖가지 화학제품들이 나와 세상에 소문을 낼 날도 멀지 않았다. 남흥가스화대상공사도 끝나 전반적인 시운전단계에 들어갔다. 이제 흥남가스화대상공사만 끝나면 우리 나라는 비료가 남아돌아가게 될것이다. 농촌의 토지정리와 자연흐름식물길공사가 진행된데 이어 비료문제도 우리식으로 원만히 해결을 보게 되였으니 농업생산도 올라갈것이다. 먹는 문제, 입는 문제가 풀리고 인민소비품생산에서도 혁명이 일어나고있으니 우리 인민이 소리치며 잘살게 될 날이 멀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은 여기 원흥지구에 새로운 과수종합농장이 생겨난것이였다. 이미전부터 그이께서 구상해오신 현대적인 과수종합농장을 내무군군인들이 한해사이에 건설하여 첫 사과를 따들이였다.

승용차는 길지 않은 다리를 지나왔다. 길은 곧추 뻗어갔다. 이제 조금만 더 가면 원흥이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초조감을 느끼시였다. 마음은 벌써 거기 원흥에서 기다리고있을 종합농장건설자들에게 가닿으시였다. 그 사람들에게 류다른 정이 가는것은 무엇때문인가? 이제 가면 가깝고 친근한 오랜지기라도 만날것 같은 생각은 어디에서 오는것인가.

김정일동지의 눈앞에는 인민보안기관의 중요한 직책에 있는 윤승권의 거밋거밋한 얼굴이 문득 떠올랐다. 대동강과수종합농장건설을 내무군에 맡겨주시면서 김정일동지께서 한번 만나시였던 일군이였다. 올해초에 김정일동지께서는 종합농장건설진척정형을 알아보시기 위해 그를 전화로 찾으시였다.

《최고사령관동지, 최고사령관동지께서 우리 종합농장건설을 위해 수십만그루의 귀중한 사과나무모를 보내주시였다는것을 알고 온 나라 도처에서 유기질비료를 자동차마다에 가득 실어 보내왔습니다.

최고사령관동지께서 마음쓰시고 온 나라가 지원의 손길을 뻗쳐주니 우리 원흥에… 우리 원흥에 세상이 부러워할 과일바다가 펼쳐질 날이… 멀지 않았습니다.》

그날 수화기에서 울려나오던 장령의 그 떨리던 목소리!

김정일동지께서는 《우리 원흥에… 우리 원흥에》 하던 윤승권의 목소리에서 원흥땅에 대한 애착 비슷한 류다른 그 무엇을 느끼시였다.

산촌에 푸른빛이 짙어가던 여름이였다. 멀고먼 지방현지지도의 길을 이어가시던 김정일동지께서는 평양에 잠시 들리시여 인민생활문제와 관련한 중요한 협의회를 지도하고계시였다. 휴식시간에 석영빈이 들어와 대동강과수종합농장에서 사과꿀을 보내왔다고 말씀올리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무등 반가우시였다.

《사과꿀이란 말이요? 그 사람들이 수정률을 높이기 위해 과원에 벌통들을 놓았다고 하더니 첫 꿀을 딴 모양이구만!》

《그렇습니다. 종합농장건설책임자한테 전화를 걸어보니 이번에 거기서는 꿀풍년이 들었답니다.》

《원흥벌에 사과꽃이 피여나니 꿀풍년이라. 모두들 함께 가서 원흥의 사과꿀을 구경합시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일군들을 이끄시고 꿀을 가져다놓은 방으로 향하시였다. 문을 열고 들어서시니 방안에 꿀향기가 가득찼다. 김정일동지께서는 포장을 벗기고 뚜껑을 열어놓은 꿀통앞으로 걸어가시였다.

《이게 원흥의 사과꿀이구만.》

그이께서는 꿀향기에 얼굴들이 환해진 일군들을 향해 말씀하시였다.

《이건 정말 귀한 꿀이요. 어서 다들 와서 꿀구경들을 하오. 원흥의 사과꿀을 말이요.》

기뻐하시는 그이께 석영빈이 말씀올리였다.

《과수종합농장사람들이 이 사과꿀을 올려보내면서 장군님께서 현지지도의 먼길에 겹쌓인 피로를 푸시는데 꼭 쓰시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했습니다.》

석영빈의 목소리는 뜨거움에 젖어있었다. 그는 조국의 먼 북변에서 최전연초소들에까지, 동해지구에서 서해기슭에 이르기까지 김정일동지께서 걸어오신 현지지도의 먼먼길을 생각한것이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석영빈의 마음을 리해하시였다.

《종합농장사람들한테 고맙다는 인사를 해야겠소. 이 원흥의 사과꿀을 보기만 해도 내 피로가 다 풀리는것 같구만.》

김정일동지께서는 그때에도 윤승권의 모습을 그려보시였다. 《우리 원흥에…》 하던 그의 떨리던 목소리가 다시 울려오는듯 했다. 하여 김정일동지께서는 생각에 잠기시다가 다시 말씀을 이으시였다.

《내가 그 동무들의 마음을 압니다. 내무군군인들을 믿고 원흥에 현대적인 과수종합농장을 건설할데 대한 과업을 주면서 원흥벌에 사과꽃이 피면 내 꼭 나가보겠다는 약속을 했습니다. 그 사과꽃이 한창 피여나는 계절에 자강도일대의 공장, 기업소들과 발전소건설장을 돌아보느라 거기에 가있다나니 내 그 동무들과 약속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그 동무들이 사과꽃을 피워놓고 우리를 기다렸을거요. 기다리다가 이 사과꿀을 올려보냈을것입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정말 윤승권이네한테 약속을 지키지 못한것이 미안하시였다. 그리고 사과꽃이 피여난 원흥을 못 보신것이 서운하시였다. 하지만 마음은 온 한해 원흥에 두고계시였다. 원흥이 어떤 고장인가! 어버이수령님의 심혼이 뜨겁게 깃들어있는 땅이 아닌가. 그 원흥에 현대적인 과수종합농장을 일떠세워 우리 수령님의 심중에 두고두고 사라질줄 모르던 아픔을 가셔드리려고 종합농장건설을 발기하시고 온 한해 심혈을 기울여오신 김정일동지이시였다. 종합농장건설자들이 새 과원에 사과꽃이 피여나고 열매가 달리여 기뻐할 때 그 사실을 보고받으시고 그이께서도 기뻐하시였다. 그러시면서 새 품종 사과나무에 대한 비배관리방법도 하나하나 가르쳐주시였고 때맞춰 필요한 농약이며 비료며 기계수단들도 보내주시였다.

이해따라 여름에 접어들기 바쁘게 예견치 않았던 폭우가 내리였다. 이상기후현상이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비내리는 동해안일대의 공장들과 인민군부대들을 현지지도하시다가 원흥의 어린 사과나무들을 걱정하시였다.

