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청년문학》 주체99(2010)년 제11호에 실린 글

 

수  필

내 조국의 밤

 

리 정 순

 

누가 말했던가.

밤이면 만물이 모두 잠든다고

나는 단연코 이 말을 부정한다.

밤이야말로 해빛이 찬연한 낮에는 다 이야기할수 없는 가슴속의 신비한 속삭임, 아름다운 꿈과 노래를 온넋으로 느끼고 전하는 시각이 아니겠는가.

나는 얼마전 경애하는 장군님의 사랑속에서 새롭게 개건된 개선청년공원을 찾았을 때 그것을 더욱 확신하였다.

개선청년공원은 생각했던것보다 더 멋있었다. 참말로 놀라왔다.

모란봉기슭에 펼쳐진 선군시대의 새 풍경이였다.

풍만한 사회주의생활의 정서가 흐르는 밤, 인민의 행복이 비낀 밤의 절경은 어서 오라 나를 부르고있었다.

밤은 깊어가도 수많은 사람들이 웃고 떠들며 기쁨에 넘쳐 유희장으로 들어서는 풍경도 이채로왔지만 어둠을 밝히는 홰불마냥 중심에 높이 솟은 인공지구위성발사대를 방불케 하는 급강하탑에서 밤경치를 감상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또 얼마나 볼만한가.

집채같은 파도를 들부시며 만리창파를 헤가르는듯 한 배그네도 좋고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땅인지 분간할수 없게 급속도로 회전하는 3중회전반과 관성비행단차는 타면 탈수록 흥취감을 금할수 없게 한다.

한없는 기쁨과 즐거움으로 가슴들을 들썩이며 빨리도 흘러가는 시간의 재촉을 아쉬워하는데 문득 한쪽에 어깨성을 쌓고 모여선 사람들이 나의 눈길을 끌었다.

구름처럼 모여든 사람들속에서는 눈귀의 주름살로 보아 일흔이 훨씬 넘음직해보이기는 하나 눈같이 하얀 와이샤쯔에 진곤색넥타이를 받쳐입어 한결 젊어보이는 로인이 손을 기백있게 흔들며 무슨 이야기인가 열성껏 하고있었다.

《내 방금 이야기했지만 이곳이 바로 짜개바지시절 내 고향 고노골이고 이 3중회전반이 선 바로 여기가 우리 집 자리일세.

이자 왜 고노골이라고 불렀느냐 물었지.

먼 옛날 이 고장에 얼굴과 마음이 아름다운 녀인네들이 많이 살았다더군.

그 녀자들이 죽은 다음에 이상하게도 여느때에 통 볼수 없었던 고니들이 무리로 날아와 깃을 폈다질 않겠나.

사람들은 얼굴이 곱고 마음씨 착한 이 고장 녀인네들이 고니로 환생되였다고 기뻐하면서 이 골안을 고운골 고니골로 부르기 시작했다더군.

허나 해방전 이 골안은 그리 정을 붙일만 한 곳이 못되였어.

지금도 생각하면…

해도 달도 도무지 스며들지 않는 컴컴한 골안에서 저녁이면 집앞에 모여앉아 아득히 먼곳에서 반짝이는 별을 세는것이 전부였거던…》

나의 추억을 불러주는 이야기였다.

내가 태여난 곳도 바로 이 고노골이였다.

아득한 옛적부터 모란꽃이 피여나는것처럼 아름답다고 하여 명승중의 명승으로 불리워오던 모란봉.

하지만 그 모란봉이 품고있는 해방전의 고노골은 그리 아름다운 추억을 불러일으킬만 한 곳이 못되였다고 어머니는 늘 이야기했었다.

다 파먹은 김치독처럼 골이 깊어 긴긴 여름에도 해빛이 제일 늦게 깃들고 땅거미가 제일 먼저 찾아들어 도무지 형체를 감상할새 없는 괴괴한 산촌.

그 좁디좁은 골안에 세간놀이를 펼칠 자그마한 공지도 차례지지 않아 여름이면 매미잡이로, 가을이면 풀메뚜기잡이로 골목길을 메주밟듯 하던 어린시절의 나의 어머니.

그나마 제일 싫은것은 밤이였다고 한다.

