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청년문학》 주체99(2010)년 제9호에 실린 글

 

이삭은 절로 열리지 않았다

정 수 향

 

열번 스무번 탈곡장을 늘쿼가며

우리네 이 손으로 걷어들인 가을풍경이라오

흐뭇한 시선에 춤가락도 좋지만

그보다도 젖어드는 이 마음은 어인 일인가

쓸어보고 또 쓸어보며

온 한해를 더듬는 나의 추억이여

 

비약하는 조국에 쌀산을 더 높이 쌓자고

절절하게 당부하던 어머니당의 목소리

모내던 봄날에도 귀전에 울리고

비오던 여름에도 심장을 울렸네

모두다 쌀로써 부강조국 받들려는

애국의 피더운 자각뿐

한생을 땅과 사는 농민의 본분을 지켜

이악하게 일손들을 놀리였다

 

소낙비 사나운 여름날

커가는 모를 지켜

찬비속에 며칠밤 지새울 때도

우리 얼마나 많은 이야기 나누었던가

풍요한 가을과 그날의 크나큰 긍지에 대해

 

부드러운 이랑과 드넓은 포전마다

으쓱으쓱 이삭들이 자랄 때

강해지는 선군의 힘을 뿌듯이 느끼며

쉴참에 논뚝에서 자주 불렀던 노래는

우리의 희열을 안고 저 푸른 하늘에 울렸거니

우리의 땀 알알이 맺힌

산같은 낟가리를 통채로 안고서

조국이여, 그대에게 정녕 아뢰이고싶구나

 

우리 봄내 가으내 벌에 살았어도

조국을 위하는 진짜 《강의》를 받았나니

《최우등》성적을 풍요한 대지에 아로새기며

진정으로 웨치고싶노라

이삭은 절로 열리지 않았다!

 

(평양시 중구역 오탄동 11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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