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청년문학》 주체101(2012)년 제1호에 실린 글
수 필
미 래
김 례 영
두번째시간 수업종소리가 울렸다.
나는 교수안을 들고 내가 맡은 학급 교실로 향했다.
(오늘 수업이 제대로 진행될가? 교실이 울음바다로 되여서는 안되겠는데…)
옮기는 걸음마다 이런 마음을 실으며 교실에 들어서니 서른명학생들의 눈빛이 나의 몸을 감쌌다.
량범이, 철옥이, 미성이…
그 애들의 눈빛과 마주치다보니 며칠전의 일이 또다시 이 가슴을 들쑤셔놓았다.
민족의 대국상을 당한 비통함을 알리는 방송원의 눈물에 젖은 목소리.
《선생님, 이게 정말입니까. 아버지장군님께서 우리곁을 떠나셨다니 방송원의 말이 무슨 소리입니까.》
《엊그제 〈로동신문〉에도 현지지도의 길에 오르신 아버지장군님의 영상이 모셔져있었는데…》
《아니야, 그럴수 없어. 우리를 그처럼 사랑하시는 장군님이신데 그렇게 가실수 없어, 흑…》
서로서로 부둥켜안은 학생들이 나의 옷자락에 매달리며 태를 쳤다.
얼굴들엔 비오듯이 눈물이 좔좔 흘러내렸다.
그 얼굴들이 나의 몸에 안기는데 나에게서 떨어지는 눈물로 그들의 얼굴은 눈물의 범벅을 이루고있었다.
그때부터 다치면 터질듯이 때없이 울음의 바다를 이루었었다.
나는 교수안을 펼치고 수업을 진행하였다.
《학생동무들, 오늘 우리는 〈미래〉라는 단어를 가지고 글짓기를 하겠습니다. 누가 이 말의 뜻을 풀이하겠습니까?》
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서른명의 오른팔이 푸른 책상우에 일제히 오른다.
한명한명 더듬어보느라니 별처럼 빛나는 눈동자들에 물기가 그렁하니 어려있는것이 느껴진다.
나의 눈빛이 량범이에게서 멎었다. 그것은 그에게서 류달리 번쩍이는 눈물을 보았기때문이다.
《량범학생.》
《예!》
용수철이 튕겨나듯이 일어난 량범이는 웬일인지 한참이나 창너머로 눈길을 달리더니 불쑥 울음섞인 말을 꺼내드는것이였다.
《선생님, 이제는 아버지장군님께서 우리 학교에 오시지 못하십니까?》
아, 저도 모르게 나의 가슴속에서 괴로운 신음소리가 울려나왔다.
량범이가 팔소매로 눈가를 쓱 문지른다.
흑― 철옥이의 흐느낌소리, 흑흑― 미성이의 울음소리이다.
엉엉, 교실은 또다시 슬픈 곡성으로 꽉 찼다.
하지만 어찌 탓하랴.
미래는 앞날,
미래의 뜻이 뭔가고 묻는 나의 질문에 앞으로는 영영 아버지장군님께서 우리 학교에 오시지 않는가고 다시 묻는 그의 물음에 교원 나는 무엇이라 대답하랴.
문득 나의 마음은 우리 학교 정문의 꽃밭과 운동장의 백양나무로 가닿았다.
우리 수령님의 자애로운 눈길이 멎어있던 백양나무.
어느해인가 분계연선도시 개성땅을 찾으신 위대한 수령님께서 현지지도의 길을 이어가시면서도 차창너머 천만잎새 설레이는 백양나무를 바라보고계시였다.
저 학교는 자신께서 가시였던 학교라고, 지금은 바빠서 그러는데 다시한번 와보겠노라고 사랑의 약속을 남기신 수령님이시였다.
내가 우리 학교에 깃든 어버이수령님의 사랑을 들려줄 때마다 아버지장군님께서 우리 학교를 꼭 찾아주실거라고 기뻐하던 학생들이 아니였던가.
우리 학교에 찾아오신 아버지장군님께 향기 그윽한 꽃을 드리자고 저 꽃밭도 학생들이 가꾸었었다.
봄과 함께 싹트고 새잎을 펼치는 꽃나무를 볼 때마다 손벽을 치며 아버지장군님을 기다리던 아이들, 때로 비바람이 사납게 부는 밤에도 꽃나무가 걱정되여 너도나도 뛰여오던 학생들이였다.
그렇게 장군님을 기다린 아이들이였으니 꼭 오실거라고 믿으라고 하는 나의 대답을 듣고싶어서 하는것이 아닌가.
아버지장군님을 기다리며 그리워하는 그 마음들이 어찌 량범이 하나뿐이랴.
여기에 모인 학급전체 아니, 온 나라 인민의 마음이거니.
조국땅에 밝은 불빛 안겨줄 희천발전소언제도 높이 솟아 건설장을 찾아오신 아버지장군님을 우러러 만세를 터칠 그날을 기다렸으리라.
파도사나운 서해를 막아 펼쳐진 대계도간석지벌은 오곡을 들어올리며 해빛밝은 웃음을 지으실 장군님을 기다렸으리라.
섬마을에도, 산골마을에도, 그 어디나 솟아있는 학교들도 최첨단과학의 미래를 키워가는 자랑을 안고 장군님을 기다렸으리라.
기다렸으리라, 내 나라는 강성국가를 이 하늘아래 우뚝 세우고 장군님께 감사의 인사를 삼가 드릴 그날을 기다렸으리라.
그렇다, 오늘도 기다리는 그 마음들속에 아버지장군님은 함께 계신다.
영원한 해님이 되시여 우리의 밝은 미래를 열어주시고 밝은 앞날을 펼쳐주신다.
나는 격정의 물결이 파도치는 가슴을 다잡으며 힘주어 말해주었다.
《이 땅, 이 하늘을 비쳐주는 우리의 해님이신 아버지장군님은 영생하십니다. 오늘에도 래일에도 우리의 마음속에 영원히 함께 계십니다.》
눈물로 젖었던 아이들의 눈빛이 구슬처럼 반짝이였다.
찬란한 미래가 빛나고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