그래도 별이 반짝이는 새파란 밤이면 그런대로 유일한 희망을 안고 바라보았지만 별 하나 없는 흐린 밤이면 사방에서 들려오는 풀벌레소리가 마치 무덤속에서 울리는것 같은 무시무시한 환각을 불러일으켜주어 집안에서 오장이 얼어들수록 바들바들 떨었다고 한다.

그러던 이 골안이 조국해방을 안아오신 어버이수령님께서 력사적인 개선연설을 하신 뜻깊은 곳으로 되였고 위대한 장군님의 손길아래 김일성경기장과 개선문을 비롯한 대기념비적창조물들이 일떠서 몰라보게 달라졌던것이다.

로동당시대에 락원으로 전변되는 내 고향을 제손으로 가꾸고싶어 나도 대학때 여기로 달려나와 로동의 고귀한 땀을 아낌없이 뿌렸었다.

내가 생각을 더듬고있는 사이에 무슨 이야기가 오갔는지 모여선 사람들속에서 와 웃음이 터졌다.

《아, 내 고향이 이렇게 달라지다니… 내 어린시절 그렇게도 부럽게 바라보던 그 별하늘이 오늘 이 땅우에 펼쳐졌소그려.

여러분네들! 이렇듯 희한한 별세상, 별천지를 우리에게 안겨주신 경애하는 장군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시다.》

순간 모여선 사람들속에서 감격의 환호와 함께 박수소리가 울려퍼졌다.

아, 이런 눈부신 절경, 행복으로 가득찬 밤의 정서에 한껏 취해 웃음도 기쁨도 함께 나누며 우리 인민모두가 향유해가는 아름답고 긍지로우며 환희에 찬 이 생활… 하기에 여기 개선청년공원에 와본 사람들은 누구나 할것없이 강성대국의 대문을 열고 하루밤을 즐긴것 같고 10년, 20년은 더 젊어진것 같다고들 한결같이 말하는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다는 모르리라.

선군의 하늘가로 끝없이 날려가는 모란봉의 웃음소리, 밝고밝은 유원지의 불빛이 우리 장군님의 헌신의 장정속에서 어떻게 마련되였는지.

밤.

밤이 깊어간다.

그러나 여기에선 밤을 모른다.

이 시각 나의 눈앞에는 해방전 고향의 밤에 대하여 절절히 이야기하던 로인의 모습이 떠오른다.

숨막힐듯 지루하고 답답한 밤이 오히려 없었으면 하고 소원하던 어머니의 애절한 눈빛도 안겨온다.

그러나 선군시대인 오늘 할머니들 대에는 물론이고 어머니들 대에도 한갖 소원으로만 그려보았던 별하늘, 그 별들이 우리들의 눈앞에 모두 내려와 무지개빛을 발산하며 례사로운 풍치로 펼쳐지고있다.

우리 인민을 세상에 부럼없는 행복한 인민으로 내세우시려는 경애하는 장군님의 뜨거운 사랑이 하늘에 닿아 행복의 별천지로 전변된 내 고향.

어찌 내 고향의 밤뿐이랴.

인민들을 위해서라면 저 하늘의 별도 모두 따다주시려는 경애하는 장군님의 사랑에 떠받들리여 내 고향뿐이 아닌 원산에서도, 강계에서도, 함흥에서도 내 조국 그 어디에 가나 강성대국 새날의 태동을 알리는 밤의 절경이 희한하게 펼쳐져 누리를 휩싸고있다.

그렇다.

우리 인민이 오랜 세월 꿈에서나 그려보던 별나라, 달나라에도 없고 세상 그 어디에도 더는 찾아볼수 없는 사회주의 내 조국의 밤이 소리없이 깊어가고있다.

아니, 온 세상에 긍지높이 자랑하며 거세차게 흘러가고있다.

경애하는 장군님께서 지켜주시고 빛내주시며 우리 인민의 피로써 쟁취하고 신념으로 가꾸어가는 사회주의 우리 생활이 소리치며 흐르고있다.

아 고향의 밤이여!

사회주의 내 조국의 밤이여!

문득 어디선가 노래 《지새지 말아다오 평양의 밤아》가 밝은 불빛을 헤가르며 은은하게 울려나온다.

 

고요한 강물우에 불빛이 흐르네

못 잊을 추억을 안고 내 마음 설레네

끝없이 걷고싶어라 내 사랑 평양의 밤아

지새지 말아다오 아름다운 평양의 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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