《대동강과수종합농장이 큰물피해를 입지 않는지 빨리 알아봐야겠소. 원흥천으로 대동강물이 올라와 어린 사과나무들이 물에 잠기지 않는지 모르겠소.》

그이께서는 비물이 흐르는 기계공장의 구내길을 걸어가시며 석영빈에게 말씀하시였다. 즉시에 원흥의 형편을 알아본 석영빈이 그이께 보고드리였다.

김정일동지께서 예견하신 그대로였다. 대동강의 수위가 급작스레 올라가면서 원흥천물이 과수원 한쪽으로 흘러든것이였다. 대동강과 린접한 그곳은 워낙 지대가 낮아 습기가 빠지지 못하던 곳이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하늘을 올려다보시였다. 폭우는 한나절을 내리다가 멎었는데 하늘에서는 여전히 시꺼먼 구름장들이 내륙쪽으로 밀려가고있었다.

중기예보를 알아보시니 장마전선이 밀려오고있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물에 잠긴 키낮은사과나무들을 보며 낯이 새까매있을 과수종합농장사람들의 모습이 보이는것만 같으시였다.

《귀중한 사과나무들이 한그루라도 잘못되여서는 안되겠소. 그 사람들이 자체로 양수설비를 마련하여 고인물을 뽑느라고 하면 시일이 걸릴수 있으니 국가적인 조치를 취하여 원흥에 양수기를 보내줍시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그러시고도 마음이 놓이지 않으시여 그날 저녁 숙소로 돌아오시자바람으로 내각의 관계부문 일군들을 찾으시여 원흥에 보낼 양수기문제가 어떻게 되였는가를 알아보시였다.

내각의 일군들과 운수부문이 동시에 움직이고있었다. 양수기를 실은 대형자동차가 벌써 원흥으로 가고있었다.

《됐구만! 이젠 됐소!》

김정일동지께서는 사과나무들이 살아났다고 기뻐하는 윤승권이며 종합농장사람들의 모습을 그려보시며 한시름을 놓으시였다.…

 

2

《천천히! 천천히 가자구!》

김정일동지께서는 차창너머로 눈길을 보내시며 운전사에게 이르시였다. 승용차는 끝간데없이 펼쳐진 과원의 한가운데로 난 구내도로에 들어서고있었다. 포장한 직선길이였다.

그이께서는 가슴이 확 열리시였다. 거밋한 흙밭이 드러난 땅, 대지는 기름지고 창조물은 거대하다. 인간은 얼마나 위대한것을 창조할수 있는것인가!

김정일동지께서는 인간의 창조능력이 열어놓을수 있는 가능성은 실로 무한대한것이라는 생각을 하시였다.

한해전까지만 하여도 이곳은 지은지 오래된 자그마한 마을들이 강냉이숲에 묻혀있고 정리하지 않은 크고작은 논들과 밭들이 널려있었으며 풀이 무성한 물웅뎅이들과 원흥천에서 고기잡이군들이 반두질이나 하던 한적한 벌이였다. 한여름이면 뚝들에 한벌 피여난 노란 들꽃들과 거기서 한가하게 풀을 뜯는 염소들이 목가적인 풍경을 자아내던곳이였다.

《우리 내무군이 큰일을 했구만! 원흥벌이 한해사이에 천지개벽을 했단 말이요! 저길 보오.》

김정일동지께서는 무연히 펼쳐진 벌가득 줄맞춰 늘어선 사과나무들과 질서의 극치를 이룬 하얀 버팀대들을 가리키시며 자못 흥분된 목소리로 이으시였다.

《우리 내무군군인들이 마치도 사열을 받기 위해 정렬해있는것 같지 않소?》

김정일동지께서는 원흥땅의 전변을 안아오시기 위하여 기울여오신 로고와 심혈을 다 잊으시고 과원을 일떠세운 내무군군인들의 수고를 헤아려주시였다. 불시에 이름할수 없는 감회가 그이의 가슴속에 뜨거운 조수마냥 밀려들었다. 그이의 추억은 흘러간 지난 세기에로 나래쳐갔다.

《잊혀지지 않아. 해방직후 원흥에 나갔다가 본 그 여윈 아이의 손이!》 하시던 수령님의 그 음성! 저 무한대한 하늘의 어딘가에 수령님의 심뇌에 찬 그 말씀이 지금도 새겨있지나 않을가?

김정일동지께서는 한순간 격해지는 감정을 누르시며 정갈한 과원을 둘러보시였다. 저 한그루한그루의 사과나무들과 버팀대들마다에 우리 내무군군인들의 땀이, 정성이 슴배여있으리라. 두텁게 얼어붙은 대동강의 얼음이 쩡쩡 소리치며 갈라져나가고 맵짠 바람이 불어치는 엄동설한에도 언땅을 까내면서 구뎅이들을 팠으며 생산도로들을 냈으리라. 웃동을 벗어놓고 허연 입김을 날리면서 기세를 올리는 내무군군인들의 모습이 눈앞에 보이는것만 같으시였다.

《장군님, 작년 이맘때 장군님께서 이쪽으로 지나가실 때까지만 하여도 여기에 이런 과수농장은 없지 않았습니까. 한해사이에 이런 과원이 생겨나고 저런 공공건물들과 문화주택마을이 솟아났으니 이건 정말 기적입니다!》

석영빈이 흥분되여 말씀드리였다. 그는 방금 지나오면서 본 종합농장어구를 다시 돌아보았다. 거기 산기슭에는 놀라운 한폭의 상상화마냥 푸른 지붕을 한 눈부신 공공건물들과 살림집마을이 이채롭게 들어앉았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지금 이 일군의 흥분된 눈길이 닿아있는 덩지 큰 두동의 건물이 종합농장건설자들이 일떠세워 가동을 시작한 능력이 대단한 과일보관건물과 설비조립이 마감단계에 들어간 사과말린편공장이라는것을 알고계시였다. 이제 얼마 안 있어 그 사과말린편공장에서도 우리 아이들이 좋아하는 과일가공품이 쏟아져나올것이다.

《동무의 말이 옳소. 이게 바로 기적이지.》

김정일동지께서는 건설자들의 정성이 알리는 버팀대들과 겨울나이를 위해 벼짚으로 꼼꼼히 감싸준 사과나무들을 눈여겨보시며 석영빈의 말을 긍정해주시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이미 보통강상점을 현지지도하시면서 수도의 모든 구역들에 현대적인 과일상점들을 내올데 대한 과업을 주시였다. 그 상점들은 가장 현대적인 설비들로 꾸려지고 손님들의 편의를 최상의 수준에서 도모하는 멋쟁이상점들로 건설될것이다. 원흥에 이런 대규모의 과일생산기지가 일떠선데다가 이제 과일상점들까지 늘어나면 인민들은 아무때건 신선한 과일을 사다먹을수 있게 될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 수령님께서 바라시던것이 아닌가! 수령님께서… 아, 수령님께서 이런 현실을 보시였더라면 얼마나 기뻐하셨으랴.

