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청년문학》 주체101(2012)년 제5호에 실린 글

 

어머니등에서 나는 내렸다

 

                                    박 영 

예가 어디냐

발파연기 안개처럼

내 몸을 감싸는 막장

여기는 물길굴관통구간

허옇게 돌가루 묻은 얼굴들 마주 비비며

웃음과 눈물이 범벅이 되는 한때

이 동지들속에 내가 섞여있음을

어머니 알고계실가

 

―어머니 내 이제는

  어머니등에서 내렸습니다

 

작은 개울앞에 마주서도

어머니등을 넘겨다보던 그 시절을

내 조용히 웃음속에 추억해보노라

 

누구는 열여덟나이에

어머니등에서 내렸고

또 누구는 인생의 황혼기에야

늦게나마 내렸다 하더라

 

나에게도 철없이 업혀산 그 시절이

너무도 길었더라

그 등에 업히면 울다가도 그치고

그저 업혀사는것을

남다른 복으로만 알고있던 그 나날

 

내 모르고 자랐더라

자식의 잘못을 두고

어머니의 남모르는 눈물자욱이 그어지던

그런 밤도 있었다는것을

힘들게 키워주는 하루속에

업혀살 백날을 더 바라며 살아온

나였음을

 

내 돌격대탄원길에 오를 때에야

철없이 살아온 생을 두고

솟구치는 더운 눈물

어머니 치마자락에 떨구며 알았더라

어머니등에 매달리는 아들은 커서도

어머니조국에 짐이 된다는것을

 

아, 내 늦게나마

어머니등에서 내린 그날은

땅속 물길굴에

돌격대기발을 꽂아놓고

사나운 석수를 들쓰며

조국앞에 위훈을 맹세하던 그 시절부터였어라

 

조국의 빛줄기를

막장길에 늘여가며

어머니 준 생을

조국의 귀중한 하루하루로

물길굴에 새겨갈 때

불보다 뜨거운 가슴에 덥석 안아주던

나의 동지들

그 뜨거운 손길들이

어머니등에 매달렸던 내 손을 풀어주었거니

 

이제는 그 손에 큰 일감을 쥐고

이제껏 못다 걸은 걸음걸음에

땀을 싣고

피를 싣고

목숨까지 싣기를

내 마음먹었더라

 

누구는 한생을 업혀산

인생도 있었더라

또 누구는 어머니등에서 내렸다가도

다시 업힌 인생도 있다더라

 

허나 나는 그렇게 살수 없어

아이처럼 업히기는 쉬워도

내리기는 정녕 헐치 않은

어머니등에서 나는 내렸다

 

이제껏 내 업혀산 어머니시여

어머니조국의 큰짐을 지고

조국을 위해 폭풍쳐살려니

큰 걸음 큰 심장으로

어머니귀가에 이 마음 속삭이노라

―어머니

  어머니등에서 인젠 내렸습니다!

(함경북도 청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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