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청년문학》 주체99(2010)년 제9호에 실린 글
수 필
바 다
안 진 혁
바다, 우리 생활 특히 나의 생활에서 바다는 얼마나 가까왔던가.
내가 늘 공부하는 책상에 마주앉으면 제일먼저 바라보이는것이 바다이다.
문을 척 열면 비릿한 해풍에 실려 이름할수 없는 환희가 내 가슴에 비좁도록 꽉 들어찬다.
여름이면 해지는줄 모르고 헤염도 치고 아버지가 타는 배에 올라 수평선 아득히 멀리 희망의 노를 저어가는 바다.
동해기슭에서 태여나 바다물에 몸을 적시며 자란 나에게 있어서 바다는 하루 한시도 떨어져본적이 없는 나의 고향 이름이였고 내 성장의 길동무였다.
그런 바다, 나의 생활에서 어느덧 평범하게만 느껴지던 그 바다에 대해 새로운 눈으로 보게 된 있이 있었다.
그날은 일요일이였다.
새로 나온 소설책을 펼치던 나는 우리 말을 갓 배우기 시작한 동생이 숙제장을 펴놓고 연필방아만 찧고있는것을 보게 되였다.
《얘 옥이야, 너 무슨 문젠데 그렇게 힘들어 그러니?》
하나밖에 없는 동생이여서 나는 별로 그에게 관심을 많이 돌렸다.
그래서 곧잘 나에게 숙제를 물어보던 동생이였지만 오늘은 웬일인지 망설이고만 있었다.
《오빠, 이 숙제문제가 잘못된것 같애.》
《뭘, 그럴리야 있겠니. 어디 좀 보자.》
동생은 숙제장을 펼쳐들고 발볌발볌 다가왔다.
네모칸안에는 우리 글자들이 곱게곱게 들어앉아있었다.
《내 조국에 펼쳐진 바다이름 5개이상 찾으시오.》
그제야 나는 동생이 연필방아를 찧고있는 사연을 알게 되였다.
태여나 처음으로 눈에 익힌 바다, 내 고향의 바다이름을 그가 모를리 없었다.
맑고 푸른 동해 그리고 외가켠이 살고있는 서해 또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처럼 가보고싶어도 가지 못하는 남해.
바다이름을 세개 곱게 쓰고 동생은 더 이상 쓰지 못하고있었던것이다.
세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 나라에 무슨 바다가 또 있단 말인가.
그런데 선생님이 두가지나 더 찾으라고 했으니 동생이 문제를 의심하지 않을수밖에 없지 않는가.
《옥이야, 너 명절날 극장앞에 모셔진 경애하는 대원수님의 태양상앞을 보았지?》
《응, 그땐 정말 굉장했어. 아버지, 어머니, 오빠, 언니들이 모두 손에 꽃송이를 들고 태양상앞에 모인것을…》
《그러니 그리움의 꽃바다가 아니겠니. 그리구 기차를 타고 외할머니네 집으로 갈 때 너도 보았지? 농장벌에 펼쳐진…》
동생이 앞질러 웨치다싶이 대답했다.
《벼바다!》
동생은 새로 찾아내는 단어가 저로서도 놀라운지 손벽을 치고는 써내려갔다.
《참, 그런데 우리가 평양대극장에서 본 혁명가극 〈피바다〉도 써야 될가?》
아마도 동생은 언제인가 평양에 갔을 때 극장에서 본 혁명가극이 생각되는것 같았다.
순간 나는 가슴이 섬찍했다.
지난날 일제침략자들에게 나라를 빼앗기고 총칼밑에 짓밟혔던 우리 민족의 비참한 모습이 떠올랐다.
동생도 혁명가극 《피바다》에 나오는 을남이, 갑순이 형제의 눈물겨운 생활이 생각나듯 서글픈 눈빛이였다.
《그래, 왜놈들이 우리 나라를 강점했던 그날엔 이 땅우에 조선사람들의 피가 바다처럼 흘렀지. 그러나 위대한 수령님께서 나라를 찾아주시고 아버지장군님께서 총대로 우리 조국을 지켜주고계시기에 오늘 우리 나라에는 행복의 바다, 기쁨의 바다가 설레이지 않니.》
동생에게 하는 말은 곧 나에게 하는 말이였다.
정말 얼마나 많은 행복의 바다이름들이 새로 생겨났던가.
주체철만세소리 높은 용해장엔 쇠물바다, 최첨단을 돌파해나가는 공장마다엔 CNC바다…
위대한 장군님 계시여 환희와 기쁨으로 설레이는 내 나라의 장쾌한 모습이 저 넓은 앞바다우에 그대로 펼쳐졌다.
나도 최첨단수준으로 과학의 요새를 점령하여 조국의 바다를 더 한껏 아름답게 하리라 굳게 마음다졌다.
아, 내 조국의 휘황찬란한 래일을 그려보며 앞날의 주인으로 자라날 맹세를 다짐하는 우리앞에 희망의 바다가 펼쳐져있었다.
(라선제1중학교 학생)