우리 인민을 세상에서 제일 잘살게 해주시려고 한평생 마음쓰시면서 그리도 고생이 많으셨던 우리 수령님이 아니신가. 김정일동지께서는 눈물이 나오시였다. 해방직후 여기 원흥지구를 찾으시였던 수령님의 모습이 다시 눈앞에 어려왔다.

가난의 루적인양 해묵은 벼짚이영을 무겁게 떠인 처마낮은 낡은 토벽집들이 몇채 들어앉은 마을이였다. 두엄냄새가 나고 땅이 녹아 질적해진 마을어구에서 수령님께서는 베잠뱅이차림의 농민들을 만나시여 살아가는 형편에 대하여 물으시였다.

김일성장군님께서 오셨다는것을 알고 옆동네에서까지 사람들이 모여왔다. 해방은 되였으나 아직은 가난의 때를 벗지 못한 사람들이였다. 그들속에는 겨우 돌이 지났을 아이를 업은 젊은 녀인도 끼여있었다. 얼굴이 여위고 창백한 녀인이였다. 더덕더덕 기운 무명치마에 꿰진 검정고무신을 맨발에 신었다. 녀인의 잔등에 업혀있는 아이의 여윈 손에는 바람이 든 생무우쪼각이 들려있었다.

아직 세상을 알수 없는 어린것은 마치 마을의 경사를 자기도 아노라는듯 해죽해죽 웃고있는데 김일성장군님께서는 한동안 그 어린것의 생무우쪼각을 든 여윈 손에서 눈길을 떼지 못하시였다.

그이께서는 이윽해서 마을을 둘러보시였다. 어디에나 가난의 때가 흐르는 마을이였다.

《이제는 일제놈들도 망해서 쫓겨갔으니 여러분들은 나라의 주인이 되였습니다. 그러니 힘껏 일해서 우리 함께 잘사는 세상을 만들어봅시다. 앞으로 농사도 잘 지으면서 집오래나 저기 야산들에는 과일나무도 많이 심으십시오. 그렇게 해서 아이들의 손에 생무우쪼각이 아니라 향기롭고 맛좋은 사과를 쥐여줍시다.》

그이께서는 마을사람들과 잘살게 될 방도를 의논하시다가 늦어서야 마을을 뜨시였다. 시내로 들어오시면서 줄곧 마음이 무거우시였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먼 후날에 이르러서도 그때의 일을 자주 추억하시였다. 엄마등에 업혀 생무우쪼각을 빨고있던 아이의 모습은 수령님의 심중에 그렇듯 커다란 아픔으로 새겨졌던것이였다.

그런 아픔을 안으시고 한생 인민을 위해 로고에 찬 길을 걸어오신것이였다.

원흥사람들은 해방직후에 자기들의 고장을 찾으시여 하신 수령님의 그 말씀을 받들고 집오래들은 물론이고 주변의 야산들을 개간하여 과일나무들을 심었다. 원흥지구는 과일고장으로 되였다.

어느해인가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이 고장을 지나가시다가 여기 땅에 태를 묻고 살아온다는 한 농촌작업반장을 만나시였다. 농사작황이 좋다고 기뻐하시는 수령님께 나이지숙한 작업반장이 벌쭉거리며 자랑하듯 말씀올리였다.

《수령님, 우리 원흥도 좋은 세월을 만난 덕에 흥하는 고장이 되였습니다.

수령님께서 해방직후에 찾아오시여 농사도 잘짓고 과일나무도 많이 심으라고 하신 말씀을 받들고 과수원을 조성하여 저렇게 야산마다 사과나무들이 자라니 우리 원흥사람들이 지금은 북청이나 과일군사람들 부럽지 않아 하고있습니다.》

수령님께서는 푸른 사과알들이 한창 커가고있는 가까운 야산의 과수원에 눈길을 보내시였다.

어느 사나이의 건드러진 타령소리가 거기 어디선가 들려오고있었다. 수령님께서는 환하게 웃으시였다.

《아니야. 반장, 만족해서는 안돼. 지금이 어떤 세월인가? 우리 사람들의 요구도 하늘만큼 높아졌어. 게다가 평양사람들은 아직도 과일군 같은데서 과일을 날라다먹지 않나. 발전해야지. 지난날 나라를 빼앗겼던탓에 지지리도 못살아온 우리 인민인데 세상이 보란듯이 잘살아봐야 할게 아닌가.》

그날도 늦어서야 현지지도를 마치시고 교외에서 돌아오신 수령님께서는 《우리 인민이 모두 과일을 마음껏 먹게 되면 내 소원 하나가 풀리겠소.》라고 말씀하시였다.

그날 수령님의 그 말씀을 들으며 김정일동지께서는 가슴이 뜨거워지시였다. 《잊혀지지 않아!》 하시던 수령님의 말씀이 생각나시였다. 왜놈들이 남기고간 가난의 흔적! 엄마등에 업혀 생무우쪼각을 빨고있던 아이의 여윈 손을 수령님께서 또 추억하신것이 아닌가? 그 아픔을 안으시고 우리 수령님께서는 일찌기 북청땅을 찾으시여 온 나라 야산들을 과일숲으로 뒤덮으실 원대한 구상을 펼쳐주신것이 아니랴. 그 아픔을 안으시고 고산이며 과일군, 평양과수농장이며 온 나라의 곳곳에 현지지도의 자욱을 남기신것이 아니랴. 떨어진 사과 한알때문에만도 모진 수모를 당해야 했던 우리 인민을 위해 우리 조국을 과수의 나라로 전변시켜주신 수령님께서 원흥의 그 여윈 아이를 그리도 잊지 못하시니 정녕 언제면 우리 수령님의 심중에 어혈져있는 그 아픔이 말짱 가시여질가? 언제면 봄날의 꽃향기같은 그윽한 기쁨만이 수령님의 마음속에 가득찰가?…

김정일동지께서는 눈앞에 꽃바다가 보이시였다.

벌가득 들어찬 키낮은사과나무의 가지들마다에 몽글몽글한 꽃송이들이 한벌 덮이며 꽃바다를 이룬 광경이, 부지런한 벌들이 꿀철을 만나 붕붕거리며 날아들어 소란스럽고 꽃향기가 넘쳐나 취할듯 한 봄날의 과원이 보이시였다.

얼마나 좋으랴. 수령님을 원흥의 꽃바다에 모셨더라면! 무르익은 사과의 노랗고 붉은빛이 어리여 온통 노을속에 잠긴듯 한 가을의 원흥벌에 우리 수령님을 모셨더라면! 평양의 과일매대마다에, 온 나라의 과일상점들에 사과가 산처럼 쌓이는 풍경을 수령님께서 보셨더라면!

