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청년문학》 주체99(2010)년 제9호에 실린 글

 

나는 수업속에 산다

김 원 철

 

나는 오늘도 수업을 받는다

이제는 아들딸 어엿이 키워

초소로 대학으로 떠나보냈건만

끝나지 않은 인생앞에

제자의 마음으로 수업을 받는다

 

얼마나 많은 스승들이 나를 가르쳤던가

우리 말 가르치던 유치원 녀선생이며

꽃나무 꺾지 말라 타이르던 할아버지

물에 빠진 내 동무 구원해주고

웃으며 떠나간 낯모를 청년도

 

교실에서만 수업을 받았던가

병사수첩 첫 갈피에 씌여진 영웅의 시며

반복구령 엄격하던 분대장

터지는 수류탄을 몸으로 덮은

한고향내기 동창생병사며…

 

보람찬 삶의 의미를 깨우쳐준

병사수업의 나날이 아니라면

내 어찌 총과 함께 초소의 벼랑길에

보답의 답만을 떳떳이 새겨온

조국의 자식으로 성장할수 있었으랴

 

했어도 수업은 끝나지 않았거니

붉은기 날려가는 선군길우에

참다운 생의 별로 떠오른 스승들이

언제나 앞장에서 나를 부르거늘

 

그 모습 때로는

스물여섯자식을 품에 안은

정많고 속깊은 어머니의 눈빛으로

때로는 불타는 날개를 이끌어

수령결사옹위의 항로를 헤친

영웅의 금별로 빛을 뿌리거니

 

오래 살았다고 인생의 스승이 되랴

신념과 의리의 불사조로 산 사람들

은혜에는 보답이 따라야 함을

청춘으로 목숨으로 가르치고 간이들

우리 삶의 거울로 영생하는

그런이들은 또 얼마나 많더냐

 

그들처럼 값높은 생을 창조하고저

나는 오늘도 수업을 받는다

그들처럼 후대앞에 나설수 있게

장군님 바라시는 삶의 절정에

인생의 최우등생으로 나서고저

(량강도방송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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