《수령님! 수령님께서 한생 아픔으로 새겨안으시였던 이 땅이 천지개벽하여 오늘은 이렇게 현대적인 과수종합농장이 생겨났습니다! 이제는 평양사람들이 신선한 과일을 마음껏 먹을수 있게 되였습니다. 이제 확장공사까지 하면 수령님의 심혼이 깃든 이 땅은 세상에 더없는 보배땅으로 될것입니다!》

《좋구만! 보배땅이라… 우리 나라 땅은 다 보배땅으로 돼야지. 평양사람들이 좋은 과일을 마음껏 먹을수 있게 되였다니 오늘은 정말 기쁘오. 우리 인민에게 하나라도 좋은것을 더 주고싶은것이 내 마음인데 원흥에 세상에 부러워할 과수종합농장이 생겼다니 큰 시름이 하나 풀리는것 같소.》

수령님의 우렁우렁한 음성이 아득한 하늘나라 멀리에서 울려오는것만 같으시였다.

(수령님!)

김정일동지께서는 목이 메여오시고 뜨거운것이 눈앞에 가리였다. 문득 수령님의 거룩하신 모습이 어리여왔다. 꽃바다 펼쳐진 환희의 계절,

눈같이 정갈한 사과꽃이 가지마다 소붓이 피여나 미풍에 흐느적거리는 그속으로 미소를 지으시며 천천히 걸으시는 수령님의 모습이! 만시름을 잊으시고 기쁨속에 계시는 수령님의 모습이!

《장군님, 종합농장소재지마을입니다.》

석영빈이 말씀드려서야 김정일동지께서는 승용차가 과원안의 직선길을 다 지나왔다는것을 아시였다. 승용차는 종합농장소재지마을에 들어서고있었다. 현대맛이 나게 조형미를 살린 산뜻한 색갈의 공공건물들이 안침진 골안에 조화롭게 들어앉은 새로운 풍경이 앞에 펼쳐졌다. 환상으로나 그려볼수 있는 아름다운 소도시를 방불케 했다.

소재지중심으로 난 깨끗한 포장도로를 따라 구름같은 나지막한 등성이를 넘어서니 이번에는 아담한 살림집들이 나타났다. 그 살림집마을에 채 못미처 야산으로 올라가는 갈림길이 있었다. 승용차는 이제 그 갈림길로 들어서야 한다. 거기 야산마루에는 지금 종합농장을 건설한 일군들과 농장관리일군들이 기다리고있을것이였다. 조금전에 과수원구내길을 지나오면서 산마루전망대에 모여 서있는 사람들을 띠여보신 그이이시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조금 지체되더라도 분홍색담장을 아담하게 두른 새 살림집마을에 들려보고싶으시였다.

《저 살림집마을에 들렸다가 올라가자구.》하고 김정일동지께서는 말씀하시였다.

초초해서 기다리고있을 전망대의 사람들한테는 미안하시였다.

승용차가 갈림길을 그냥 지나칠 때 그이께서는 벌겋게 달아오른 윤승권의 거밋거밋한 얼굴이 떠오르시였다. 한해전 김정일지께서 종합농장건설을 내무군에 맡겨주실 때 일군들속에 있던 사람, 《최고사령관동지, 기어이 한해동안에 세계적인 종합농장을 일떠세우고 우리 원흥벌에 사과꽃을 피우겠습니다!》 하던 그의 흥분과 열정에 떨리던 목소리! 그렇다. 그때에도 그는 《우리 원흥》이라고 했다. 어찌된 일인가? 어찌하여 그가 오랜지기처럼 생각되는것인가?

 

3

김정일동지께서 갓 포장한 야산마루의 전망대에 이르신것은 그때로부터 얼마간 지나서였다.

《우리 내무군이 인민을 위해 큰일을 해놓았소! 멋있구만! 이 종합농장은 만점짜리요!》

김정일동지께서는 마중나와있는 윤승권이며 종합농장일군들과 따뜻한 인사를 나누시고 아득히 펼쳐진 눈부신 과원을 바라보시다가 《여긴 떠나고싶지 않은 고장이요.》라고 말씀하시였다.

일군들의 얼굴마다에 행복의 빛이 어리였다.

《최고사령관동지, 사과꽃이 한창 피여날적에는 우리 원흥벌의 경치가 정말 볼만 했습니다.》

윤승권이 말씀드리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정겨운 눈길로 내무군장령의 벌깃하게 혈색이 피여난 얼굴을 잠시 바라보시였다. 자신께서는 한해동안 새 종합농장건설을 놓고 이 장령과 마음이 하나로 통했다는 생각이 드시였다.

《이 원흥벌에 사과꽃이 피여나면 내 오겠다고 약속을 했는데 미안하오. 그땐 정말 시간을 낼수 없었소.》

윤승권의 눈에 물기가 피여올랐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종합농장으로 들어오는 어구에 들어앉은 과일보관건물이며 사과말린편공장이며 무연히 펼쳐진 사과밭을 둘러보시다가 대동강과 린접하고있는 과원 한끝을 가리키시였다.

《저기가 여름에 큰물피해를 입었던 곳이겠구만.》

거기 바람꽃이 뽀얗게 이는 원흥천기슭의 하얀 양수장건물을 띠여보시고 하시는 말씀이였다.

《그렇습니다, 최고사령관동지.》

《사과나무들이 물에 잠긴것을 보며 마음고생들을 했겠구만.》

《그때는 정말 속이 까맣게 타는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최고사령관동지께서 양수기를 보내주시여 다시는 큰물피해를 입지 않았습니다. 수확철에는 저기서도 잘 익은 사과를 땄습니다.》

《물이 채 빠지기도 전에 허리치는 물속에 들어가 사과알마다에 올라있는 감탕을 씻어냈다지? 인민을 위하는 그 정성이 눈우에서 수박을 딴셈이요. 모두 얼굴들이 탔구만. 한해사이에 이런 종합농장을 일떠세우느라 언제한번 집에 가볼새도 없이 고생들을 했을거요.》

《저희들이야 무슨 고생이겠습니까. 우리 원흥벌에 기울이신 최고사령관동지의 심혈이 있어…》

윤승권이 종합농장건설의 나날들이 생각나서 말끝을 잇지 못하였다.

《그래, 인민들을 위하는 동무들의 정성이 여기에 이런 기적을 펼쳐놓았지. 그런 정성이면 온 나라를 백과 주렁진 락원으로 만들수 있소. 만들수 있단 말이요.》

김정일동지께서는 몇걸음 앞으로 걸어나가시며 두손을 허리에 얹으시였다.

《이 원흥벌이 꽃바다를 이루었을 때엔 풍경이 볼만 했단 말이지. 옳소. 그건 어디서나 볼수 없는 풍경이였을거요. 이제는 평양사람들이 꽃구경을 하려고 정방산이나 다른 어떤 곳을 찾아갈 필요가 없겠소. 여기 와서 사과꽃을 구경하면 될거란 말이요. 동무들의 땀과 노력의 토양우에 피여난 원흥의 사과꽃이야말로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꽃이지.》

그이께서는 떠오르는 환상의 세계에 잠기시여 그윽한 빛을 눈에 담으시였다. 꿈나라처럼 벌가득 피여오르는 사과꽃바다! 봄의 원흥벌을 찾는 사람들은 꽃향기에 마음이 상쾌해지고 사고는 해솟는 아침처럼 정화될것이다. 시인은 금강석같은 시어가 떠오르고 과학자라면 천만가지 환상이 번개칠것이다.

김정일동지께서 사과꽃의 아름다움에 대하여 말씀하실 때 윤승권의 두눈에 의혹의 빛이 스쳐지나갔다. 김정일동지께서 방금 겨울나이에 들어간 한적해진 과원이 아니라 정말로 사과꽃이 만첩으로 피여난 과원의 봄풍경을 보신것처럼 말씀하시기때문이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그의 얼굴에 실리는 의문의 빛을 알아보시고 부드럽게 웃으시였다.

《동무들, 내 방금 저 사과밭을 지나오면서 꽃이 만발한 봄날의 과수원을 그려보았습니다. 꿀벌들이 분주스레 날고 꽃향기가 진동하는 과수원풍경을 말입니다. 심신이 다 거뿐해졌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과원의 구내도로를 지나오실 때의 격정이 다시금 살아나시여 음성이 조금 갈리시였다. 그이께서는 인차 부드러운 음성으로 《첫해에 꽃이 그렇게 많이 피였다는데 수정률이 얼마나 되였습니까?》라고 물으시였다.

《43프로였습니다. 사과밭에 벌통들을 놓아주었더니 수정률이 그렇게 올라갔습니다.》

《그 정도면 높은 수준이요. 동무들이 여기서 생산한 첫꿀을 나한테 보냈는데 내 그 원흥사과꿀을 반갑게 받았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 종합농장건설자들을 기쁘게 해주시려고 말씀하시였는데 윤승권은 눈굽이 젖어들었다.

《그 꿀이야 최고사령관동지께서…》 윤승권이 목이 메여 떠듬거리였다.

김정일동지께서 멀고먼 현지지도의 길에서 쌓인 피로를 푸시기 바라면서 윤승권이네가 올린 사과꿀은 실상 평양산원의 산모들에게 차례졌다. 윤승권은 출가한 딸을 통해서 알게 되였다. 딸이 평양산원에서 옥동자를 낳고 산모들에게 주는 사과꿀을 먹었다는것이였다.

《애엄마가 장군님께서 보내주신 사과꿀을 먹어서인지 안고온 손자녀석도 사과알처럼 통통해서 복스럽기만 하다고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윤승권의 말을 들으시며 사과알처럼 통통하다는 그의 귀염상스러운 손자의 모습을 그려보시였다.

《허허… 좋구만! 원흥의 사과꿀에 태여나는 우리 아이들까지도 튼튼해진다니 얼마나 좋소.》

윤승권이 손자가 생각나는듯 얼굴이 불깃해졌다.

《최고사령관동지, 이 원흥벌이 꽃계절에도 볼만 했지만 어른의 주먹보다 더 큰 왕사과들이 주렁진 가을풍경 또한 세상에 다시없을 장관이였습니다.》

《왕사과라… 왕밤이나 왕다래는 있지만 왕사과라는 말은 동무한테서 처음 듣소.》

김정일동지께서 즐거워하시며 밝게 웃으시자 윤승권은 행복의 미소를 얼굴에 가득 띄워올리였다.

《우리 원흥의 사과가 정말 그렇게 컸습니다. 그 사과들을 보면서 사람들은 이게 조화가 아닌가, 장군님께서 조화를 부리는 사과나무모를 우리들에게 보내주신게 아닌가고들 했습니다.》

《조화야 무슨 조화를 부렸겠소. 동무들의 정성이 그렇게 지극하니 사과도 그렇게 컸겠지.》

김정일동지께서는 윤승권의 안내를 받으시며 종합농장전경도가 있는 전망대 한가운데로 걸어가시였다. 전경도앞에는 농장에서 생산한 여러 품종의 사과들을 전시해놓았다.

윤승권의 해설을 들으시며 사과품종들을 주의깊게 보아주시던 김정일동지께서는 전시대 한가운데 놓여있는 유난히 큰 사과에 눈길을 멈추시였다.

《이게 동무가 말하던 그 왕사과겠구만, 허허. 대단하오! 이 사과 한알이 반키로그람은 더 나가겠소.》

윤승권이 대번에 얼굴이 환해졌다.

《최고사령관동지, 정말 그렇습니다. 이 사과 한알이 현재 540그람입니다. 따들인지 오래되여 수분이 빠져서 그러지 원래는 550그람이였습니다.》

윤승권은 유럽에서 한다하는 과수업자로 소문난 죠반니 쟌지라는 사람이 평양에 왔다가 대동강과수종합농장을 돌아보고 감동되였던 사실을 말씀드리였다.

사과알들이 가지마다에 달려 새알만 해졌을 때였다. 그는 꿈같이 화려한 과원을 돌아보며 오랜 과수업자의 자존심도 다 잊고 연방 탄성을 질렀다.

《이 죠반니는 한생을 과수업에 몸담그고 살아오면서 세상에 소문난 과수원들은 다 돌아보았지만 이렇게 훌륭하고 거창한 과원은 처음 봅니다. 그럴뿐만아니라 사과나무를 심은 첫해에 꽃이 일매지게 피여나고 이렇게 가지마다에 열매가 많이 달린것도 본적이 없습니다. 당신네는 이 사과만 국제시장에 내가도 한해사이에 굉장한 리윤을 볼것입니다!》

그는 조선에서 사과나무를 심고 비배관리하는데서 어떤 특수한 기술을 개발한게 아닌가고 물었다.

윤승권은 웃으며 대답했다.

《특수한 기술은 무슨 특수한 기술이겠습니까. 그저 우리 장군님께서 가르쳐주신대로 사과나무들을 심고 가꾸었을뿐이지요. 우리 장군님께서는 인민들에게 좋은 과일을 풍족하게 먹이시려고 이 과수종합농장건설을 발기하셨고 숱한 기계수단들과 비료며 농약이며 필요한것들을 다 보내주셨지요. 과수원이 다된 다음에는 새 품종 사과나무의 비배관리를 하는 방법까지도 일일이 가르쳐주시였습니다.》

죠반니 쟌지는 돈을 벌기 위하여 한생 과수업을 해온 사람이였다. 김정일장군님께서 인민들에게 과일을 마음껏 먹이시려고 현대적인 과수종합농장건설에 천만금을 아낌없이 부어주셨다는것을 알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그 죠반니 쟌지가 세상에 더없는 위인을 모신 조선인민을 부러워했다는 윤승권의 말을 들으시며 가볍게 웃으시였다.

《그 과수업자가 이렇게 큰 사과를 와서 보면 더 놀라겠소. 이제 각 도당책임비서들이 여기 대동강과수종합농장을 모두 와서 보게 하자고 하는데 이 540그람짜리 왕사과를 잃어버리지 않게 잘 건사하라구. 어느 엉큼한 책임비서가 탐을 내서 자기네 사람들한테 보여주자고 몰래 가져갈수도 있소.》

주위에서 웃음이 일렁이였다. 김정일동지께서 원흥을 떠나고싶지 않은 고장이라고 하시더니 오늘은 정말로 만시름이 다 풀리시여 무한한 행복감에 잠겨 여기서 하루해를 보내시려는듯 했다.

 

4

김정일동지께서는 현재 조성되여 첫 수확을 한 과수밭면적이며 종합농장관리운영에서 제기되는 모든 문제들을 구체적으로 알아보시고 귀중한 가르치심을 주신 다음 확장공사를 대담하게 벌릴데 대한 새로운 과업을 주시였다. 그이께서 확장할 면적을 정해주신 구획안에는 사과나무들이 로화기에 들어선 주변야산들과 함께 갑문에 이르는 넓은 부지가 다 들어갔다. 종합농장사람들은 확장공사를 예견하고있으면서도 상상할수 없었던 거창한 규모였다. 누구보다도 놀란것은 윤승권이였다.

하지만 최고사령관동지께서 결심을 하시고 구획을 그어주시였으니 전투는 진행될것이고 기적은 일어날것이다. 윤승권의 얼굴에는 당장 흥분의 기색이 살아났다.

김정일동지께서 말씀하시였다.

《확장공사에 필요한것이라면 무엇이나 다 풀어주겠으니 공사를 대담하게 내밀어보오.》

그이께서는 원흥지구가 한눈에 안겨오는 전망대 한끝으로 걸어나가시여 이제 확장전투가 벌어질 야산지구며 갑문까지의 드넓은 땅을 둘러보시였다.

《저―기가 다 과수원이 되면 굉장하겠구만.》

《그렇습니다. 최고사령관동지께서 그어주신대로 과수원을 확장하면 우리 원흥은 그 규모에 있어서도 세상에 없는 대과일생산기지로 될것입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고개를 돌리시여 윤승권을 유심히 바라보시였다. 언제나 전화를 통해 울려오던 《우리 원흥》이라고 하던 그의 별스레 떨리던 목소리가 또다시 생각나는것이였다. 여기 원흥에 오면 오랜 지기를 만날것 같이 여겨지던것은 바로 그때문이라는 생각이 드시였다.

《세상에 없는 대과일생산기지라…》

그이께서는 잠시 생각에 잠기시다가 말씀을 이으시였다.

《짧은 기간에 확장공사를 끝내자면 헐치 않을거요. 그래서 내 동무들한테 힘있는 건설부대를 보내주자고 하오. 618건설돌격대를 여기에 붙입시다.》

윤승권이 놀라서 한순간 굳어졌다. 618건설돌격대라면 우리 혁명의 만년재보가 있는 백두산지구를 더 훌륭히 꾸리기 위해 최고사령관동지께서 무어주시고 키워주신 건설부대가 아닌가.

김정일동지께서는 의아함과 놀라움이 엇갈리는 그의 얼굴을 바라보시며 따뜻이 물으시였다.

《동무는 최근에 와서 백두산에 가본적이 있소?》

《2년전에도 가보았고 작년에도 갔댔습니다. 백두산지구가 10년전에 비하면 얼마나 달라졌는지 삼지연읍에 들어서면 꼭 별천지에 들어간것 같았습니다. 삼지연읍도 멋있지만 백두산에 올라가볼 때마다 조선사람으로 태여난 긍지와 자부심으로 하여 가슴이 넓어지는것 같았습니다.》

《백두산은 항일의 혈전만리를 헤쳐오신 우리 수령님의 거룩한 자욱이 새겨져있는 곳이지. 그래서 누구나 백두산에 오르면 그렇게 심신에 열정이 깃들고 가슴이 넓어지는거요. 618건설돌격대가 백두산에 가서 세상을 놀래우는 일을 참 많이 했소. 이제 그 동무들이 오면 백두산바람이 일거요.》

《최고사령관동지, 그 동무들이 오면 확장공사가 아무리 어렵고 방대한 과제라고 해도 기한전에 끝낼수 있을것입니다. 하지만 그 동무들이야 당에서 더 중요시하는 대상에 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우리가 하는 공사는 다 인민을 위하는 일이요. 수령님께서 백두광야에서 고생이란 고생은 다 하시면서 왜놈들과 싸우신것도 빼앗긴 나라를 찾고 우리 인민을 세상에서 제일 잘사는 인민으로 내세워주기 위해서였소. 618건설돌격대를 부릅시다. 여기 원흥지구만이 아니라 고산과수농장도 당장 현대적인 농장으로 일떠세우자고 하는데 거기에도 백두산에서 단련된 그 동무들을 보내자는거요.》

김정일동지께서는 오래전부터 최전연으로 나가실 때마다 어버이수령님의 자욱이 어려있는 고산땅도 세계적인 대과일생산기지로 일떠세워야겠다는 결심을 하시였다고 말씀하시였다.

그이께서는 우리 조국의 과수의 력사에 대하여 생각하시였다. 1961년 4월 력사적인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상무위원회 북청확대회의를 소집하신 위대한 수령님께서 나라의 과수업을 발전시킬데 대한 귀중한 가르치심을 주신 후 온 나라 방방곡곡에 과수원들이 일떠서게 되였다. 대규모과일생산기지들은 또 얼마나 생겨났는가. 이제 그 많은 과수원들을 청춘과원으로 되살리며 현대적인 과일생산기지로 확장하면 우리 나라는 가까운 앞날에 가서 어디에나 과일꽃이 만발하는 락원으로 전변될것이다. 과일상점마다 신선한 과일이 가득차서 온 나라에 과일향기가 넘쳐나고 인민들은 그속에서 행복을 노래하게 될것이다.

《할일이 많소!》 하고 김정일동지께서는 혼자말씀처럼 나직이 뇌이시였다.

하늘에서는 언제 구름이 벗겨졌는지 두리반같은 태양이 이글이글 타며 눈부신 빛발을 뿌려주고있었다. 조금전까지만 하여도 바람꽃이 뽀얗게 일던 과원의 먼 변두리에도 밝은 빛이 한껏 서리였다.

대동강상류의 갑문도 그림처럼 선명해졌다.

그이께서는 원흥벌을 감돌아간 대동강쪽을 이윽토록 바라보시다가 과원 맞은켠 등성이로 눈길을 옮겨가시였다. 담장을 규모있게 두른 새 문화주택마을이 거기에 있었다. 집집에 얹은 푸른 기와가 해빛에 눈부시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서운한 표정을 지으시였다.

그곳 마을의 집집에도 들려보고싶으신데 지금은 그러실수 없는것이였다.

《그림같은 풍경이요! 저 집들에도 종합농장사람들이 살고있소?》

《그렇습니다. 종합농장을 건설하면서 여기 소재지마을과 함께 지었는데 과수원이 생기면서 철거한 세대들과 원래부터 저 동모루에서 살던 사람들이 입사했습니다.》

《내가 여기로 올라오면서 소재지마을의 문화주택에 들어가보았는데 설계나 시공이 조금도 흠잡을데없이 잘되였습니다. 평양에 새로 지은 만수대거리살림집들 못지 않습니다. 허허. 그래서 나도 이사짐을 싣고 내려와 살고싶다고 했소.》

그이께서는 수원들을 둘러보시며 동모루의 새마을을 가리키시였다.

《동무들, 보시오. 우리 사람들이 이제는 저런 희한한 집들에서 살며 과원의 꽃바다에서 흥겹게 일하게 되였으니 이게 바로 사회주의리상촌이 아니겠소.》

윤승권이 얼굴이 환해서 말씀드리였다.

《최고사령관동지의 령도밑에 온 나라 도처에 선경이 펼쳐져 이제는 선군10경이 되지 않았습니까. 우리 원흥에 와보는 사람들은 이런 원흥벌의 사과꽃풍경을 선군시대가 낳은 또 하나의 새로운 선경이라고들 말합니다.》

《옳소. 봄이면 사과꽃이 만발하고 가을이면 열매바다가 펼쳐지니 선경이야 선경이지. 이제는 선군10경이 아니라 선군11경이요.》

그이께서는 해빛이 자오록이 서린 과원과 공공건물들이며 황홀경을 이룬 살림집마을들을 이윽토록 둘러보시다가 《바로 이런 현실을 보시는것이 수령님의 소원이였습니다.》라고 갈리신 음성으로 말씀하시였다.

수원들과 종합농장일군들은 눈시울이 젖어들었다. 그이의 심중에 지금 무엇인가 이름할수 없는 뜨거운것이 고패치고있다는것을 윤승권이만이 아닌 사람들모두가 느끼고있었다. 아니, 김정일동지께서 잠간사이면 가실수 있는 과원의 포장한 구내길을 그리도 천천히 통과하시여 전망대에 이르신 그때부터 그리고 종합농장건설자들의 수고를 헤아려주시며 사과꽃에 대한 의미깊은 말씀을 하실 때부터 그이께서 심중에 류다른 격정을 안고계신다는것을 어렴풋이 의식하고있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멀리 과원의 한끝에 눈길을 주시였다. 그이께서 조금전에도 눈길을 보내시던 곳이였다. 거기에는 대동강이 있었다. 력사의 하많은 사연을 싣고 아득한 태고적부터 유유히 흘러온 강! 인류탄생의 첫 태를 묻던 그때로부터 우리 민족의 수난사를 지켜보며 흘러온 저 대동강에 우리 장군님의 심중을 파고드는 그 무엇이 있단말인가?

김정일동지께서는 이윽토록 말씀이 없으시였다.

그 시각엔 솔솔 불어오던 바람도 잦아들었다.

태양은 더 뜨겁게 작열하는데 산촌은 위인의 숨결과 심장의 고동소리에 귀를 기울이는듯 했다.

《오늘 여기 원흥에 와서 희한하게 펼쳐진 과수종합농장을 보니 우리 수령님께서 생존에 나에게 하시던 말씀이 생각납니다. 수령님께서는 어리실 때 아버님께서 교편을 잡으시고 혁명활동을 하고계시는 봉화리로 가시기 위해 어머님과 함께 배를 타고 저 대동강을 거슬러올라가신적이 있다고하시였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그날의 자그마한 배가 눈앞에 보이는것만 같으시여 잠시 말씀이 없으시였다.

삐걱, 삐걱… 강물우로 울려가는 노젓는 소리…

《어리신 수령님께서는 배가 이 고장을 지나갈 때 강기슭에 금시 쓰러질것 같은 오막살이 몇채가 모여앉은 가난한 마을을 보시고 왜놈들 등쌀에 죽지 못해 살아가는 불쌍한 우리 인민에 대한 생각으로 마음이 아프시였습니다. 수령님께서는 항일무장투쟁시기에도 가난이 숨막히게 드리웠던 그 마음을 잊으실수 없었습니다. 수령님께서는 그런 말씀을 들려주시면서 해방된 이듬해 봄에 여기 원흥땅을 찾아오셨는데 그때에도 가난한 모습은 여전하더라고, 그날 해진 무명치마에 꿰진 검정고무신을 신은 젊은 녀인의 등에 업혀 생무우쪼각을 빨던 아이의 여윈 손을 보니 가슴이 아프셨다고하시였습니다. 나는 오래전에 이곳을 지나가면서 수령님의 그 말씀을 생각했습니다. 그때 나는 수령님의 심혼이 깃들어있는 이 땅에 세상에서 제일 훌륭한 현대적인 과수종합농장을 일떠세울 결심을 했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그래서 오늘 위대한 수령님생각이 더 난다고 하시였다.

갑자기 흑― 하는 흐느낌소리가 들리였다. 윤승권이였다.

《최고사령관동지! 그때… 그때… 수령님의 심중에 아픔을 새겨드리였던 그 아이가… 바로… 저…》

토막토막 겨우 이어지던 그의 목소리가 뚝 끊어졌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놀라운 눈길로 그를 바라보시였다. 장령의 얼굴에서 그날의 여윈 아이의 흔적이라도 찾아보시려다가 공연한 일이라는 생각을 하시였다. 우리 수령님의 심중에 가난에 짓눌려 살아온 이 나라 인민의 모습으로 새겨져 그이의 마음을 아프게 해드린것이 어찌 그 어린아이 하나뿐이랴.

윤승권은 한참만에야 가까스로 진정을 하고 오래전에 세상을 떠난 자기 어머니에 대하여 말씀드리였다. 해방의 봄빛을 안고오신 위대한 수령님께 아픔을 실어드린것이 가슴에 걸리여 원흥의 야산들에 전쟁전에도 전후에도 과일나무를 심었다는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였다. 원흥을 살기좋은 고장으로 꾸려놓고 수령님을 기쁨속에 모시고싶은 하나의 소원을 안고 한생을 기다려온 평범하고 소박한 녀인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래서였구만! 그래서 동무는 원흥에 대하여 말할 때마다 〈우리 원흥〉이라고 했구만.》

김정일동지께서는 전투원들과 함께 온 한해를 벌에서 살며 이 벌에 사과꽃을 피워놓고 열매바다를 펼쳐놓고 기다렸을 윤승권의 마음이 헤아려지시여 가슴이 저으기 뜨거우시였다. 그이께서는 이 땅의 그 어디에나 새겨져있는 우리 수령님의 뜻을 가슴깊이 새기고 동무들도 나도 인민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하자구, 이제 저 야산의 사과밭들도 넓혀 새 품종으로 채워놓고 저 갑문이 있는 곳까지 사과꽃을 피워놓으면 수령님께 가난을 보여드린것으로 해서 원흥사람들의 가슴에 맺혀있는 어혈도 다 풀릴거요 하고 말씀하시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전설속의 룡궁이라도 옮겨온듯 한 동모루의 황홀한 문화주택마을로 다시금 눈길을 옮겨가시였다.

《오늘은 정말 이곳을 뜨고싶지 않소. 동무들과 함께 저 넓은 사과밭을 다 밟아보고 저 동모루의 집집에도 다 들려보고싶소. 하지만… 시간이 허락치 않는구만.》

김정일동지께서는 윤승권이네와 아쉬운 작별을 하시였다. 잠시후 그이를 모신 승용차는 과원의 구내길을 벗어나 쾌속으로 달리였다.

《우린 정말 할일이 많소!》 그이께서는 차창너머로 흘러가는 산촌풍경을 바라보시며 생각에 잠기시다가 문득 《청산리.》 하고 나직이 뇌이시였다.

석영빈이 의아해서 그이를 우러러보았다. 석영빈은 한순간 자기가 잘못 듣지 않았는가 했다.

장군님께서 《원흥》이라고 하신것이 아닌가? 아니야, 이자 분명 력사의 고장 청산리를 뇌이시지 않았는가.

김정일동지께서는 의아해하는 그를 리해하신듯 《원흥에 현대적인 과수종합농장을 건설해놓고보니 어깨가 더 무거워지누만!》 하고 말씀하시였다.

석영빈은 그제서야 김정일동지께서 어찌하여 청산리를 뇌이시였는지 리해되였다.

위대한 수령님의 거룩한 자욱이 새겨져있는 땅, 사회주의락원으로 이름높은 청산리가 아닌가.

하지만 그이께서 어찌 청산리만 생각하시였으랴. 이제 다시한번 용을 쓰면 천지개벽의 새 모습으로 세상을 놀래우게 될 수많은 청산리들을 생각하신게 아니랴.

석영빈의 눈앞에는 김정일동지를 모시고 온 한해동안 다녀온 나라의 방방곡곡이 떠올랐다. 아직도 북방의 찬바람을 맞으시던 그이의 야전복자락, 동해안의 철의 기지들에서 맞으신 쇠물의 뜨거운 열기, 협동벌들과 공장들을 찾으시며 맞으신 바람과 눈과 비… 최첨단의 과학기술과 선경을 자랑하는 고장들, 소리치며 일떠서는 조국땅 그 어디에나 이어지는 선군령장의 거룩한 자욱들이 눈앞에 떠올랐다. 만경대가문의 위업을 맡아안으시고 우리 조국을 인류리상의 최절정에 올려세우시려 김정일동지께서 걸으시는 애국헌신의 장정!

위대한 인간의 위대한 계승의 길! 아, 이 원흥에 현대적인 과수종합농장을 일떠세우고 우리 장군님을 기쁨속에 모신 저 윤승권이네들이 다 알가? 인민의 행복을 위한 나라의 만년재보가 일떠선 이날에 우리 장군님의 어깨우에 천만가지 무거운 짐이 덧실리였다는것을 저 사람들이 다 알가?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께서 대동강과수종합농장을 다녀가신 후 원흥땅에 그이께서 보내주신 618건설돌격대가 왔다. 과수종합농장을 대규모로 확장하기 위한 전투가 벌어졌다.

그무렵 김정일동지께서 이미 현지지도의 자욱을 새기신 고산땅에서도 백두산에서 달려간 618건설돌격대가 현대적인 대과일생산기지를 일떠세우기 위한 건설바람을 일으키고있었다.

어느날이였다. 김정일동지께서 대동강과수종합농장확장공사정형을 알아보시기 위해 전화로 윤승권을 찾으시였다. 그이께서는 공사를 다그쳐 끝내기 위한 귀중한 가르치심을 주시고나서 도당책임비서들이 그곳 과수종합농장에 다 가보았는가고 물으시였다.

《최고사령관동지, 모두 왔더랬습니다. 도당책임비서들은 원흥벌에 전에는 볼수 없었던 현대적인 과수종합농장이 생겨난것을 보면서 모두들 놀라움을 금치 못해했습니다.》

《그랬을거요. 도당책임비서들이 감동되였으면 좋은 일이요.》

《최고사령관동지, 그런데…》

방금전까지만 해도 젊음이 부활된듯 혈기에 넘쳐 말씀드리던 윤승권이 선뜻 말끝을 잇지 못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의아해하시며 무슨 일이 있었는가고 물으시였다.

《최고사령관동지께서 우리 농장을 현지지도하시면서 보아주신 540그람짜리 사과를…》

《그 왕사과 말이요? 그 사과가 어떻게 되였다는거요?》

《최고사령관동지께서 도당책임비서들이 와서 보면 부러워할거라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글쎄 그 사과가 없어졌기에 알아보니 리봉은도당책임비서가 슬그머니 가져가질 않았겠습니까. 그런 법이 어디에 있습니까. 우린 그 사과를 보물처럼…》

김정일동지께서는 그의 말이 끝나기 전에 호탕하게 웃으시였다.

《그러니 그 보물을 잃어버렸구만. 거 참 안됐소.》 그러시고는 또다시 웃으시였다.

《그 사과가 없어졌다고 서운해하지 마오. 원흥에서 해마다 사과풍년이 들어 그런 사과들이 넘쳐나게 될거요. 이제 두고보오. 잃어진 그 원흥의 사과가 정말로 조화를 부리여 새로운 원흥을 낳게 될거요. 사과꽃바다가 펼쳐지고 왕사과들이 주렁지는 새 원흥을 말이요. 그러니 그 도당책임비서를 탓하지 마오.》

김정일동지께서는 사과가 조화를 부린다는 말씀에 의아해하는 윤승권의 너붓한 얼굴을 그려보시며 말씀을 이으시였다.

《사실 내가 일전에 그 책임비서동무한테 비판을 좀 했소. 그곳 도에도 수령님의 령도업적이 깃들어있는 이름난 과수농장이 있는데 최첨단돌파의 시대에 맞게 현대적으로 개건하는 일을 늦잡는다고 말이요. 그 동문 우리의 의도를 알고 사과를 가져갔을거요. 그 원흥의 사과를 자기네 사람들한테 보여주어 분발하게 하자고 말이요. 이제 그 동무네 도에서도 과수농장들을 현대적으로 일신하기 위한 된바람이 일거요. 그런데 주인들도 모르게 슬그머니 가져갔단 말이지, 허허…》

수화기에서는 뜨거운 침묵이 흐르는데 그이의 밝은 웃음소리가 또다시 울려갔다.

주체100(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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